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표준화는 기술 발전과 시장 확장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에 한국로봇산업협회 기술표준팀은 국내외 표준화를 주도하며 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본 인터뷰에서는 한국로봇산업협회 기반혁신본부 기술표준팀의 성기엽 팀장을 통해 기술표준팀의 역할과 표준화 과정,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한국로봇산업협회 기반혁신본부 기술표준팀 성기엽 팀장 / 사진. 여기에
로봇 표준이 왜 중요한가.
로봇 표준은 로봇 기술의 개발, 적용, 안전성, 성능 평가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준으로서, 산업의 기술 발전과 시장 확대를 위한 핵심 요소다. 단체표준, 국가표준(KS), 국제표준(ISO, IEC 등)으로 나뉘며, 로봇의 기능과 성능을 명확히 정의해 기업 간 기술적 차이를 줄이고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표준은 로봇이 산업 및 일상에서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법적·기술적 가이드 라인을 제공해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기여한다. 표준을 준수한 기업은 국제 시장 진출에 용이하고 제품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표준화는 규제와 인증 체계를 정립하는 데 필수적이다. 체계적인 표준이 마련되면 관련된 법과 규정이 정리되고, 기업들은 이에 맞춰 제품을 개발해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산업용 로봇 안전 표준을 산업안전보건법과 연계해 적용함으로써 기업들이 법적 요구사항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한국로봇산업협회(이하 협회) 기술표준팀의 역할과 주요 업무는.
기술표준팀은 표준화 과제와 연구·개발 과제 수행을 핵심 역할로 한다.
연구·개발 과제의 예로는 한국형 물류창고 기술 개발 및 실증을 목표로 1세부 오더피킹 로봇, 2세부 스태커 로봇, 3세부 관제 시스템 및 실증 등을 아우르는 프로젝트가 있다. 협회에서는 이러한 물류창고 로봇 도입을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 지침을 표준으로 개발, 원활한 적용을 돕고 있다.
표준화 과제에서는 단체표준, 국가표준, 국제표준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국가기술표준원 및 타 분야 표준개발협력기관(COSD)과의 협력도 병행하고 있으며, 국제표준화 활동 지원과 국내 산ㆍ학ㆍ연의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해 국내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3년 ISO TC299 WG2 회의 전경 / 사진. 한국로봇산업협회
국제표준화 협력과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협회는 국제표준화협력포럼을 운영 중이며, 본 포럼은 한국 전문가들과 해외 전문가들이 협력하는 창구 기능을 한다. 이를 통해 국제표준 신규 아이템을 사전에 준비하고 초안을 작성하는 등 국제표준화의 첫 단추를 끼운다. 국제표준화협력포럼 사업과 관련해 협회는 연간 2건의 표준 초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28년까지 총 10건의 표준 초안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PWI(Preliminary Work Item) 제안을 통한 새로운 표준 아이템을 지속해서 발굴 중이다. 최소 5개국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국제표준을 목표로 여러 전문가와 협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의 기술적 입장을 국제표준에 반영하고 있다.
한편, 협회는 2005년부터 지능형로봇표준포럼 사무국을 운영하며 230여 건의 표준을 개발 및 운영 중이며, 국가표준에서도 우수한 표준을 국제표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2023년 ISO TC299 회의 전시부스 / 사진. 한국로봇산업협회
그간의 주요 성과와 진행 중인 활동에 대해.
로봇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국제표준을 주도적으로 개발해왔다. 그중에서도 로봇 분야의 핵심 개념을 정리한 로봇 용어 표준(ISO 8373), 로봇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정립한 로봇 성능 평가 표준(ISO 18846 Series), 서비스 로봇의 안전 요구사항을 규정한 서비스 로봇 안전 표준 (ISO 13482), 그리고 로봇의 모듈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서비스 로봇 모듈화 표준(ISO 22166 Series) 등의 국제표준들이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이러한 성과는 국내 산학연 전문가들의 협력과 지속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현재까지도 상기 언급한 표준의 개정 과정에서 협회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힘을 모아 국제 표준화 작업을 주도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로봇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며, 앞으로도 표준화 노력이 로봇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ISO TC299 JWG5 - IEC TC62 JWG93536 회의 단체사진 / 사진. 한국로봇산업협회
표준이 산업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있다면.
표준화는 기업의 기술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예로 청소로봇이 있다. 한국이 청소로봇 분야에서 단체표준을 선제적으로 개발한 결과,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향상되고 국제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는 효과를 거뒀다.
또한, 산업용 로봇 안전 국제표준(ISO 10218 Series)을 국가표준으로 부합화해 산업안전보건법에 적용함으로써 국내 적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그뿐만 아니라, 표준화는 기술의 상호운용성을 보장하고 제품 간의 호환성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이는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했을 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표준을 준수하는 제품이 더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표준과 관련된 기업 지원 프로그램의 유무와 향후 계획에 대해.
협회는 기업들이 표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로봇 표준 관련 세미나 및 교육 프로그램, 홍보관 운영 등을 통해 표준 관련 지식의 보급ㆍ 확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표준 인식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안전혁신팀에서는 표준을 바탕으로 사업장에서 안전하게 로봇을 도입하거나 사용하도록 안전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국내 기업과 전문가들의 국제표준화 참여를 확대하고 한국 로봇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2025년도부터는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표준 활동에 관심 있는 전문가들이 표준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며, 2025년 6월 16일(월)부터 일주일간 경주 더 K호텔에서 열리는 ISO 회의에서는 개최국의 장점을 활용해 로봇 표준에 관심이 있고 참여를 원하는 전문가에게 참관 기회도 제공하자 한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등의 융복합 분야의 표준을 마련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전하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
표준화는 로봇 산업의 발전과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요소다. 협회의 기술표준팀은 이러한 표준화를 주도하며 기업과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기업이 표준화에 관심을 두고 참여할수록 기술력 향상과 시장 선점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
협회의 목표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표준화 연구와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표준화가 곧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만큼, 기업과 연구기관이 협력해 국제표준을 선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국의 로봇 기술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는 데 일조힐 것이며, 나아가 한국이 로봇 표준화를 선도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