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 및 미래수요까지 완벽히 대비한
마이크로로봇, 역량을 모아놓은 새 보금자리에서 꿈을 펼치다
지난 7월, 국내 대표 로봇기업 중 하나인 (주)마이크로로봇이 ‘내비게이션 청소로봇과 일반 청소로봇 수요에 대비한 설비증설과 감성형 로봇의 생산조립라인 구축’을 위해 경기도 광주에 마련된 대지 2,000평, 연면적 850여 평의 신사옥으로 이전했다.
로봇에 쏟아지는 관심만큼 그 시장이 성장하지 못해 많은 로봇기업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마이크로로봇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마이크로로봇의 김경근 대표사원을 만나 그들이 갖고 있는 로봇산업에 대한 확신과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취재 정요희 기자(press1@engnews.co.kr)
청소로봇 수요대비와 감성형 로봇의 생산조립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이전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생산규모를 늘릴 만큼의 수요가 있는지요.
수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현재도 계속해서 새로운 수주가 있는 상태고, 이후에는 더 많은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때를 대비하기 위해 연구, 생산, 관리 등이 한 곳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이전하게 된 것입니다. 원래 8월말(인터뷰 시점 : 8월 초)까지 완료될 예정이었는데, 이전을 서둘렀습니다. 흩어져 있는 역량을 모아 하루라도 빨리 생산성을 높이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신설된 공장의 경우 기존과 비교하면 생산량은 어느 정도 증가한 것입니까.
이전 시설보다는 300%까지 증가했다고 봅니다. 이는 공장의 면적이 넓어진 영향도 있지만, 시스템적으로도 QA(Quality Assurance), QC(Quality Control)를 담당하는 공정팀이 생산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나타난 효과이기도 합니다.
또한 동사 역시 ‘로봇’이라는 전자제품을 만드는 기업이기 때문에 품질을 높이기 위해 클린룸 환경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과용이라 볼 수도 있지만, 품질우선의 미래가 곧 올 것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ISO 9000, ISO 14000도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신사옥이 3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소개와 함께 새롭게 준비된 시설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첫째로 정문에서 제일 오른쪽에 있는 관리동에는 사장실과 대/중회의실, 재무관리팀, 디자인팀, 식당이 위치해있고, 가운데 연구동에는 말 그대로 연구원들이 작업할 수 있는 서재를 비롯한 납땜실, 회의실 등 최적의 환경이 갖춰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규모의 공장동은 앞서 언급한 클린룸과 생산납땜, 자재창고, 데모룸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사옥에서 자랑할 만한 점이 있다면 역시 클린룸과 데모룸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반도체, FPD 산업이 아닌 서비스로봇 생산현장에서의 클린룸 적용은 첫 사례로 품질을 생각하는 마이크로로봇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데모룸 역시 실제 주거 공간 그대로를 재현하고 있어 연구원들은 물론 동사 방문객들에게도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인력의 집중화로 로봇개발의 효율성을 이야기했는데, 이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실감을 하고 계십니까.
이전 연구인력과 생산인력, 지원인력이 모두 떨어져 있었던 부분이 한 자리에 모이며 눈에 띄게 의사결정이 빨라졌습니다. 이전에는 기구설계를 한 후 생산을 하기 전 본을 떠 다시 확인하는 등 하루가 걸리던 일이 바로 모여 회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큰 호응이 있습니다.
신속한 대응을 위해 서울사무소를 그대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제 이곳은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지요.
기존 청담동 소재의 서울사무소는 대외 영업력을 강화하여 영업 및 판매장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주문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영업부는 그대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주문이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제품을 직접 보고 구입하고자 하는 고객도 많이 있기 때문에 서울사무소가 판매장이 되어 고객과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코엑스에 ‘로봇앤드로봇’이라는 상설판매장 지원도 함께 하고 있는데, 이곳에서의 하루매출 300만원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로봇은 고가라는 인식으로 그 자리에서 구입하기 힘들 텐데, 이 같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종이퍼즐 로봇’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봅니다. 이 제품은 로봇을 만들어보고 싶지만 기존의 교육용 로봇이 100만원이 넘는 가격대를 이루고 있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로봇입니다. 특수 관절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로봇의 구조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저가형 로봇제품으로 현장에서의 판매율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마이크로로봇의 모티브는 ‘로봇’과 ‘교육’입니다. 사실 ‘교육용 로봇’으로 사업을 시작하며 다른 분야로 진출할 기회도 있었지만, 이 두 가지 모티브를 기억해 중심을 잡아왔기에 고객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듯합니다.
이전 서울 청담동에서 경기 광주로 상당히 멀어졌습니다. 이로 인한 직원들 반응은 어떠합니까.
본사 이전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입사원 면접 때에도 사무실 이전에 대해 알리고 가능한 이들을 채용했었고, 기존 사원들 역시 이미 공지된 내용이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본사이전과 함께 사원가족들이 함께 이사한 경우도 상당수입니다.
또, 미혼자의 경우 기숙사가 있어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득이하게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이들에게는 카풀과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 아닌 만큼 차분하고 무리 없이 완료되었습니다.
이곳이 경기 광주라고는 하지만 중부고속도로 바로 옆에 위치하여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하고, 공장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Microrobot’이라는 로고를 통해 홍보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허, 의장, 상표, 실용등록 수가 상당합니다. 기술개발을 중시하는 것이 보이는데, 현재 어떤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지요.
기업이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특허의 경우는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에 챙겨야 할 부분입니다. 즉, 특허란 다른 이들을 못하게 하는 수단이 아니라 내가 다른 이들의 특허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한 방법인 것입니다. 잘 알려진 2D 바코드 시스템의 국제특허 취득도 그 이유 중 하나였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타깃시장은 반응이 있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한 번에 다 되지는 않겠지만 계속 진행 중이고, CES나 iREX 등 해외 유수 전시회 참가를 통해 시장흐름도 읽고 있습니다.
1999년에 설립되어 2000년 캐나다 현지법인, 2002년 영국, 2003년 일본, 브라질로 일찍부터 수출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 중 해외수출의 비중은 어느 정도입니까.
우선 캐나다 법인은 미국으로 옮겼고, 이곳에서 아메리카와 유럽지역 판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일본, 브라질은 에이전트 관계로 그다지 공격적이지 않은 편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여러 국가에서 관심을 보이며 연락이 오고 있는 상태로, 얼마 전 미국 법인으로부터 5천개 체인을 가진 업체와의 계약을 완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제 미국 3대 업체 모두와 거래를 시작한 것입니다.
또한 한화종합화학과 함께한 2D 바코드 청소로봇에 대한 문의와 요청이 이어지고 있고, 점차 해외수출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한화종합화학과 함께 바코드인식 내비게이션 청소로봇을 빌트인 시장에 공급하는 독특한 마케팅은 눈길을 끄는 부분입니다. 이외의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면.
내비게이션 청소로봇은 ‘역발상’에서 탄생했습니다. 일반적인 청소로봇과는 다른 로봇을 생각하다보니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안해오면서 지금과 같은 내비게이션 청소로봇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로봇을 알리는 방법에 있어서도 남다른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건설업체를 통해 ‘빌트인’으로 직접 들어가는 것이었는데, 1대가 아닌 몇 백대가 한 번에 들어가기 때문에 사업적으로도 큰 매력이 있습니다. 다행히 고객들의 반응이 괜찮고 내년이면 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어 이와 관련된 큰 계약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로 내비게이션 청소로봇이 1만~2만 세대까지 퍼져간다면 성공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청소로봇 외의 안내용 로봇 등의 모듈만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할 것이라 보는데, 자세한 마케팅 전략은 노코멘트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움직임에 주목하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사무실 이전이 마이크로로봇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향후 사업방향 및 목표로 마무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이크로로봇을 이끌어가는 모든 이들의 바람은 ‘반듯한 로봇회사’를 세우는 일입니다. 이후에 많은 이들이 마이크로로봇을 떠올리면 “제대로 된 로봇을 만드는 곳”이라고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지금의 고생도 달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대로 팔리는 로봇을 만들어 ‘역시 마이크로로봇’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9월 초 진행될 이전식에서 마이크로로봇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겠으니 많은 기대와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