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ITU-T 자율주행차 국제표준화 주도한다 ITU-T 첫 SDV 국제표준 제정 임승환 기자 2026-08-31 10:37:28


사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이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이하 ITU-T)의 자율주행차 국제표준화 논의를 주도한다. ETRI는 지난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TU-T 스터디그룹 21(SG21) 회의에서 ETRI 차홍기 지능정보표준연구실장이 자율주행 및 차량 멀티미디어 표준화 작업반(이하 Q10/21)의 신규 국제 의장(라포처)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Q10/21은 자율주행을 비롯해 차량 AI, 차량 멀티미디어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의 국제표준을 개발하는 조직이다. 작업반 의장은 국제표준화 과제를 발굴하고 각국 전문가들의 논의를 조율하며 표준 승인 절차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차홍기 실장은 SAE International의 자율주행 레벨 기준인 J3016의 에디터를 맡는 등 자율주행 국제표준 분야에서 활동해 온 전문가다. ITU-T와 ISO 등에서도 표준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ETRI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이하 SDV) 국제표준 권고안 1건과 기술보고서 1건도 공식 제정됐다.


SDV는 차량의 주요 기능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구현하는 차세대 자동차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 구매 이후에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자동차와 차별화된다.


ETRI가 개발한 권고안은 ITU-T가 제정한 첫 SDV 국제표준으로, SDV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핵심 기능과 서비스 관리 기능, 차량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기 위한 기능 및 기술 요구사항을 정의했다.


함께 제정된 기술보고서는 SDV의 개념과 핵심 기술, 국내외 산업 동향, 국제표준화 현황과 향후 추진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권고안이 SDV 구현을 위한 공통 설계도라면 기술보고서는 관련 산업과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 역할을 한다.


그동안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각기 다른 SDV 플랫폼과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국제적으로 통일된 SDV 기준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번 표준 제정을 통해 자동차 부품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이 마련됐다.


표준화된 기능과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면 제조사별 규격 차이에 따른 개발 부담을 줄이고 차량과 서비스 간 호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내 기술이 국제표준에 반영되면서 국내 자동차·ICT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표준 개발에서는 ETRI 김성한 책임연구원이 권고안 에디터를, ETRI 홍정하 책임연구원이 기술보고서 에디터를 각각 맡아 개발을 주도했다.


ITU-T 표준은 UN의 ICT 분야 전문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제정하는 공식 국제표준으로, 전 세계 194개 회원국의 정책과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번 국제 의장직 수임과 SDV 표준 제정은 국내 연구진이 미래 자동차 기술의 국제표준 논의를 직접 이끌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TRI 이강찬 표준연구본부장은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라며 “이번 국제표준 제정을 시작으로 SDV는 물론 자율주행과 차량 인공지능 분야까지 국제표준화를 확대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 모빌리티 분야 국제 의장직 수임과 국제표준 선점은 우리나라 자동차·ICT 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