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을 도와주는 로봇 ‘슈바’를 시작으로, 보행을 도와주는 로봇 ‘슈바’를 시작으로, 관리자 기자 2007-11-26 10:13:05

보행을 도와주는 로봇 ‘슈바’를 시작으로, 사람을 돕는 로봇의 개발은 계속된다

건강하던 A씨는 오토바이 택배를 하던 어느 날, 교통사고로 하루아침에 두 다리를 못 쓰는 신세가 되었다. 젊은 시절 건강이라면 남부럽지 않던 B씨도 ‘세월 앞에는 장사없다’는 말을 몸소 체험하며 집에서 앉고 서기도 불편한 처지이다.
그들에게 앞으로 혼자서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의 소식이 찾아왔다. 그것은 보행 보조기기인 로봇 ‘슈바’의 개발소식인데, 작년 로보월드 이후 최근 시니어 엑스포에서 콤팩트해진 외형으로 다시 찾아온 슈바! 이의 개발자인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 전도영 교수를 찾아가, 슈바의 개발과정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취재 황선희 기자(press2@yeogie.com)

로봇 슈바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로봇 슈바는 지능형 보행 보조기기라는 이름 그대로 하체를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보행을 도와주는 로봇입니다.

처음에는 노인분들을 위한 로봇의 개발을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개발 과정에서 젊은 사람 중에서도 걸을 수 없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뇌졸중 환자가 한 해에 1500만명 정도 발생하고, 국내에도 연간 50만명 정도의 발생하고 있는데, 이 중 70%는 재활훈련이 필요하게 됩니다.
기존에 전동휠체어가 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을 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평생 걷는 것을 포기하고서 다리를 전혀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여기에서 저희는 이러한 하체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보행을 도와주면서, 그 사람들이 걸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잃지 않도록 재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자 한 것이 바로 슈바입니다.




환자의 재활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원리에 의해 도움이 되는지요.
슈바는 모터에 의해 무릎과 허벅지 관절을 사용자의 의도에 맞춰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센서에 의해 인지된 사용자의 의도를 모터가 받아들이고, 무릎과 허벅지 부분의 회전을 돕게 됩니다. 사용자는 구름위에 떠가는 것처럼 매우 경량의 부담으로 걸음을 걷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역으로 사용자의 상태에 따라 운동기구처럼 걸음새를 방해한다면 근육강화를 도울 수 있으며, 재활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왼쪽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강제적으로 정상적인 오른쪽과 같은 동작을 할 수 있도록 해, 점차 오른쪽과 동기화시킴으로써 재활에 도움이 되게 됩니다.
현재 재활훈련이라고 하면 물리치료사가 30분정도 옆에서 도와주면서 훈련을 도와주는 정도가 보통인데, 재활의학과에서는 재활훈련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 하루 4시간 정도, 매일 훈련을 반복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슈바는 운동기구처럼 고정시켜놓고 혼자서도 할 수 있으며, 특히 재활의 정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에 물리치료사의 감으로 치료수준을 감지하는것 보다 지속적이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 보행과 재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장비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위탁과제 수행 등으로 알게 된 재활의학과 관련된 분들이 말씀해 주신 내용으로 더욱 수요자의 니즈에 가깝게 된 로봇이 개발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근육강화 수트는 몇 가지 개발되어 있는데, 이들과 슈바의 차이점은 무엇인지요.
현재 일본과 미국에서 공기압을 이용한 수트가 있는데, 이는 정밀한 위치제어가 어렵고, 장치의 내구성이나 부피 등이 모터에 비해 불리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츠쿠바 대학에서 만든 파워 수트는 같은 모터를 이용하였지만, 근섬유의 미약한 신호를 증폭시켜 사용하는 근전도 센서를 이용하여 노이즈에 민감한 단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둘 다 사용자가 로봇을 착용 하는데, 이는 보행과 재활을 돕기 위한 로봇이라기보다는 건강한 사람이 더 큰 힘을 내야 할 때 사용하는 로봇에 더 적합한 로봇입니다.
슈바는 다리에 착용하는 부분 외에는 모두 앞의 캐스터워커(Caster Walker)에 놔두며, 사용자가 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조작에 의해 자동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거의 무게를 느끼지 못합니다. 또한 부축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무거운 캐스터워커 부분을 의지해서 걸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슈바는 어떤 센서를 사용하였는지요.
슈바는 압력센서를 이용해 발바닥의 신호를 감지하여,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합니다. 이 압력센서는 걸음을 걸을 때 걸음새 마다 바뀌는 발바닥의 압력을 이용하며, 근전도 센서에 비해 압력의 높고 낮음의 구분이 명확합니다. 어느 방향으로 가려는지, 가려는지 안 가려는지를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합니다. 또한 압력센서 뿐 아니라 모터의 정보 등을 이용해 종합적으로 판단을 하는 것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사람의 동작을 인식해 효율적으로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보행 보조기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들었습니다. 슈바는 이를얼마나 실현하고 있는지요.
먼저 말씀드린 대로 슈바는 발바닥에 장착한 압력센서로 신호를 감지해, 그 순간에 몸을 일으켜 줍니다. 이때 사용자는 자신의 의도가 순간적으로 감지되어 동작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표현하자면 큰 이질감 없이 움직이게 되는 것입니다.
아직 자신의 걸음처럼 완벽하게 해결됐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상당부분 해결이 되었고, 앞으로도 개발을 통해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니어 엑스포에도 출품했는데 참가자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요.
슈바의 착용부는 허벅지와 종아리 부분이 몸에 맞아야 하는데, 지난 시니어 엑스포에서 길이가 맞는 노인분이 한 분 계셔서 직접 착용을 한 적이 있습니다. 부축을 받은 것처럼 혼자 걸을 때 보다 30~40% 정도 부담이 경감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하셨는데, 이는 지금 현재로도 부축을 받아 걸음을 걸을 수 있는 사람은 슈바를 이용하여 혼자서 걸을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특히 작년 로보월드 때 많은 분들이 다녀가시고, 취재 등으로 슈바가 많이 알려져서 여러 곳에서 슈바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어떤 노인 단체에서 ‘얼른 구입해서 노인분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곳도 있었고, 지방의 어떤 곳에서는 하체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분이신데 구입을 할 수 없냐며, 빨리 개발을 해서 연락을 달라는 전화 등 구입의사가 많았습니다.
이는 연구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이동의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실제 사용자의 요구가 있는 장치라는 것에 개발자로서는 상당히 뿌듯한 경험이었습니다.



구입의사를 보이는 분들이 많으신데 상용화가 된다면 가격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만.
이 장비는 개인이 평생가지고 있기 보다는 재활을 그 목적으로 활용해 재활병원, 실버타운 등에서 공용으로 가지거나 대여시스템을 활성화하여 환자의 부담을 많이 줄이려고 합니다. 또한 전동 휠체어나 인공 의족 같은 것은 의료보험이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슈바도 의료보험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사용자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려고 합니다. 재활을 위한 로봇이기 때문에 개인에게 판매하기 보다는 대여 부분에 치중할 수 있습니다.



착용부 길이가 맞지 않으면 착용할 수 없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대여가 어렵지 않은지요.
환자마다 허벅지와 종아리길이에 맞춰서 제작해야 하는 것이 현재 애로사항입니다. 하지만 이는 착용하는 부분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착용부를 기성복의 치수처럼 7~8종류로 제작해서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상용화가 머지않은 이야기 같습니다. 상용화는 언제쯤 이루어지는지요.

앞으로 제작하는 모델은 임상실험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등의 허가도 필요하지만 일단 재활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 기업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상용화와 관련하여 벤처캐피탈에서도 연락이 있었습니다만, 사람을 위한 로봇을 개발한다는 사실보다는 당장의 수익성만을 따졌습니다. 대기업의 경우 이미지광고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 보다는 사업성이 높지 않아도 이런 로봇을 개발하는데 투자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보는데 업체의 생각은 다르겠지요.
개발에도 회사의 도움이 필요한데, 이는 대학에서 할 수 있는 부분과 회사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기술적으로 구동하는 알고리즘 등은 대학에서 해결을 해도, 디자인, 재질, 설계 등은 경험이 풍부한 회사 쪽이 상용화에 더 적합하게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기업의 참여 없이 21세기 프론티어 사업단의 관리하에 재활의학과 교수님들과 위탁과제로 인한 협력 등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슈바는 하체의 움직임만을 돕고 있는데 상체의 움직임이 불편한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현재 유럽에서는 상체의 움직임을 돕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내나 일본에서는 아직 그렇지 못한 상황인데 이번에 저희도 상체를 돕는 로봇의 개발 초기단계에 있습니다. 상체 부분은 하체와 구조가 많이 달라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슈바의 개발 중 얻은 기술을 상체 보조 로봇에도 적용을 하여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슈바 외에 개발 중인 로봇이 있는지요.
현재 마이크로 로봇 분야인 캡슐형 내시경(삼킬 수 있는 내시경) 연구를 위탁과제로 수행중입니다. 기존의 캡슐형 내시경은 삼킨 후 자연적인 움직임에 의해 6~7 시간 동안 내부의 촬영만이 가능한데 저희는 거기서 한 단계 발전하여 문제가 있는 부분의 조직을 채취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로봇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향후 로봇 연구에 대해 바라는 부분이나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말씀해 주신다면.
지금 현재 연구하고 있는 슈바나 마이크로 로봇처럼 재활, 의료분야의 로봇을 연구하면서, 기계공학도로서 사람의 가까이에서 사람을 돕는 연구를 계속하려고 합니다.
또한 최근 몇 년 전부터 차세대 10대 성장동력으로 로봇이 선택된 이후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게 되었는데 이 같은 때에 로봇을 연구하는 진정한 연구자들이 많은 기회를 얻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들이 사용자의 니즈를 좇는 연구를 하게 되길 바랍니다.

서강대학교 바이오메카트로닉스 연구실
http://biomecha.sogang.ac.kr
TEL.02)705-8634
FAX.02)706-1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