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산업 생태계 조성은 플라스틱 산업계가 집중하는 중요한 가치로, (주)크러텍은 이와 관련해 플라스틱 자원 순환을 위한 재활용(Recycle) 및 새활용(Upcycle)에 특화된 기술과 제품 라인업들을 공개해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페트병 전용 저속 분쇄기를 출시한 (주)크러텍의 남궁휘윤 매니저는 저가 경쟁이 야기하는 사용자들의 불신이 시장에 끼치는 악영향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는데…”
자원 순환 나선 지자체들의 수난
최근 업무 차 서울에 방문했다가 모 지자체에서 도입한 페트병 무인 회수기가 운영사의 사정으로 운영을 중단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나름 업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페트병 무인 회수기 업체였음에도 사전 고지 없이 ‘잠수’를 타버렸다고 한다. 해당 구청 청소행정과에서는 페트병 무인 회수기 전면에 큼지막하게 운영 중단 안내와 그 사유를 담은 A4용지를 게시했다. ‘업체에서 사전 고지 없이 운영 중단 후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업체에 연락을 시도 중’이라는 문구에서 지자체 담당자의 분노와 막막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2020년 말 재활용 가능 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과 관련해 투명 페트병 별도 배출이 시행되면서 페트병 분리수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2021년을 전후로 페트병 분쇄기와 파쇄기, 회수기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너도나도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불과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고장이 나서 우리 회사로 연락을 주는 지자체가 많다. 고장이 났는데 A/S 연락이 안 되는 업체도 있다고 한다.
사진. 크러텍
원인은 사실 명확하다. 실제 페트병 분쇄 역할을 담당하는 분쇄기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분쇄기를 전문적으로 개발, 제조한 경험이 없거나, 저렴한 중국 분쇄기를 수입 또는 겉보기에 구색만 갖춘 분쇄기를 사용한다면 결국 단기간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만약 페트병 무인 회수기 공급 업체의 규모가 영세하다면 단기간에 계속해서 발생하는 고장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저가의 페트병 분쇄기 중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고장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의 제품들을 직접 본 사례도 있다. 지속적인 사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페트병 분쇄기들은 여지없이 몇 달 만에 축이 나가거나 고장이 생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용 중 분쇄기 문제로 우리 회사에 연락을 주는 고객들이 많다. (주)크러텍(이하 크러텍)은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분쇄기를 만들어온 회사이자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페트병 전용 저속 분쇄기를 개발한 회사이기도 하다. 우리 회사가 페트병 전용 저속 분쇄기를 개발할 때, 한 번의 가동으로 톤백 15마대 분량 이상의 페트병을 연속적으로 분쇄하는 수준으로 끊임없이 테스트를 진행했다. 분쇄기에 대한 오랜 경험과 분쇄 대상물의 물성에 대한 깊은 노하우, 여기에 철저한 테스트가 선행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가 경쟁, 장비 불신으로 이어질 우려 높아
페트병 무인 회수기 중에는 선별기능의 부재로 페트병 분쇄기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페트병 무인 회수기는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기계인 만큼 페트병 이외의 물품이 투입될 여지가 있다. 예를 들어 술에 취한 시민이 돌이나 신발을 페트병 무인 회수기 투입구에 넣었을 때 분쇄기가 작동하면 고장이 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페트병 무인 회수기에는 선별기능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페트병 무인 회수기의 코어라 할 수 있는 페트병 분쇄기조차 저가 제품을 사용하는 영세 업체들이 선별기능을 개발, 탑재하는 노력까지 할 리 만무하다.
문제는 플라스틱 자원 순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생태계 구축에 의지를 지닌 고객사들이 시장 초기에 낮은 가격을 앞세워 무분별하게 이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로 인해 페트병 자원 순환에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게 된다는 점이다. 페트병 무인 회수기에 선별기능이 없거나, 어떤 경우에는 페트병 분쇄기의 분쇄 성능 자체의 문제로 페트병만 분쇄해도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험을 했던 사용자들은 페트병 재활용 관련 설비 도입에 소극적이게 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업체 선정이 중요
페트병 자원 순환 시장 초기에 낮은 가격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도 있었지만, 반면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업들도 많이 있다.
크러텍이 페트병 분쇄기와 관련해 집중하는 시장은 상업 시설과 같이 관리자를 둔 페트병 분쇄 현장이다. 페트병 무인 회수기와 관련해 시스템 전반을 구성하기보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페트병 분쇄 파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별도의 영업을 하지 않아도 페트병 무인 회수기 업체 중에서 우리 회사에 분쇄 파트만 문의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페트병 무인 회수기에 있어 페트병 분쇄기는 가격보다 확실한 분쇄 능력이 우선이라는 점을 아는 기업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크러텍의 가장 핵심적인 어필 포인트는 뛰어난 페트병 분쇄 능력과 강력한 내구성이다. 과부하나 잔고장과 같이 저가 분쇄기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없다. 크러텍의 초소형 분쇄기가 기계 산업 강국인 일본에 수출된다는 사실은 우리 회사의 분쇄기 제조 기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페트병 분쇄는 까다로운 공정이다. 플레이크(분쇄된 페트병 조각)가 얇아 기계의 공차에 끼이거나 누적되면 분쇄기의 고장으로 이어지는데, 우리는 정밀공차 설계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구조적으로도 일반적인 플라스틱 분쇄 방식과 달라야 한다. 페트(PET)는 일반적인 플라스틱 분쇄 방식으로 분쇄할 경우 저속으로 작업해도 열이 발생하면서 플레이크가 녹을 수 있다. 액체화된 페트가 분쇄 작업 시 틈새에 흘러 들어가 굳어버리면 고장이 발생하기 때문에 페트 소재에 적합한 분쇄 방식을 채용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녹았다가 굳는 과정이 반복되며 뭉친 덩어리들로 기계 자체가 망가지기도 한다. 특히 페트가 만약 녹아서 배출되면 그 자체로 이물질이 섞여 나오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재활용 소재로 사용이 불가능하다. 열심히 페트병을 분쇄했는데 재활용을 하지 못하고 폐기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페트병 전용 분쇄기는 페트라는 소재의 물성과 분쇄기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문 분쇄기 제조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페트병 자원 순환 관련 설비에 대한 사용자들의 신뢰를 구축하는 동시에, 건강한 플라스틱 자원 순환 생태계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 (주)크러텍 남궁휘윤 마케팅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