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개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다
조선산업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할 도장 시뮬레이터 얼마 전 대전에 위치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세계 최초로 ‘도장 시뮬레이터’를 개발하여 화제가 되었다. 이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조선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됨은 물론 해외의 조선산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가 세계 조선산업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조선과 관련된 기술들도 한발 앞서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개발했다는 이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디지털콘텐츠연구단의 가상현실연구팀을 찾아가 ‘도장 시뮬레이터’의 활용과 향후 로봇산업으로의 적용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취재 정요희 기자(press1@yeogie.com)
▶▶이번에 ‘도장 시뮬레이터’를 개발한 연구팀과 개발제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의 디지털콘텐츠연구단에 속한 가상현실연구팀입니다. 팀의 이름 그대로 실제상황을 재현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개발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요소기술로는 그래픽 처리, HCI, 디스플레이 등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가상현실이라는 기술 자체가 로봇은 물론 그래픽 기술 등을 접목시키는 통합적 분야이기 때문에 향후 서비스로봇에 필수적인 표정인식기술 등으로의 활용범위가 넓습니다.
▶▶가상훈련 시뮬레이터란 무엇입니까.
사용자가 가상환경에 구축된 생산 공정을 직접 체험하고, 분석 결과를 즉석에서 받을 수 있는 교육 및 훈련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상의 현실 속에서 체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적 이득, 안전성 향상, 훈련 효과 증대 등이 나타납니다.
우선 이번에 개발된 ‘도장 시뮬레이터’를 예로 든다면 산업현장에서는 지속적인 페인트 및 물을 소비하게 되어 재료를 낭비하고, 유독성 페인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장시간 훈련도 불가합니다. 또한 방독면을 착용하기 때문에 대화의 어려움이 있어서 실습지도도 제한적일뿐더러 페인트 건조 후 도막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훈련도 할 수 없으며, 실습대상 물체 수급 및 보관 문제로 제한된 인원만 훈련할 수밖에 없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도장 시뮬레이터를 이용한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단번에 해결하는 것이지요.
▶▶많은 분야의 시뮬레이터 중 ‘도장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국가개발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개발목표부터 ‘현재 적용하지 못하는 기술은 개발하지 않는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ETRI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집니다. 따라서 산업적인 방향에서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단계부터 수요조사를 철저히 합니다.
저희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치던 중에 삼성중공업에서 ‘도장 시뮬레이터’에 대한 의견을 주었고, 가상현실팀의 연구와도 잘 맞겠다고 생각하여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삼성중공업은 개발과정에 있어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잘 전달해주었음은 물론이고, 특별히 기술연수원 인력개발그룹의 박종현 교사는 개발된 시뮬레이터를 꼼꼼히 살피고 피드백 해주는 등 개발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도장 시뮬레이터’에 적용된 기술들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 바랍니다.크게 하드웨어적인 부분과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가상훈련 인터페이스 하드웨어는 대형 입체 영상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1×2 Tiled Display(후면투사, 1,024×1,369) 방식으로 입체영상 스크린(원형편광, 1.5m×2m)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또한 착용형 입체 영상 디스플레이로써 고해상도 스테레오 영상(1,080×1,024)과 광학 및 비디오 방식의 혼합현실 가시화를 지원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는 실제 스프레이건을 기반으로 한 인터페이스를 자랑하는데, 이는 0.05mm 이하의 오차를 보이는 광학방식으로 3차원 위치 추적이 가능하여 사실적 공압을 이용한 반력감 및 효과음을 지원합니다.
다음으로 가상훈련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의 경우는 다양한 선박블록 구조물과 디지털 교보재를 지원하여 다양한 훈련 시나리오를 제공하며, 스프레이 실시간 가시화(30fps)와 페인트(색상, 점도) 및 노즐을 변경할 수 있는 페인트 스프레이 시뮬레이션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즉석 도막 두께측정이 가능하여 마이크로 단위로 정밀두께의 정보를 제공하고, 두께 정보컬러 코딩 가시화도 가능합니다. 이 모든 것들을 이용한 훈련 실습의 결과는 모두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저장함으로써 사후 평가 및 강의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세계 최초로 개발되었다는 점이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 제품이 갖는 경쟁력 및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요.
영국 Salford 대학에 ‘My Virtual Graffiti’이라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는 간소화된 스프레이 시뮬레이션으로 단순한 포인터형 인터페이스일 뿐 햅틱 피드백도 없고, 도막 두께 측정 및 분석기능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저희가 개발한 ‘도장 시뮬레이터’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도막실측 경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실측 규모 작업공간 재현과 몰입형 디스플레이 가시화, 공압기반 햅틱 피드백, 두께 색상 그래프 가시화 등을 실현하였습니다.
▶▶현재는 삼성중공업에만 설치되어 있다고 했는데, 세계 최초로 개발된 제품인 만큼 다른 업체에서의 요청은 없는지요.
아직까지 홍보가 안 된 상태입니다(인터뷰 시점 2월 말. 보도자료도 나오지 않은 시기임). 이후에 ‘도장 시뮬레이터’가 알려진 후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지 OK이며, 조만간 다른 조선업체에서도 연락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ETRI는 판매가 아닌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절차상 중간에 업체가 중계역할을 해주거나 자체 연구소를 가진 곳이어야 한다는 점은 기억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희가 개발한 기술은 ‘기술이전’의 형식으로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처음 ‘도장 시뮬레이터’가 현장에 설치되고 시운전을 해봤을 것 같은데, 반응은 어땠습니까.이번 ‘도장 시뮬레이터’는 현장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응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현장에 설치하고 2월에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으며, 3월부터 교육에 들어갑니다. 처음 시연회를 가졌을 때는 현장의 임원들이 참석해 살펴보고 실무자 의견을 함께 피드백 받아 통계적 자료를 구축해오며 기능을 수정 보완해 왔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조금 딜레이 됐던 속도를 빠르게 향상시켰고, 시뮬레이터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모델의 내부가 실제와 거의 같게 만들어졌습니다. 그 사례만도 6가지로 실제로 적용되는 사례가 다 반영되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모델은 삼성중공업을 통해 만들어져서 그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이는 데이터적인 문제로 다른 회사의 요구에 따라 여러 상황을 새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선박의 경우 대부분 LPG 선박이기 때문에 내부는 거의 비슷할 것이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이번에는 ‘도장 시뮬레이터’였지만, 향후 로봇과 접목한 시뮬레이터들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가상현실을 접목할 수 있다면 분야를 가리지 않습니다. 굳이 로봇으로 한정을 짓는다면 가로, 세로에 맞춰진 가상현실에서의 조립 시뮬레이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당장 현실성 있는 것은 아니고 연구를 해봐야겠지요.
그리고 국내의 로봇기업인 (주)NT 리서치와 로봇핸드 등을 함께 연구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주)NT 리서치가 담당하고, 저희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 있는데, 이 로봇핸드는 아마도 전시회에서 자주 볼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향후 가상현실팀이 선보일 기술은 무엇이며, 팀의 장단기적인 목표는 무엇인지요.
현재 가장 가능성을 두고 있는 기술은 휴대폰과 관련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휴대폰을 디자인하게 되면 금형을 떠서 모형을 만들어 본 후 손에 쥐어보고 느끼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시간이나 비용적인 면에서 불합리한 부분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로봇핸드와 같은 형태의 가상현실을 만들어 휴대폰이 PC 상에 디자인된 상태로도 그 크기와 무게, 그립감 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육안과 느낌을 한 번에 알 수 있어서 휴대폰 강국의 자리를 지키는데도 한 부분을 담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설명해드린 바와 같이 저희 가상현실팀은 가상의 현실이라는 환경적인 요소를 그대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직접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이를 로봇분야로 접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삼성중공업의 의견으로 이번에 도장 시뮬레이터를 개발한 것과 같이 실제 로봇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아이디어를 필요로 합니다. 로봇산업 현장에 계신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도장 시뮬레이터’는 현장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즉, 이 제품은 도막실측 경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실측 규모 작업공간 재현과 몰입형 디스플레이 가시화, 공압기반 햅틱 피드백, 두께 색상 그래프 가시화 등을 실현하여 경제적 이득, 안전성 향상, 훈련 효과 증대 등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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