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 차세대 히트펌프 개발 전기화학적 압축기·고성능 흡착베드 적용 임승환 기자 2026-08-13 17:29:23

사진.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이하 KIMM) 탄소중립기계연구소 히트펌프연구센터 김영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중앙대학교 김민성·김동규 교수 연구팀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알키미스트 사업 지원을 받아 ‘전기화학적 압축기를 이용한 화학흡착식 히트펌프 시스템’을 개발했다. KIMM은 40℃ 수준의 저온 폐열을 활용하는 화학흡착식 히트펌프를, 중앙대학교는 소음과 진동이 없는 전기화학적 압축기를 개발했으며 삼중테크(주)가 10㎾급 화학흡착식 히트펌프 시제품을 제작했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기존 냉방 시스템에서 버려지는 열을 냉방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에어컨은 전력을 이용해 냉매를 압축하고 냉방을 구현하지만, 개발 시스템은 공장이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40℃ 수준의 저온 폐열을 활용해 냉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기존 흡착식 냉방 기술이 70℃ 이상의 고온 열원을 필요로 했던 것과 달리 40℃ 수준에서도 냉방을 구현할 수 있어 활용 가능한 폐열원의 범위를 크게 넓혔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경제성이 낮아 활용되지 못했던 산업 현장의 저온 폐열을 냉방에 직접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히트펌프의 핵심 부품인 흡착베드의 구조를 개선해 성능을 크게 높였다. 흡착베드는 냉매를 흡착하고 탈착하는 과정에서 열에너지를 냉방 효과로 전환하는 핵심 구성요소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냉방출력(Specific Cooling Power, SCP) 346.5W/㎏을 달성했다. 이는 해외 경쟁 기술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연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의 흡착베드 성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흡착베드의 성능 향상은 동일한 냉방 용량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장치 규모를 줄이고 시스템 효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다. 특히 저온 폐열처럼 에너지 밀도가 낮은 열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한된 열원으로 최대한 높은 냉방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을 통해 산업 현장과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단순히 배출하는 대신 냉방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에너지 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 시스템에는 기계적 구동부가 없는 전기화학적 압축기가 적용됐다. 기존 기계식 압축기는 모터와 피스톤, 회전 부품 등의 구동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지만 전기화학적 압축기는 이러한 기계적 구동부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전기화학적 방식은 기존 기계식 압축기와 비교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 연구진은 중앙대학교와 협업해 대면적 암모니아 압축기를 개발하고 컨셉 실증을 진행하면서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암모니아를 자연 냉매로 활용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국제적인 냉매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기존 합성 냉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연 냉매를 활용함으로써 친환경 냉난방 시스템 구축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음과 진동이 적다는 특성은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병원과 학교, 주거지역 등 정숙성이 요구되는 공간에도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향후 개발된 히트펌프 시스템은 데이터센터와 공장, 건물 냉난방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전망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은 지속적으로 배출되지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온도 범위와 시스템이 제한적이었다. 40℃ 수준의 저온 폐열을 활용할 수 있는 이번 기술은 이러한 미활용 열원의 재사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KIMM 김영 책임연구원은 “공장과 데이터센터에서 버려지는 40℃ 수준의 저온 폐열만으로 냉방을 구현한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라며 “현재 10㎾급 시제품 실증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데이터센터와 건물, 산업 현장 등에 적용해 에너지 절감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