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미터 업체, 스마트그리드 서비스제공업체로 변화
스마트미터 시장이 치열한 경쟁상황에 도달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제공으로 비즈니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스마트미터 제공업체로 유명한 Silver Spring Networks는 스스로를 단지 스마트미터 벤더로서가 아니라 스마트그리드의 늘어나는 장치들을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제공업체로 정의하고 있다. 이 기업은 최근 미국 미시간 주 전력회사 Consumers Energy에 소비자 참여 및 에너지이용 효율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Consumers Energy가 Silver Spring의 소프트웨어를 수많은 경쟁 소프트웨어 중 선정하였다는 데에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이 계약은 Silver Spring의 자체 스마트미터 네트워크 위에서 성사된 계약이 아닌 것 중 첫 번째 큰 규모의 계약이다. Silver Spring은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경쟁업체인 Itron이 Consumers Energy에 공급한 이동통신 기반 스마트미터에 제공할 것이다. 이는 그 자체로 볼 때 그렇게 특이한 사례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많은 스마트미터 보급사업 시 다른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핵심 네트워크 및 데이터 관리 기능에서도 다른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기도 하고, 고객참여 포탈 및 플랫폼 역시 다른 회사의 것을 사용한다.
그러나 Silver Spring은 Itron의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걸쳐 자사의 센서 네트워크를 함께 활용함으로써 이종 기업 서비스의 통합을 주도하고 있다. 이 센서 네트워크는 Silver Spring이 2014년 초에 선보인 기술 플랫폼으로 네트워크로 연결된 스마트그리드 장치들 간 데이터 관리를 빠르게 한다. 이는 여러 기업들의 하드웨어를 통합적으로 이용하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 센서 네트워크의 생태계에는 AutoGrid의 스마트그리드 데이터 분석 기술, Sentient Energy의 전력망 센서, DVI의 전압/무효전력 최적화 기술, Bidgely, PlotWatt 및 Onzo의 에너지 분산 기술, MongoDB의 NoSQL 데이터베이스 기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여러 플랫폼에 걸쳐 데이터를 수집, 분석,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특정 비즈니스 업무를 보다 쉽게 조직할 수 있게 한다. 소비자들이 전력회사에 전화할 때는 가장 많은 이유가 정전이고, 그 다음이 전기요금이 생각보다 높게 나왔을 때이다. 이러한 민원은 전력회사에 비용을 증가시키며, 고객만족도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전력회사들은 요금청구 관리 도구와 온라인 요금설명, 에너지요금 증가 시 알람 기능 제공 등을 통해 고객의 에너지비용을 줄이는데 협조할 수 있다. 그러나 계량기 데이터가 기본적으로 요금 설명 시 알기 쉽게 제공되어야 한다. 이에 전력회사들이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이 보다 현명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계량기 데이터 수집, 분석, 공유 시스템을 고도화시켜 나가야 한다. Silver Spring은 이 부분에서 Itron, Landis+Gyr, Sensus, Trilliant 등과 같은 스마트미터 및 전력망 네트워크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물론 다른 경쟁자들도 자체적인 분산형, 사물인터넷 기반 접근방식을 통해 하드웨어 제공 차원의 사업범위를 뛰어넘고 있다. Itron의 경우 Cisco와 협력하여 자사의 스마트그리드 네트워크에 센싱 및 현장 데이터 분석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현재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하고 단일로 구분된 IT 솔루션들은 전력회사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 소비자 참여 촉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신규 원천을 발굴하고 고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들이 함께 연계되고 시너지를 일으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Silver Spring은 Consumers Energy 프로젝트에서 순수 소프트웨어 제공 및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형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장기적으로 수익 창출을 이끌기 위한 조치이다. 점차 전력회사들의 스마트미터 보급이 포화상태에 도달해가면서 신규 설치도 줄어듦에 따라 인력감축 및 구조조정도 시작하였다. Itron은 역시 1년 전 유사한 인력감축 조치를 취한 바 있다.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http://mirian.kist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