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기술의 세계’ 슈말츠 회장 단독 인터뷰
슈말츠의 진공시스템 = 로봇 어플리케이션을 좌우하는 핵심요소
슈말츠 한국법인이 최근 들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년여의 짧은 기간 동안 ‘진공기술 = 슈말츠’라는 공식을 만들어 내며, 로봇산업에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 부품으로 자리 잡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08년 본격적인 시장 확대전략을 준비한다는 슈말츠 한국법인에 지난 11월 독일 슈말츠 본사의 Kurt Schmalz 회장이 방한하여 눈길을 끌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한국법인의 성장을 격려하고자 비밀리에 방한했다는 Kurt Schmalz 회장을 만나 단독인터뷰를 진행했다.
취재 정요희 기자(press1@yeogie.com)
한국은 처음 방문하는 것이라 들었습니다. 방한 이유는 무엇이며, 한국과 슈말츠 한국법인에 대한 인상은 어떻습니까.
슈말츠 한국법인을 오픈한지 2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한국 직원들이 잘 해준 덕분에 처음 기대보다 성장이 빠른 편이어서 격려차원에서 방문했습니다. 짧은 일정이지만 한국법인 사무실에서 하루를 함께 보낸 후 한국 유저들의 생산현장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또한 한국은 매우 흥미롭고 활동적이라 느끼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법인 역시 빠른 속도로 일을 처리하는 등 비즈니스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세계 모든 법인을 격려차원에서 방문하시는 것입니까.
세계 모든 법인들은 똑같습니다. 모든 직원들에게 패밀리(Family) 개념으로 다가가기 때문에 전 세계 지사는 모두 같은 방법으로 다녀왔습니다. 아직 다녀보지 못한 몇 나라들은 조만간 방문할 예정입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로봇산업의 성장과 함께 그리퍼 시장도 동반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공급하는 슈말츠의 입장에서 전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했을 때 ‘로봇’은 어느 정도의 매출비중을 갖는지요.
로봇업계에 슈말츠가 잘 알려진 이유는 로봇과 슈말츠가 결합되면서 더욱 빠르고 플렉시블한 움직임을 실현함으로써 로봇 본연의 목적인 생산성 향상에 큰 힘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슈말츠의 진공시스템은 하나의 부품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어플리케이션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슈말츠가 제공하는 진공시스템은 로봇뿐만 아니라 전 산업분야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사용되고 있기에 굳이 매출비중으로 얘기한다면 10% 정도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로봇은 슈말츠 제품이 적용되는 하나의 산업이기 때문에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계속해서 성장해가고 있는 시장이기에 기대가 높은 분야입니다.
한국시장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유럽에서도 ABB, KUKA 등과 함께 로봇에 적합한 제품을 제공하며 로봇산업의 발전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로봇도 핸들링, 프레스, 팔레타이징 등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습니다. 이중에서 슈말츠가 특별히 주력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습니까.
지금 현재 가장 큰 이슈를 꼽는다면 자동차산업에서의 프레스 라인입니다. 자동차 몸체를 찍어내는 프레스 과정이 슈말츠에게 있어 큰 시장이고, 다음으로 박스 핸들링 등의 작업이 필요한 물류산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시장에서는 물류산업이 활성화되어 있어 주력하고자 한다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로봇에 적용되는 그리퍼로는 슈말츠의 진공흡입형 외에도 포크형, 집게형 등 다양한 종류가 나와 있습니다. 이들 중 슈말츠가 주력하고 있는 진공흡입형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먼저 포크형이나 집게형과 같은 기계식 그리퍼는 복잡한 구조로 크기도 더 커지고 그립 시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팔레타이징을 예로 들면 기계식 같은 경우 제품과의 거리를 조정해야 하는 과정을 거치고, 대상물이 작거나 크면 잡지 못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공흡입형은 이에 비해 매우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박스 끝이든, 중앙이든 닿는 면만 있으면 작업할 수 있고, 또한 작업 후에도 대상물의 표면에 아무런 손상을 주지 않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진공흡입형 만의 장점이 있는 반면, 힘이 약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시장에서는 진공흡입형 그리퍼가 기계식보다 약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듯하지만 유럽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계식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때가 많습니다. 진공으로 대상물을 잡아낸 순간에는 대상물의 변형을 최소화하면서 300kg까지 안전하게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겠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슈말츠 제품으로 충분히 커버하고 있습니다.
진공흡입형 그리퍼로 중량물을 이송할 시에도 충분히 안전한가요.
슈말츠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은 극한의 환경에서 여러 가지 테스트 과정을 거쳐 유저까지 전달됩니다. 이런 슈말츠에게 있어 CE 인증은 기본이며, ISO 9001, DIN ISO 14001, 데이터 프로세싱 시스템까지 인증 받았습니다.
특히, 안전에 관해서는 내부에 전담부서가 있는데 이들은 제품에 에어가 끊어진다 하더라도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개발해 전 제품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슈말츠는 매년 수십 종의 신제품이 나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중 로봇에 적용되는 제품개발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요.
전체 매출 중 R&D에 투자되는 정도는 5%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워낙 많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고, 또 이 제품들이 여러 산업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로봇에만 국한시켜 개발되는 경우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니지만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시장에도 소개된 바 있는 ‘X-펌프’의 경우는 로봇시장을 보고 개발된 제품인데, 타사 제품을 포함하여 가장 현대적이고 똑똑한 제품이라고 자신합니다.
로봇메이커의 요청으로 개발되는 제품도 있을 듯합니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슈말츠는 스탠더드 제품이 워낙 많기 때문에 웬만하면 그 안에서 해결이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은 소수의 경우 고객의 요구대로 맞춤형식으로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개발된 제품 역시 다시 표준화하여 양품으로 제공하게 됩니다.
진공흡입형 그리퍼와 함께 슈말츠를 대표하는 ‘X-펌프’도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기요인을 무엇이라 보십니까.
로봇의 손상을 방지하는 에러체크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똑똑하게 모니터링 한다는 점이 큰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제품은 비행기의 블랙박스와 같은 기능이 있어 하루 몇 시간을 동작하고, 몇 번의 에러가 있었는지, 또 작업은 어떠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유저에게 쉽게 알려줍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유저의 생산계획 및 생산성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치며 성공의 길로 안내할 것입니다.
세계 여러 지사 중 한국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으며, 한국시장에 대한 본사의 기대치는 어느 정도입니까.
슈말츠는 보통 5개년 계획을 갖고 각 사무소를 지켜보고 있는데, 한국법인은 이제 2년이 지났음에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사들과 비교할 수 없지만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또한 슈말츠의 경우는 본사의 컨트롤과 각 지사별 문화를 적절히 믹스한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어 기본적인 사항만 본사의 뜻에 따르고 나머지는 지사가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법인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전략의 성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으로 마무리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한국의 고객들에게 인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슈말츠가 한국법인을 통해 한국 고객들을 만나고 있음이 참으로 기쁩니다. 지금 우리가 제공하고 있는 제품들은 100% 독일에서 직접 생산하고 있으니 품질만큼은 안심하고 사용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슈말츠를 이야기할 때는 ‘친환경 기업’이라는 점도 기억해주었으면 합니다. 실제로 슈말츠는 친환경적 공장에서 나오는 재료 99%를 재활용하고, 풍력발전을 이용한 전기에너지를 직접 공급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혁신적인 기업, 슈말츠’가 한국의 로봇산업 발전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슈말츠(주)∥www.schmalz.co.kr
TEL : 031)816-2403
FAX : 031)816-2404
Dr. Kurt Schmalz 회장(좌) / 서석기 지사장(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