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뉴스

[Yeogie인터뷰] KIRO, 원천 로봇기술부터 단단하게 다진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박철휴 원장 정대상 기자 2017-12-27 16:35:54

정유년은 부침 많은 한해였다. 정권이 바뀌었고, 로봇 업계에도 파란이 있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박철휴 원장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정책기획실장을 거쳐 현재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원장에 이르기까지, 현 국내 로봇업계를 이끌어가는 정부 산하 양대 기관을 모두 겪은 베테랑이다. 한 해를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나아갈 방향을 박 원장에게 들어봤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박철휴 원장

 

Q. 2017년 로봇업계에 대해 총평하자면.
A. 2017년은 서비스 로봇에 대한 대기업의 본격적인 시장 진출, 국산 협동 로봇의 활발한 출시 등 로봇산업이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 의미 있는 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월 LG가 CES에서 가정용 허브 로봇, 공항안내 및 청소 로봇을 출시하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10월에는 네이버가 ‘데뷰(DEVIEW) 2017’에서 9종의 로봇 기술을 공개했다. 시장파급력이 큰 대기업의 서비스 로봇산업 진출은 국내 로봇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조용 로봇 업계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두산로보틱스와 한화테크윈이 협동로봇을 신제품으로 출시했고, 뉴로메카는 스타트업이지만 통합솔루션을 갖춘 협동로봇을 기존 외산 대비 20% 이상 낮은 가격으로 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호황으로 제조용 로봇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향후 로봇산업에 대한 시장 전망도 아주 밝은 상황이다.


Q. 국내 로봇업계에서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하 연구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2009년부터 시작된 로봇산업실태조사에서 기술개발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 전문 인력 부족으로 조사됐다. 자체 인력 부족은 완성도 높은 로봇 제품개발과 사업화의 한계로 나타날 수 있고, 이는 국내 로봇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연구원과 같은 공공 연구기관에서 중소기업의 기술인력 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해소해줘야 한다. 


연구원은 산업기술혁신촉진법에 따라 설립된 국내 유일의 로봇 전문연구기관으로 수중, 작업지원, 의료, 문화 로봇 등 40여종 이상의 로봇 플랫폼 기술 개발 및 기술출자 연구소 기업 창업 2개사 등 실용 로봇 분야에 특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역량을 토대로 국내 로봇 업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로봇 기술개발과 사업화까지 전주기 지원을 담당하는 ‘로봇중소기업 부설연구소’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장기로는 글로벌 수준의 특화분야 원천·융합 기술 개발 지원을 통해 로봇중소기업에 혁신적인 기술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기업이 미래 유망 제품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연구원 내에 운영 중인 체험전시관 및 2018년에 2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를 통해 로봇산업·기술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 제고와 국내 로봇산업을 대내외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지속할 것이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전경(사진. KIRO)


Q. 2017년 연구원의 성과는.
A. 2017년은 연구원이 내외연적으로 한 단계 성장한 한해라고 할 수 있다. 연구 및 인력 측면에서 노약자용 웨어러블슈트 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 118.7억 원), 수공급관로의 정밀진단 장비 및 구조적 상태감시 시스템 개발(국토교통부 36.7억 원), 실외무인경비 로봇(산업통상자원부 80.3억 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94.76억 원) 등 연구사업 수주가 크게 확대됐고, 인력은 지난해 대비 28.7%(22명) 증가한 85명으로 로봇 분야 전담 인력 기준 국내에서 최대 규모 수준으로 증가했다. 


연구 분야에서도 제조, 해양, 필드 분야의 로봇 개발 및 실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양 분야에서는 지엠텍과 기술출자 기업인 ‘로보스코리아’를 설립, 원유 등 슬러지 청소 분야의 로봇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제품개발이 본격화됐고, 또한 심해 케이블 매설을 위한 트랙구동형 수중건설 로봇 플랫폼이 처음으로 수심 100m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배관 로봇은 국내 최초로 매설된 지 30년이 지난 배관에 투입되어 주행 검증을 완료했고, 이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K-Water와 함께 국토부 국내 상수도 배관 검사 로봇 기술개발 사업을 유치했다. 


한편 연구원의 지리적 확대도 올해의 큰 성과 중 하나이다. 포항 영일만 3산업단지에 구축되는 안전로봇 실증시험센터는 아시아 최초 안전로봇 전문 연구/시험 단지로 2017년 11월에 기공식을 가졌다. 연구원의 분원으로 설립되는 안동센터는 밭농업 로봇 개발과 실증 테스트 베드 인프라가 구축되어 경북 북부권 로봇기업을 밀착 지원하게 된다.

 


Q. 기업중심의 정책에 집중하고 있는데, KIRO의 기업지원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어떠한가.
A. 연구원은 국가 전문생산기술연구소로서 중소기업 중심의 기술협력과 상용화 제품개발 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발굴,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연구원이 기업부설연구소 역할을 담당해 Pre-챔피언, 히든 챔피언, 챔피언 기업을 선정, 기업 맞춤형 육성전략을 추진함으로써 참여기업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로봇 기술 및 제품 수요기업을 발굴·연계해 협력 로봇기업의 매출액 증대와 창업기업의 데스밸리(Death Vally)를 극복하는데 직접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연구 역량과 네트워킹 역량이 부족한 로봇기업을 대상으로 연구원이 기업부설연구소 역할을 지원함으로써 최상의 기업 만족도를 실현했다. 올해 12개사를 지원했으며, 앞으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국내 로봇기업이 세계적인 로봇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1층에 마련된 로봇체험관


Q. 2018년에 집중하고자 하는 사업은.
A.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기존 사업과 NT, BT, IT, RF 등 다양한 기술 융합 수요가 현장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기존 연구개발 경험을 통해 확보된 맞춤형 설계/제작, 로봇 주행, 유압, 제어 알고리즘 기술 등을 활용해 중소,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작업 공정을 분석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조 및 물류로봇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 외에도 해양/항공 무인기 기술 개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로봇 지능화 기술 개발과 무인경비 로봇, 안전로봇 등의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기업 지원의 경우, 경북도내 중소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열악한 작업환경 개선, 생산성 향상 등 여러 가지 애로사항의 해소를 위해 로봇 활용을 지원하는 중소제조기업 로봇활용 공정고도화 사업에 착수, 기업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지원을 확대해 나가도록 할 것이다.


아울러 2019년 완공될 안전로봇 실증시험센터를 통해 국내 안전로봇 표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국내 표준제정과 실외실증시험단지 구축에 힘쓸 계획이며, 덧붙여 안동 분원의 밭농업 로봇센터는 연내 착공식과 더불어 실증테스트 베드에 대한 구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철휴 원장은 올해 기술적 함양 및 양적 확장을 올해 과제로 삼았다(사진. KIRO).


Q. 새해를 맞이해 국내 로봇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A. 2018년 2월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지난 11월 성화봉송에 참여한 해저보행로봇 크랩스터 사례처럼 평창올림픽은 전 세계에 한국의 로봇기술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로봇 스키대회부터 통역, 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로봇 제품이 사용된다고 하는데 개발자 중심의 제품이 새로운 시장으로 파급되기 위한 아주 효과적인 마케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88올림픽을 통해 터치패드시스템 등 한국의 과학기술을 알렸던 것처럼, 평창올림픽이 한국의 로봇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되길 기원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의 비전은 ‘NewHorizons’이다. 우리 로봇업계도 2018년 새로운 지평을 열고, 글로벌 시장에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를 기원한다.

자동등록방지 중복방지 문자를 이미지와 동일하게 입력해주세요 이미지에 문자가 보이지 않을경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문자가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