(주)주강로보테크·(주)로보슨 강인각 대표 / 사진. 로봇기술
로봇 기술의 무게 중심이 산업 현장에서 생활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산업 자동화의 핵심 부품인 ‘그리퍼’를 중심으로 40여 년 기술을 축적해온 (주)주강로보테크(이하 주강로보테크)는 이제 푸드테크·농업·무인화매장 등 생활형 로봇 생태계로의 본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자회사 (주)로보슨(이하 로보슨)의 튀김로봇을 시작으로 로봇 바리스타, 농업 수확로봇, 무인매장 운영 시스템까지 다양한 분야의 로봇 솔루션을 연이어 선보이며, 이는 단순한 신사업 진출을 넘어 산업용과 서비스용, B2B와 B2C를 아우르는 로봇 기술의 실용화와 일상화에 기여하고 있다.
산업 자동화 강자에서 서비스로봇 생태계 개척자로
1988년 창립 이후 40년 가까이 산업 자동화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온 주강로보테크는 국내외 제조업체와 협동로봇 메이커들로부터 꾸준히 기술 신뢰를 인정받으며, 산업 현장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해왔다.
특히, 정밀한 모션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2023년 상용화한 전동형 그리퍼는 방진·방수 기능을 갖춘 고신뢰 부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공압 그리퍼, 대형 모델, 다종 로봇 브랜드와 호환 가능한 GUI 시스템 등 기술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해오고 있다.
(주)주강로보테크의 방진·방수 기능을 갖춘 전동 그리퍼 / 사진. 로봇기술
그러나 주강로보테크는 산업 자동화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이 기술 기반을 바탕으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형 로봇 솔루션’ 개발로 방향을 전환하며, 미래 성장동력인 ‘일상 속 로봇’ 시장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23년 설립된 서비스로봇 전문 자회사 로보슨(ROBOTSON)이 있다.
로보슨은 단순 OEM이나 부품 조달 방식이 아닌, 기획부터 설계, 시제품 제작, 현장 적용 피드백, 양산 체계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독립 개발 체계를 갖춘 조직이다. ‘로봇의 손’을 뜻하는 사명처럼, 산업 현장에 한정됐던 주강로보테크의 그리퍼 기술을 음식점, 농장, 소매점 등 일상 공간으로 확장하는 실행 기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 변화는 단순한 제품군 확대가 아니라, 로봇 기술의 수평적 생태계 확장 선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주강로보테크는 이제 ‘기계 산업의 손’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전환점의 중심에 서 있다.
(주)로보슨의 자동 튀김제어기 '프라이닉(Frynic) / 사진. (주)로보슨
F&B 자동화 시장 주도
2023년 8월, 로보슨이 처음 선보인 튀김로봇 ‘프라이닉’은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단숨에 F&B 로봇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이 로봇은 협동로봇 기반의 고비용 구조를 탈피해, 튀김이라는 단일 동작에 최적화된 전용 로봇 설계와 모션 알고리즘을 적용함으로써 제조 단가를 낮추고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주강로보테크 강인각 대표는 “튀김 조리는 단순 반복 작업이지만, 정부가 학교 급식에서 횟수를 제한할 정도로 고온의 기름, 유증기, 긴 조리 시간이라는 삼중고를 동반하는 대표적인 유해 작업이다. 프라이닉은 실제 조리사들이 마주하는 건강 문제와 작업 리스크를 로봇이 전면적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라고 밝혔다.
싱글형, 듀얼형으로 구성된 자동 튀김제어기 '프라이닉' / 사진. 로봇기술
프라이닉은 설치 면적 1.5㎡ 미만, GUI 기반의 직관적 제어 시스템을 통해 협동로봇 시스템이 충족하지 못한 실사용성을 보완했다. 흔들기 및 기름 털기 동작 구현으로 작업자의 화상, 유증기 흡입, 근골격계 피로도 등의 리스크는 물론, 조리 편차에 따른 품질 문제까지도 제거할 수 있다.
협동로봇 대비 초기 투자 비용이 낮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로보슨은 필요한 기능만 남긴 단순화 설계를 통해 1천만 원 초반대의 가격대에 제품을 완성, 소상공인도 손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일부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에 설치됐으며, 구조적 단순화는 유지보수 비용 절감과 고장률 저하에도 기여하고 있다.
프라이닉에 협동로봇을 연계한 치킨튀김로봇 / 사진. (주)로보슨
최근에는 튀김로봇에 협동로봇을 연계한 치킨튀김로봇도 선보였다. 이 로봇은 프라이닉에 주강로보테크의 그리퍼를 장착한 협동로봇이 유기적으로 조리 과정을 연계해 플레이팅까지 수행하는 구조다. 주강로보테크는 향후 어묵, 돈가스, 감자튀김 등 다양한 튀김 메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닛별 모듈화 전략도 구상 중이다.
더불어 로봇바리스타 역시 푸드테크 자동화의 사례다. 주문부터 제작, 서빙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이 시스템은 무인카페, 샵인샵 형태의 소형 매장, 대형 유통 매장 등에서 손쉽게 적용 가능한 모듈형 플랫폼이다. GUI 제어 기반, 개인 텀블러 세척, 영상 광고 송출, 키오스크 연동 결제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탑재해 운영 효율성과 고객 경험 모두를 강화했다.
(주)로보슨의 로봇바리스타 / 사진. 로봇기술
현장 중심형 로봇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
주강로보테크는 푸드테크를 넘어, ‘현장에 필요한 실전형 서비스로봇’을 표방하며 농업, 유통, 무인매장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봇 수확 솔루션’이다.
최근 전시회에서 선보인 ‘막대사탕 절단 및 이송 로봇’은 단순한 데모처럼 보이지만, 딸기 등 농작물의 수확 자동화를 위한 핵심 기술이 집약된 프로토타입이다. 로보팅(Roboting)과 핑거링(Fingering) 기반 기술을 통해, 비전 카메라가 대상물의 위치를 파악하고 로봇팔이 경로를 생성해 절단 후 지정 위치로 안전하게 이송하는 구조를 구현했다. 주강로보테크는 향후 AI 딥러닝 기반의 시각 인식 기술과 결합해, 숙성도·줄기 위치 등 수확 적기를 자동 판단할 수 있는 스마트 수확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로보팅과 핑거링 기반 로봇 수확 솔루션 / 사진. (주)주강로보테크
한편, 주강로보테크는 조리로봇 기술을 중심으로 무인화 매장 시스템도 함께 개발 중이다. 키오스크 주문, 튀김 조리, 서빙 로봇, 자동 맥주 디스펜서까지 연동하는 완전 자동 운영 매장을 구축 중이며, 커피·캔음료까지 포함해 카페, 펍, 패스트푸드 등에서 인력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통합 로봇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의 손, 일상의 손으로 이어지다
주강로보테크 자동화 기술의 핵심에는 여전히 ‘그리퍼’ 기술이 있다. 전동 그리퍼는 레인보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유일로보틱스 등 국내 유수 로봇기업에 공급되는 핵심 부품이며, 최근에는 방진·방수 모델, 중국 시장 대응용 대형 공압 모델,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 가능한 5지 그리퍼(로봇 핸드)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강로보테크는 여전히 산업용 로봇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서비스로봇 분야의 핵심 부품 공급 및 응용 개발까지 아우르며 생태계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B2B 기반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B2C 시장에서도 브랜드 신뢰와 인지도를 확대하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강인각 대표는 “주강로보테크는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정밀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의 생활화·생태계화를 목표로 B2C 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며,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생활 속 로봇 도입을 위한 구조적 대안을 마련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당사의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이미 수많은 검증을 거쳤고, 이제 그 기술력을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활용하고자 한다. 제조 현장에서 검증된 기술을 일상으로 확장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기계 산업의 ‘손’을 만들어온 기업이, 이제는 생활 속에서 사람을 대신해 움직이는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산업에서 일상으로, 산업과 더불어 사람과 함께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주강로보테크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