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오토닉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모든 제조업에서 근접센서 없이 자동화를 구현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자동화가 구현되는 모든 분야에서는 마모가 발생하지 않는 비접촉 방식으로 금속 물체의 위치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근접센서는 검출 대상 물체가 검출면 가까이 근접했을 때 검출 신호를 출력하는 비접촉식 센서다.
근접센서는 크게 인덕티브 및 정전용량, 마그네트 이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근접센서는 거의 대부분의 제조분야에서 사용이 되는데, 자동차 분야 수요가 가장 크고, 그다음으로 철강, 조선, 공작기계 등의 분야에서 많은 수요가 있다.
지난해 국내 근접센서 시장은 메인 수요처인 국내 자동차 분야가 크게 활성화가 되지 않았던 반면, 공작기계 시장이 2차전지와 관련해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분야에 강한 센서 메이커들이 좋은 성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접센서 역시 4차산업혁명의 트렌드와 맞물려, IO-Link 통신을 탑재하면서 지능화되어 가고 있다. 또 최대 수요처인 2차전지와 자동차 분야의 수요를 놓고 전개되는 공급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이 두 분야에서의 성과가 근접센서 업계 경쟁판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메이저 근접센서 기업들의 최근 사업 동향을 취재했다.
지난해 국내 근접센서 시장은 전년에 비해 소폭 성장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오므론 최기훈 책임은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시장 상황이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자동차업체가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구축하는 등 주요 업종의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장비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여기에 들어가는 근접센서 수요도 따라서 같이 증가했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2020년에 비해, 지난해 근접센서 전체 시장은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한다.
또, 터크코리아 이성덕 과장은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 기존 내연기관에서 전기 자동차로의 시장 변화, 그에 따른 부품·소재 산업의 변화로 공장의 신축, 증설 계획이 지속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생산라인의 기본이 되는 근접센서의 시장도 20% 이상 증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한다.
국내 근접센서 시장 경쟁판도에 이는 변화
관련 전문가들에 의하면, 국내 근접센서 시장은 1천억 원에서 1천5백억 원 사이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근접센서 시장에는 국내 센서업계를 대표하는 오토닉스와 일본의 자동화 업체 한국오므론이 선두의 위치를 놓고 다투고 있고, 터크코리아(Turck Korea)를 비롯한 씨크 코리아(Sick Korea), 페펄앤드푹스 코리아(Pepperl+Fuchs Korea), 발루프 코리아(Balluff Korea), ifm korea 등의 독일 업체들이 그 뒤를 이어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오토닉스가 주로 범용 제품 위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반면, 오므론과 씨크 등의 외산업체는 범용과 하이엔드 제품 양쪽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터크 및 발루프 등의 업체들은 범용보다는 하이엔드 제품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방폭 센서 시장에서는 터크 코리아와 페펄앤드푹스 코리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이러한 국내 근접센서 업계의 경쟁판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국내업체인 오토닉스가 국내 모 자동차업체에 기존 일산을 대체해 풀 메탈(Full Metal) 근접센서를 공급하면서 국내 센서업체의 자존심을 높이는 한편, 페펄앤드푹스 코리아는 모 국내업체의 텃밭이었던 S사에 근접센서를 공급, 2차전지 분야로 시장을 넓히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 또 국내 자동차 파워 트레인 분야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발루프 코리아는 IO-Link 제품을 공급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한 대응에 성공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근접센서의 디지털화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터크코리아)
IO-Link 통신 추가되면서 근접센서도 지능화로
근접센서의 기술 트렌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센서에 IO-Link 통신이 탑재되는 점과 다양한 재질의 검출체를 동일하게 검출할 수 있는 제품의 확대다.
IO-Link 통신이 지원되면서 센서가 지능화가 진행되고 있다. IO-Link 통신이란, 산업용 통신 네트워크 표준인 IEC61131-9를 기반으로 하는 개방형 표준 직렬 프로토콜로서, IO-Link Master와 IO-Link Device의 양방향 정보 교환이 가능한 통신기술이다. IO-Link 통신을 이용하면 센서 레벨의 데이터를 상위 레벨로 전달할 수 있어서, 실제 공장 내 모든 기기와 장비의 연결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현장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예지보전을 실현할 수 있으며, 장치들의 다운타임을 줄일 수 있어서, 현장의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는 이점을 제공한다.
오토닉스 고석민 부장은 “미래형 공장과 인더스트리 4.0 구현을 위해 근접센서에 IO-Link 통신이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추세이다. IO-Link 통신은 유럽과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상당히 활발히 적용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적용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라고 말한다. 또 “자동차 시장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파워 트레인 자체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차체뿐만 아니라 전장까지도 경량화가 되고 있다. 기존에는 엔진만 하더라도 철블록을 쓴다거나 철판을 썼는데, 최근 시장의 요청 중의 하나가 철과 알루미늄을 동시에 검출하는 센서가 없느냐는 것이다. 검출체에 따른 각각의 근접센서를 설치하기보다, 다양한 재질의 검출체를 동일하게 검출할 수 있는 제품이 확대되어 제품 설치 및 유지보수에 효율적인 이점을 줄 것 같고, IO-Link 통신은 기본적으로 탑재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페펄앤드푹스 코리아 권태현 차장은 “감지거리가 긴 근접센서를 선호하는 변화가 생기고 있다. 과거에는 센서가 감지를 하고 안 하고의 기능만 가지고 있었다면, 근접거리를 세분화해서 정밀하게 감지하고 싶어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근접센서들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한다.
발루프 코리아 오윤석 차장은 “미국과 유럽은 현재 IO-Link 타입 센서의 수요가 늘고 있다. 발루프도 미국과 유럽에서는 판매가 늘어나고 있고, 국내에서도 과거보다 늘기는 했는데, 유럽이나 미국처럼 빠르게 늘고 있진 않고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IO-Link 수요는 미국과 유럽 시장이 주를 이루고, 아시아 시장은 이를 따라가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IO-Link가 많이 소개되어 있지 않아서 유럽이나 미국시장과는 갭이 있다.”라고 설명한다. 또 “기존의 단순 감지를 넘어 양방향 통신과 유도식 간격 센서 등의 하이엔드급 센서가 다양하게 발전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오므론 최 책임은“기존의 근접센서는 정해진 장소에서 검출물이 오면 정지시키는 등의 위치 결정 용도였다. 앞으로는 오토메이션화에 따라, 로봇이 물건을 집거나 옮길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생각되며, 그에 따라 근접센서도 앞으로는 인간의 손처럼 재질에 상관없이 검출물의 유무를 검지할 수 있는 기술로 진화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하고, 이와 함께 “재질에 상관없이 비접점으로 모든 물체를 검출할 수 있는 기술로 진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므론 역시 재질에 상관없이 대상물을 검출할 수 있는 근접센서를 개발해 나간다는 것이 향후의 기술방향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신제품 출시 경쟁도 가속화
한편, 터크, 페펄앤드푹스, 발루프, 씨크 등의 센서업체들이 세이프티 근접센서를 출시하고, 위험환경에서 작업자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할 어플리케이션에 적용시켜 나가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페펄앤드푹스 코리아 권 차장은 “국내는 아직까지 세이프티 규정이 강하질 않아서, 세이프티 근접센서는 아직까지 적용할 수 있는 데가 많지 않다. 그러나 해외 특히, 유럽에 수출할 때는 필히 세이프티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법령 때문에, 무조건 세이프티 센서를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도 작년에 해외수출용 특장차에 적용을 한 레퍼런스가 있다.”라고 말한다.
근접센서의 기술 변화에 대응해 각 센서 메이커들의 제품출시 경향도 변화하고 있다.
우선 전기차 트렌드에 맞춰 터크에서는 올해, 카본 감지 센서를 새롭게 내놨다. 이 제품은 기존 자동차 차체에 적용 중인 철, 알루미늄을 대신해 차체 경량화를 위해 사용하는 복합소재인 카본을 인식하기 위한 전용 센서다.
오므론도 최근 EV화로 인해 자동차의 경량화가 진행이 되면서 소재자체가 알루미늄이나 CFRP이라는 특수소재를 사용하는 트렌드에 대응해, CFRP를 동일한 거리에서 검출할 수 있는 E2EW시리즈를 출시했다.
발루프도 올해 말, 저가형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경제적인 제품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유도식 간격센서를 기준으로 더 다양한 감지거리가 가능한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특히 무선 IO-Link 마스터를 근시일 내 출시할 예정.
오토닉스 서성현 대리는 “최근 FA 시장에서는 스마트 팩토리 이슈는 물론, IoT 접목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센서의 스마트화가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IO-Link 통신이 센서 장치들을 위한 산업 표준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오토닉스는 지난해, IO-Link Master와 IO-Link 근접센서를 출시했으며, 이를 시작으로 IO-Link 통신이 적용된 포토센서, 초음파 센서 등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오토닉스는 이외에도 근시일 내 IO-Link 통신형 풀 메탈 타입의 근접센서 PRFD 시리즈를 출시할 계획이다.
(사진 발루프코리아)
올해 근접센서 시장 ‘맑음’
한편, 올 2022년 국내 근접센서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페펄앤드푹스코리아 권 차장은 “자동차가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면서 근접센서 수요가 줄어든 건 맞는데, 파워 트레인이 줄더라도 전기차 공장이 세워지면 거기에는 당연히 근접센서가 들어간다. 자동차 시장이 커지면 당연히 공작기계 시장도 늘어난다. 그리고, 요즘 들어 제조현장이 점점 자동화가 되면서, 리미트 계열 센서보다는 비접촉식으로 센서 수요가 조금씩 변경되는 추세다. 이런 수요들을 모두 합치면 올해 근접센서 시장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 오토닉스 고 부장은 “제조현장은 점차 자동화로 변화하고 있고, 스마트 팩토리 도입으로 인해 근접센서의 전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 중 통신형 제품과 특수 환경용 제품들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피력한다.
터크코리아 이 과장은 “앞으로 범용 제품의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지능이 들어간 IO-Link 근접센서 적용은 늘어날 것으로 본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 한국오므론 최 책임은 “5G 등 통신기술의 진화나 로봇에 의한 무인화 등 제조업의 오토메이션화는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근접센서를 비롯한 검출물의 유무를 검지하기 위한 범용센서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자동화 장비의 근간이 되는 근접센서는 과거는 물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국 등 저가제품의 도전이 국내 근접센서 업계의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