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료로봇 시장 동향 수술, 진단, 재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윤소원 기자 2022-01-04 14:12:29

최근 중국 내에서 의료 수요가 증가하고 의료로봇의 연구개발이 심화되면서 의료로봇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의료로봇은 높은 효율과 정확성 덕분에 다양한 의료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고, 환자들의 의료비용도 낮춘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효과적인 방역을 위한 의료로봇들이 다수 등장했으며, 현재 중국이 도입한 의료정책 등으로 적용분야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Fourier Intelligence)

1. 시장동향
중국 내 의료 지출 및 환자는 증가하고 있으나 부족한 의료서비스로 인해 의료 로봇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0년 중국의 의료지출 총액은 약 7조 위안으로, 이는 2014년에 비해 2배 증가한 규모이며 GDP에서 의료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20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암 환자 수는 2015년 392만 명에서 2020년 457만 명으로 증가했고, 재활병원의 입원환자 수는 2017년 75만 명에서 2019년 90만 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증가 추세인 의료 수요에 비해 의료 공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현재 중국은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2020년 기준 2.9명으로 OECD 국가 평균인 3.6명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도시와 농촌 사이의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도심의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밀집되고 있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기업들의 연구개발과 의료 로봇 기술 관련 투자가 확대되면서 로봇 공급량 또한 증가하고 있다.
 

1. 분야별 의료 로봇
국제로봇연합회(IFR)에 따르면 중국의 의료 로봇은 ▲수술 ▲재활 ▲진단·처방 등 의료 보조 및 의료 연관 서비스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로봇을 생산 및 도입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부터는 병원 및 방역현장에서 진단, 소독, 물품운송 등 다양한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의료 로봇들이 다수 등장했다.

 

1) 수술 로봇
수술 로봇은 오차가 적고 안전성이 높으며, 수술시간은 줄이는 반면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첸잔산업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내 병원에서는 내시경 수술로봇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2006년 처음 도입된 이후 매년 평균 76%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하이덴병원)

 

로봇 기술의 발전에 따라 수술 로봇은 복강경, 정형외과, 신경외과, 혈관 개입 등 다양한 수술에서 훌륭한 보조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최소 침습 수술에도 보급되기 시작했다. 중국 베이징 시에 위치한 하이뎬병원 정형외과에서는 로봇을 활용해 쌀알 크기 이하로 수술 부위를 절개할 수 있고, 오차도 밀리미터(㎜) 급으로 줄여 환자의 수술 중 출혈량을 대폭 감소시켰다. 또한 2020년 5월부터 수술 로봇을 도입함에 이어, 2021년 8월 말까지 400여 건의 로봇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2) 진단보조 로봇
최근에는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속도를 제고하기 위해 진단보조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진이 X-ray 영상을 확인하는 경우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대형 종합병원에서 전달받는 X-ray 영상은 하루 10만 장이 넘을 정도로 업무량이 많다. 그러나 진단보조 로봇을 도입하면 X-ray 영상 확인 시간이 10분에서 1분으로 단축된다.


또한 중국 화중과기대학 산하 협화병원에서 사용하는 진단보조 로봇의 경우는 표준화된 X-ray 영상을 인식하고 질환을 검사할 수 있는데, 오차율은 2.63%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진단보조 로봇은 환자의 의료 지출비용을 낮출 수도 있다. 허난성인민병원에서는 환자의 눈 질환 정보를 입력해 3.8초 만에 진단결과를 알 수 있는 당뇨병시망막증 진료 로봇 숭악을 도입했다. 이 로봇은 진료의 신속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200위안이 넘는 의료비용을 80위안으로 줄였으며, 90% 이상의 진단 정확도를 기록하고 있다.

 

진단보조 로봇은 의료보급 수준이 떨어지는 농촌 및 소도시에 의료 서비스를 보급하는 역할도 해내고 있다. 이미 중국은 2019년 후난성 구장현의 대형병원과 중급 병원 및 45개 농촌위생원에서는 53대의 진단보조 로봇을 도입한 바 있다. 이 로봇들은 환자의 주요 증상을 입력하면 병을 진단하고 원인을 분석할 수 있고, 대도시 의사들과 농촌 주민들의 원격 상담도 가능하다. 진단로봇을 처음 도입한 이후 지난 2021년 6월까지 중국 구장현에서는 8만 2,603회를 문진했으며, 약 1만 7,900회의 원격 진단 보조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진. Lokomat)

 

3) 재활로봇
재활 의료 분야에서는 재활로봇이 부족한 의사를 보완하는 데에 활용되고 있으며 진료의 정확성과 신속성도 제고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의사 한 명이 평균 50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는데, 이는 의사 1명 당 2명의 환자를 담당하는 수준인 선진국에 비하면 환자들의 의료접근성이 매우 낮은 편이다. 또한 재활치료에서는 다수의 의료진이 환자의 재활 운동을 보조해야 하며, 치료 과정에서 의사의 체력도 많이 소진된다. 이러한 가운데 재활로봇을 이용하면 적은 인력의 투입으로 자세교정, 체중지원, 만보기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어 환자의 재활치료에 효율성을 더한다.

 

최근에는 해외기술의 도입과 연구개발을 통해 착용이 편리한 재활로봇이 출시되고 있으며, 생체모방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제품도 개발되고 있다. 의료용 로봇 개발업체 ROBOCT에서는 로봇이 환자별 체형 데이터를 반영해, 30초 내로 쉽게 착용할 수 있는 재활로봇을 출시했다. ROBOCT는 이전부터 대형 종합병원 외재활 전문 의료 병원 및 진료소로 환자들의 근력을 보조할 수 있는 외골격 로봇을 납품해 재활치료 후기 환자에게 로봇을 보조하며 제품 판매와 보급률을 확대해왔고, 현재는 제품을 여러 도시의 30여 개의 재활병원에 공급해 이용자 수가 2만 명을 돌파했다.

 

4) 의료 서비스 로봇
의료 서비스 로봇이 처음 보급됐을 때는 의료보다 청소, 물류 등 병원 내 운영에 관한 업무에 주로 활용돼왔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병원 및 방역현장에서 의료 서비스 로봇이 진단, 체온측정, 소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에는 핵산 검사 로봇을 장착한 이동식 핵산검사 차량이 중국 우한시에 보급됐다. 핵산 검사 로봇은 면봉을 피검사자의 구강으로 삽입해 검체를 체취한 후 의사의 진단 아래 핵산 검사를 진행했다. 로봇의 도입으로 시민들은 차량에 탑승한 채 검사를 받고, 단 45분만에 진단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베이징 펑타이구에서는 소독작업을 위해 소독용 의료로봇을 배치했다. 소독용 의료로봇은 시속 5㎞ 이상의 속도로 이동하며 시간당 1만 ㎡를 소독할 수 있고, 불균일한 지형도 자유자재로 이동이 가능해 사람의 추가적인 감염 없이 효과적인 방역 작업을 실시할 수 있었다.

 

2. 의료로봇 기업동향
이전까지 의료로봇은 수입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기술의 발전과 정부의 지원으로 중국 내 기업들의 의료로봇 점유율도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수술로봇은 복강경 수술로봇 다빈치, 관절수술로봇 마코와 같은 수입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 기업들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의료로봇의 공급이 증가했고, 2019년에는 중국 의료로봇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며 수입 수술로봇 공급량을 넘어섰다. 또한 중국의 Fourier Intelligence, Jinghe Robotyics 등 기업에서 생산된 재활로봇이 중국 의약품관리국 인증(NMPA)을 취득하면서 뇌졸중 재활로봇 Lokomat, 보행재활로봇 Lokohelp 등 미국 브랜드가 독점하던 재활로봇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추세와 더불어 중국 정부가 의료분야 핵심부품과 소재의 70%를 중국산으로 대체한다고 밝힌 만큼 중국 의료로봇 기업들의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안과 로봇 의사 숭악(사진. 신화망)

 

3. 시사점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민간 의료기관 대형 의료장비 도입 개혁안을 발표하고, 민간병원의 대형 의료장비 도입 방법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완화한 바 있다. 또한 중국 국가 위생부는 운동형 재활치료를 건강보험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중국 내 15개의 성과 도시에서는 정형외과 수술로봇을 의료보험 항목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의료장비 도입 정책들은 의료로봇의 임상적용을 확대시키고, 새로운 응용기술이 개발됨과 동시에 적용분야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현지 의료 산업 관계자는 “한국은 로봇산업이 크게 발달돼 있고, 의료용 로봇을 임상 응용한 시점이 중국보다 빠르며, 이미 다양한 경험과 사례를 구축했으나, 중국 시장 진출에 앞서 중국 현지의 의료기기 인증 절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진출을 타진하는 국내 기업들은 시장 현황 파악과 함께 현지의 인증 절차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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