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산 반도체 공정용 가스 품질평가 체계 구축 인증표준물질 6종 개발 임승환 기자 2026-08-14 17:08:01

사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KRISS)이 반도체 주요 공정에 사용되는 고순도 가스 15종의 순도분석기술과 시험절차를 확립하고, 측정 정확성을 검증할 수 있는 인증표준물질 6종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공급업체가 제시하는 자체 성적서에 의존했던 반도체 가스 품질평가를 객관적인 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는 수백 단계의 공정에 다양한 소재가 사용된다. 특히 고순도 가스에 포함된 극미량의 불순물이나 품질 편차가 장기간의 공정 이후 수율 저하나 제품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어 소재 품질에 대한 정밀한 검증이 요구된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을 계기로 반도체 소재 국산화와 공급처 다변화가 추진됐지만, 신규 소재를 실제 공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검증과 상당한 비용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독립적인 시험기관을 통한 객관적인 품질 데이터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KRISS는 2020년 불화수소 품질평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분석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식각·세정·증착 공정에 사용되는 고순도 가스 15종의 순도분석 기반을 구축했다. 가스별 표준 시험절차도 마련해 15종 전 품목에 대한 시험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특히 순도 99.9999%(6N급)에 달하는 반도체 공정용 가스는 전체 성분 가운데 0.0001%에 해당하는 극미량 영역의 불순물을 분석해야 한다. 연구진은 수분과 산소, 탄화수소, 금속 성분 등을 성분별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KRISS가 축적해 온 가스 분석 기술과 측정 노하우를 적용했다.


또한 주요 불순물 분석용 인증표준물질 6종을 개발해 분석장비의 측정 정확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시험 결과의 신뢰성과 기관·제품 간 측정 결과의 비교 가능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순도 반도체 가스 분석에는 정밀측정 기술뿐 아니라 안전한 시험환경 구축도 필요하다. KRISS는 독성·부식성·폭발성이 있는 반도체용 가스를 안전하게 취급하기 위해 특수 배관과 안전 캐비닛, 누출 감지 센서, 배출가스 후처리 및 공조설비 등을 구축했다.


금속성 불순물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한 전용 클린룸도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위험가스 취급부터 극미량 성분 분석까지 일련의 시험과정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분석 인프라를 확보했다.


KRISS는 구축된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현재까지 총 34건의 시험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국산화와 공급처 다변화가 활발한 불화수소를 중심으로 시험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시험 결과는 가스 제조기업의 자체 분석법 검증과 제조·정제공정 개선, 수입 제품과 국산 제품의 품질 비교 등에 활용되고 있다. 반도체 제조기업에는 신규 가스를 실제 공정에 적용하기 전에 품질을 객관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KRISS는 시험서비스의 민간 확산을 위해 민간 시험기관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FITI시험연구원이 2030년 구축을 목표로 추진 중인 ‘반도체 가스 품질·안전 평가지원센터’의 시설·설비 구성과 분석방법, 시험절차 개발 등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센터가 구축되면 기업이 전문 시험기관을 통해 반도체 가스 품질평가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KRISS 가스측정그룹 오상협 책임연구원은 “반도체 소재 국산화가 실제 산업 현장으로 이어지려면 제품의 품질을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데이터로 입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인 KRISS의 가스 측정표준과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의 품질관리와 공급망 대응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