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산업동향

크로아티아 조선업,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로 재도약 기대 혹독한 민영화 및 구조조정 속에서 전략 수정 정하나 기자 2021-03-24 09:20:33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조선 강국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를 끼고 있는 크로아티아 조선업의 역사는 고대 로마시대 이전부터 시작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본격적인 근대 조선산업의 태동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인 1차 세계대전 이전으로 당시 제국은 현재 크로아티아 서쪽 지역인 이스트리아 반도를 지배하고 있었는데 그때 풀라(Pula)나 리예카(Rijeka) 지역에 조선소를 지었고 이 곳들은 아직도 건재하다.

 

크로아티아 조선업은 유고슬라비아 시절 배후의 러시아라는 큰 시장을 두고 1988년 세계 수주물량 3위 수준으로까지 성장했다. 한때 국가 전체 고용의 5%GDP1.8%까지 차지하는 등 큰 위치를 차지했으나 유고슬라비아의 해체 및 발칸 지역의 분쟁 이후 조선업의 비중이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참고로 2019년 기준 크로아티아 조선업 시장 규모는 8억 달러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크로아티아 연도별 조선업 시장 규모(단위 : US$ 백만)


자료원 : Euromonitor

 

그동안 진행됐던 조선업 구조조정은 대부분 정리

1992년부터 2012년까지 조선 업체들의 최대 주주는 정부였다. 최대 주주로서 당시 정부는 280HRK(한화 5조 원)을 투자했으나 그와 동시에 민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노력을 병행했다. 이때부터 추진됐던 주요 조선사들의 민영화 등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끝이 난 상황이다. 이 와중에 기업들은 파산과 인수합병 등의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주요 조선사 6개 기업의 상황을 정리하면 먼저 Kraljevica2012년 파산 후 또 다른 주인인 Dalmont로 넘어갔으며, 3 Maj2013년 가장 큰 조선사이자 유일한 사기업이었던 풀라지역 Uljanik사에 합병됐다. 그러나 Uljanik사는 2019년 파산해 기존 3 Maj 시설 사용권은 호주기업에, Uljanik사 권리는 신생 기업 Uljanik Brodogradnja로 각각 넘어간 상태이다. 2013년에 BrodosplitDIV 그룹에 BrodotrogirKermas 그룹에 각각 인수됐다. 2009년 경제불황으로 파산했던 Viktor Lenac도 뒤늦게 2018년 이탈리아 Palumbo 그룹에 인수됐다.

 

각각의 구조조정을 거친 기업들은 그 과정에서 종업원 수가 많이 줄었으며, 선박건조 및 수리 사업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다. 다만 비교적 민영화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Brodosplit3 Maj는 각각 종업원 2,000명과 1,000명이 아직도 활발히 조업을 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소형선박 건조로 재기 기대

크로아티아 조선업계는 과거 Container vessel, Chemical Tanker Carrier 등의 큰 선박 수주에 주력했으나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서 고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크루즈 여객선, 극지방 탐사선 등을 건조하는 등 주력 선박 종류가 달라졌다. 정부는 이런 분위기에서 해양 순찰선 등을 발주하기도 해 현지 기업들의 회생을 돕고 있다.

 

또한 Brodosplit는 최근 100% 전기를 이용해 항해를 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선박을 건조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조수 차이나 풍력을 전기배터리에 충전해서 사용한다는 아이디어도 내놓기도 했다. 전기 선박 건조는 유럽 내 친환경 산업 분위기 조성 모드에 발맞춰 조선업에서도 기술 혁신을 통해 관련 분야 선두에 오르려는 현지 기업들의 노력을 볼 수 있다.

 

Brodosplit 조선소 및 건조 예정인 전기선 모습

자료원 : Total Croatia 및 Brodosplit 홈페이지

 

조선업 체질변화 시기 협력 가능성 높아져

크로아티아 선박 수출은 2013년 이후 지속되는 정체기를 지나 조금씩 반등되는 모습이다. 2019년 기준 전체 선박 수출액은 41,400만 달러이며 향후 개선될 여지를 보이고 있다.

 

크로아티아 연도별 선박 수출(단위 : 백만 달러)


자료원 : Global Atlas

 

크로아티아는 선박에 필요한 주요 기자재를 주변국들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이는 EU 규정 및 지침에 적합한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기자재 중 철강은 우크라이나에서 원목은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에서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이 밖에 주요 수입국으로는 독일, 이탈리아, 터키, 스페인 등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선박 내부 자재 및 전선 케이블이 일부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건조하는 선박 종류가 바뀌면서 외국의 기자재 수출기업들에 좋은 진출 기회가 생기고 있다. 현지 조선업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과거 선박 건조에서 자국산 비율이 40%에 가까웠으나 최근에는 2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는 정교한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시 더 많은 외국 기자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2020년에는 특히 코로나로 자재 수급이 더 어려워져 영업이 절반 이하로 내려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1960년 말 우리나라는 조선 분야의 선진기술을 크로아티아로부터 습득했다. 지금은 2020년 기준, 우리나라가 전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할 만큼 위상이 높아졌지만 과거를 생각하면 크로아티아 조선업이 한 발 더 전진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협력해 볼 시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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