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Focus_Chapter1
로봇이 아플 때면, 누가 로봇을 치료해주지?
로봇 유지·보수에 대처하는 로봇 메이커들의 자세
자동차, 전자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로봇은 제품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365일 24시간 쉴 새 없이 일하고 있다. 이러한 로봇은 아무 탈 없이 계속 쓸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만 로봇 역시 기계이기 때문에 평생 완벽하게 쓸 수 없다. 이를 위해 로봇 메이커들은 로봇을 공급하는 동시에 유지·보수 등의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며 로봇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본지는 기업의 이미지로까지 연결되며 갈수록 중요해지는 유지·보수의 필요성과 이에 대한 로봇 메이커들의 전략적인 움직임을 살펴보았다.
▲한국야스카와전기는 로봇진단 시스템으로 로봇의 운전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면서 고장발생시 고장을 진단하여 원인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확실한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않으려면 로봇 유지·보수는 꼭 필요!
시스템, 기계, 장치 등의 고장으로 생산라인이 휴지(休止)를 계속하고 있는 시간을 다운타임(Down Time)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다운타임이 로봇에 의해 자동차, 전자 산업 등의 생산라인에서 발생하게 된다면 그에 대한 손실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하지만 로봇은 열악한 작업 환경에 계속 노출되어 있다. 자체 결함도 있겠지만 환경에 의해 진동, 소음, 마모, 부식, 변형, 발열 등 이상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증상이 발생해도 초기에는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에는 갑작스런 설비의 고장으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체 라인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이는 수리비, 시간낭비, 생산차질 등의 손해와 경우에 따라서는 설비의 파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또한 로봇이 부품의 이상으로 만에 하나 잘못 움직이게 된다면 이는 자칫 인명피해까지 초래할 수 있다. 즉, 로봇의 고장은 안전문제와도 직결되는 부분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생산라인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로봇의 유지·보수(Maintenance)는 꼭 필요한 작업이다.
로봇을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유지·보수
유지·보수는 로봇을 최상의 운전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각 장치의 시험, 조정, 수리, 복구 등을 행하는 것이다. 이 작업은 고장의 발생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사전보전(예방보전)과 사후보전(수리보전)으로 대별할 수 있다.
예방보전이란 기계설비의 성능이 표준 이하의 상태(고장이나 파손의 경우)로 떨어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는 활동을 말한다. 그리고 수리보전은 기계설비가 고장을 일으키거나 파손되었을 때 신속히 수리 또는 보수하는 것이다. 기계고장이 발생하면 많은 유휴손실이 뒤따르기 때문에 신속히 수리작업이 전개되어야 하며 아울러 고장의 재발이 없도록 조처해야 한다.
로봇기업에서는 예방보전과 수리보전의 유지·보수 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으며, 더불어 정기적인(수개월 또는 수년) 전면보수 작업인 오버홀(Overhaul)도 진행하고 있다.
오버홀이란 무엇인가?
오버홀은 기계류를 완전히 분해하여 점검·수리·조정하는 일을 말한다. 분해수리라고도 하며 특히, 중요 부분을 분해해서 세밀히 점검하고, 부품이 손상된 것이 있으면 교환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오버홀은 대수롭지 않은 고장·사고가 직접 인명과 관계되는 교통기관이나, 잠시 동안의 정지도 허용되지 않는 발전소, 화학공장 등에서는 순조롭게 운전된다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등 고장이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법률적으로 정해져 있는 부분도 있다. 따라서 오버홀은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에서 시행해야 하는 필수 점검인 것이다.
로봇의 오버홀은 MTBF(Mean Time Between Failure)를 근거로 하여 계산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다관절 로봇이나 대기로봇을 7~8년에 한 번 시행하고 있고, 한국야스카와전기는 진공로봇을 5년에 한 번 정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간은 사용자가 로봇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기적인 예방보전을 하면서 로봇을 잘 사용하면 일반적인 오버홀 시행 기간보다 길어질 수 있고, 반대로 험하게 로봇을 다루면 평균 기간 이전에 오버홀을 해야 할 상황도 오게 된다. 로봇기업 관계자들은 정기적인 오버홀이 로봇 수명의 연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한다.
한편 이 오버홀은 로봇을 해체 분해하여 정비함으로써 그 기능을 완전한 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한 작업이기 때문에 로봇을 분해하는 경우에 부주의하면 정비 후 조립이 불가능해지거나 더욱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작업은 주로 경험이 풍부하며 로봇 전체에 대한 구조를 모두 파악하고 있는 작업자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
쉬지 않고 달리는 로봇에게 필요한 건 뭐?
로봇기업 관계자들은 보통 로봇 유지·보수가 주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고객이 요청할 때 수리하는 경우, 즉 수리보전의 개념이 크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로봇을 적용한 생산라인이 쉬지 않고 가동 중이기 때문에 언제 A/S 요청이 들어올지 모르고, 정기적으로 진행함에 있어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오버홀 같은 경우에는 일반 유지·보수보다 비용이 높아 엔드 유저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로봇 메이커들의 유지·보수 진행상황
로봇 메이저 기업들의 유지·보수 무상지원은 대부분 출하 후 1년이다. 그 이후에는 재료비나 인건비 등의 비용을 산정한다.
로봇 메이커들은 고객 요청에 의한 수리보전은 주로 부품의 교체나 로봇제어기의 일부를 변경하는 정도로 상태가 그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로봇은 사람을 대신할 용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처음 개발될 때 설계부터 일반 기계와 다르고, 부품도 높은 정밀도나 내구성을 고려해서 적용하기에 문제가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필드에서는 10년, 20년 넘은 로봇들이 아직도 구동되고 있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편 로봇 메이커 서비스 엔지니어들은 여름휴가 때 가장 바쁘다. 그 이유는 로봇 유저들이 휴가를 다녀오는 시점이라 생산라인에서 인원이 부족하기도 하고, 환경적인 요인으로 날씨가 덥고 습해서 기계적인 결함이 생기거나 에어컨의 사용으로 전기가 다운돼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로봇 유지·보수를 위한 숨은 병기, 로봇전문수리기업
로봇 유저들은 로봇수리전문 중소기업을 통해서도 유지·보수를 요청할 수 있다.
로봇수리전문기업들은 로봇 메이저 기업들이 대응할 수 없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데, 주로 전장제어 기술력으로 로봇제어기 수리를 타깃으로 하는 기업들이 많다. 이들은 주력으로 할 수 있는 로봇 메이커를 선정, 로봇 테스트 룸까지 만들며 고객들의 수리 요청에 대응하고 있다.
로봇수리전문기업은 저렴한 수리비용으로 대체로 소규모로 로봇을 적용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이 크지 않아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봇 메이커에서 로봇수리전문기업에 대해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는 모든 메이커가 하나의 표준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각 로봇의 스펙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객 요청에 의해 수리를 하게 되면 당장 눈앞에서는 로봇이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리가 잘 안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고객은 다시 로봇 메이커 서비스팀에게 수리요청을 하게 되는데, 잘못 수리된 상태에서 다시 고칠 때는 근본적인 수리의 원인을 모를 수가 있어 수리하기가 더욱 어렵고, 고객은 고객대로 수리비용을 이중으로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로봇수리전문기업은 확실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지·보수를 위한 로봇 메이커들의 전략적인 움직임
"로봇기업들은 유지·보수 등의 사후 서비스로 고객
을 평생고객으로 묶어두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
인다. "
로봇은 주로 용접, 도장, 조립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데 이러한 현장은 대부분 습기나 먼지 등 작업환경이 열악해 이에 따른 유지·보수가 대체로 많이 요청된다. 로봇 자체 결함보다는 환경에 의한 유지·보수 빈도가 더 높다는 로봇기업이 있을 정도로 유지·보수는 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반대로 진공로봇은 분진 발생이 전혀 없는 깨끗한 환경에 있어 주변에 대한 영향을 덜 받는다. 하지만 이 로봇은 유지·보수를 위해 챔버 내부의 진공형성을 위한 작업과 실링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로봇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환경에 따라 유지·보수 빈도나 방법이 달라지는데, 로봇 메이커들은 주력하는 로봇의 유지·보수를 위해 그들만의 경쟁력으로 고객의 신뢰도를 쌓고 있다.
로봇이 단종되어도 수리에는 끄떡없다!
오버홀을 진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로봇이 노후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로봇들은 단종된 것이 많고, 당연히 부품들도 그러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로봇수리전문기업들은 이러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갖고 있으며, 실제로 유지·보수에서 가장 애로사항으로 이 문제를 꼽기도 한다.
하지만 로봇 메이커들은 제품에 QA(Quality Assurance, 품질 보증)가 되어 있다. 따라서 로봇이 단종되어도 회사 정책상 최소 3년, 최대 10년까지 스페어 부품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어려움이 적다.
QA는 제품의 품질이 일정수준에 있음을 보증하는 한편, 고객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신뢰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따라서 로봇 유저들이 메이저 기업의 로봇을 선호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로봇 분야에서 베테랑 중의 베테랑으로 손꼽히는 서비스 엔지니어 구성
서비스 엔지니어는 로봇기술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오랜 경험, 동시에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들은 A/S 요청이 들어오면 로봇의 문제점을 신속하게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로봇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인 요소를 모두 알아야 하고, 대부분 현장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현장 경험도 많아야 한다. 실제로 서비스 엔지니어들은 경력이 오래되어 이 분야에서 베테랑으로 손꼽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보통의 유지·보수 인력은 24시간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주야가 계속 바뀌거나 휴가를 마음대로 쓸 수 없는 등 애로사항이 있어 서비스 엔지니어의 기피 현상으로 최근 인력부족과 이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야스카와전기는 인력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며 이직 0%를 실현했다. 동사는 회사 설립 초부터 함께 해온 서비스 엔지니어들을 통해 지금까지의 경험과 노하우로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 서비스망으로 빠른 유지·보수 실현
로봇기업들은 신속하고 정확한 유지·보수 능력으로 그들의 서비스 능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본사 외에 5개의 A/S 사무소를 통해 전국 서비스망으로 즉각적인 A/S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고, 한국야스카와전기 역시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서비스 센터로 빠른 유지·보수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로봇기업들은 저마다 유지·보수에 관한 사내 교육과 고객을 위한 로봇교육을 실시하며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만족을 더욱 극대화시키고 있다.
유지·보수에 대한 고객의 요구사항 충족
새로운 로봇이 개발되면서 유지·보수 기술력 또한 계속 변화한다. 로봇이 고속, 경량화로 업그레이드되다 보니 고객들은 그에 상응하는 기술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최근 고객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사전 고장진단 시스템이다. 고장진단이란 기계 설비를 분해하지 않고 여러 가지 측정기를 사용하여 기계 외부로부터 데이터를 측정하고 이를 분석하여 기계 내부의 결함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이 고장진단 시스템으로 고객들은 로봇의 운전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면서 고장발생시 고장을 진단하여 원인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확실한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로봇을 실시간으로 로봇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부분적으로 적용한 상태이며, 한국야스카와전기 수원지점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로봇진단시스템으로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로봇의 가치를 올리고 고객의 신뢰를 쌓는 방법 “어렵지 않아요”
한정화 저자는 ‘불황을 뚫는 7가지 생존전략’에서 “결국 승부는 시장에서 난다”며 “고객이 바라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문제 해결이며, 가격 대비 서비스의 가치”라고 언급한다. 고객들은 전자제품 하나를 살 때도 이 제품이 A/S가 잘 되는지를 먼저 고려하곤 한다. 즉, 사후 서비스가 제품의 구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삼성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미지 중의 하나가 확실한 A/S이고, 이로 인해 삼성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은데 이 부분에서도 사후 서비스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로봇도 마찬가지다. 제품만 잘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유지·보수를 요청하면 발 빠른 서비스로 대응해줘야 하고, 정기적인 유지·보수를 통해 고가의 로봇을 오래 쓸 수 있도록 하여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한 로봇기업 관계자는 “기계에도 수명이라는 것이 있다. 고객이 구입한 제품을 기대수명까지 쓰게 된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그 회사에 신뢰가 쌓여 다시 재구매를 선택한다. 그 수명은 유지·보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로봇기업들은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당장의 이익으로 제품 판매에만 주력하고 사후 서비스에 대해 소홀하게 되면 기업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장기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고객들에게 확실한 유지·보수로 이에 대한 믿음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이 입소문은 급속도로 퍼지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로봇을 구입할 때 2년을 쓸 것인지 15년, 20년을 쓸 것인지 모두 파악하고 있다. 로봇의 가치를 올리고 더불어 기업의 신뢰 이미지를 쌓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로봇기업들은 유지·보수 등의 사후 서비스로 고객을 평생고객으로 묶어두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