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티타늄 합금에서 ‘형상기억 효과’ 발견 이예지 기자 2014-07-24 17:42:50

니켈-티타늄 합금에서 ‘형상기억 효과’ 발견

 

생김새를 기억하는 금속이 있다. 보통 금속은 탄성한계라는 것이 있어서 한계치 이상의 힘을 가해 변형하면 원래 형태로 좀처럼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나 형상기억합금은 모양이 바뀌더라도 예전의 형상을 기억시켜둔 특정 온도까지 온도를 올리면 본래 모습을 되찾아갈 수 있다.

 

예를 들어 100℃ 정도에서 자기 형상으로 복원되는 형상기억합금으로 안경테를 만들면 평상시 사용하던 안경테가 심하게 휘어지더라도 100℃까지 온도를 올려주기만 하면 원래 안경테 모습으로 복원되는 것이다.

 

금속에 형상기억 효과가 있다는 것은 1938년 미국 하버드대와 MIT 교수들에 의해 처음 규명되었지만 실용적으로 이용될 만한 합금을 발견한 것은 1964년 미국 해군무기연구소였다.

 

연구원들은 미 해군 잠수함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즉각 보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새로운 잠수함 소재를 개발하던 중 니켈-티타늄 합금에서 우연히 형상기억 효과를 발견했다. 이렇게 발견된 합금을 두 원소의 이름을 따서 ‘니티놀’이라 명명했다.

 

형상기억합금의 원리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합금을 구성하는 결정구조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된다.

 

보통의 금속재료는 가열하여 급랭하면 단단한 ‘마텐자이트(martensite)’라는 조직이 되는 데 반해 형상기억합금은 마텐자이트 쪽이 원래 형상보다 훨씬 무르다. 따라서 외부의 힘에 쉽게 변형되지만 온도를 올리면 원래 조직으로 돌아가면서 변형된 것이 모두 소실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기억력이 사람마다 다르듯이 형상기억합금 또한 어떤 원소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형상에 대한 기억력이 다르게 나타난다. 지금까지 개발된 형상기억합금 중 대표적인 것으로 니켈-티타늄 합금, 구리-아연-알루미늄 합금 등이 있는데 값이 비싼 게 흠이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철로 만든 형상기억합금이다.

 

군사용으로 개발된 형상기억합금은 현재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TV 광고 등으로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형상기억합금 메모리 와이어를 사용한 여성용 브래지어는 1986년 W사가 상품화해 보편화되었다.

 

브래지어에 사용되는 메모리 와이어는 피부에 닿으면 처음 모양으로 돌아오는 기능이 있으며 세탁 때마다 휘고 구부러져 망가지던 기존 합금 소재의 단점을 보완했다.

 

보통 합금보다 신축성이 10배 이상 크기 때문에 세탁 시 와이어가 늘어나더라도 다시 36.5℃의 피부 표면과 접촉하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온다. 최근에는 안경테, 치아 교정용 와이어 외에도 일정한 온도를 기억시켜 그 온도의 원형으로 돌아오는 성질을 주어 자동차의 외판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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