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의 지혜를 확인시켜준 신경경제학자들 정대상 기자 2014-07-11 16:28:46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주식거래자들에게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욕심을 낼 때 겁을 내려 하고, 다른 사람이 겁을 낼 때에만 욕심을 부리곤 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번에 Caltech과 Virginia Tech의 연구팀이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그의 말이 훌륭한 조언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주었다. 가격 거품이 형성되는 가상의 주식 시장에서 사람들의 뇌의 활성과 행동에서 이러한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한다. 가격이 실제 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주식 시장에서 현명한 주식거래자들의 뇌에서는 불편함을 느끼고, 자신에게 팔아야 한다고 요구하는 신호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공동 책임자인 Caltech의 행동 경제학과 교수인 Colin Camerer 박사는 “주식 거래를 하는 사람들의 뇌에서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지를 보면 버핏이 옳았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가상 주식 시장의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의 뇌에서 2가지 특징적인 활동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일부 참여자들은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과민해지고 주식을 팔라는 자극을 받은 반면에 다른 다수의 참여자들은 버블이 형성되고 심지어 최고점에서 주가가 하락하는 동안에서 탐욕스럽게 적극적으로 주식을 구입했다고 한다. 초기에 경고 신호를 받은 운이 좋은 일부의 사람들은 버블이 터지기 전에 시장에서 빨리 나왔기 때문에 돈을 벌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머지 다수는 연방 준비위원회의 전 위원장인 앨런 그린스펀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 양상을 보였으며, 돈도 잃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거래되는 위험자산의 본질적 가치, 거래 가치, 잠재 가치 등을 통제할 수 있는 간단한 실험용 가상 주식 시장을 만들었다. 각각 20명이 참여하는 16개의 세션(session)에서는 스크린을 통하여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하였다. 이들 참여자들에게는 100유니트의 실험용 화폐와 위험 자산에 대한 주식 6개가 부여되었으며, 50회 이상 다양한 가격에서 키보드 버튼을 눌러서 스스로 주식을 사거나 팔거나 보유할 수 있게 하였다. 실험 조건을 설정할 때에 연구팀은 위험 자산의 본질적 가치를 14유니트로 결정했다. 또한 여러 세션에서 거래가 이루어져서 거래 가격이 본질적 가치의 3~5배나 높아졌을 때에 버블 시장은 붕괴하도록 만들었다. 

이들 각각의 세션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서 2명 또는 3명에게 시험에 참여하는 동안에 기능성 자기 공명 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을 활용하여 뇌의 변화를 판독했다고 한다. fMRI에서는 뇌의 혈류를 모니터링하여 뇌의 활성화 부위를 추측하게 해준다고 한다. 즉, 어떤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에 상대적으로 높은 혈액 산소화가 나타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또한 시험이 종료될 때에는 참여자들의 선택과 이로 인한 시장에서의 결과에 대한 행동 데이터를 이해하는 분석을 먼저 실시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번의 통제된 조건에서도 버블 시장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러한 사실이 많은 경제학자들이 이야기하는 버블 발생이 드물며 잘못된 정보나 과장에 의하여 유발된다는 주장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참여자들은 50번의 거래에서의 수익에 따라서 저수익, 중간수익, 고수익 등 3가지 부류로 분류했다. 여기서 저수익 참여자들은 가격이 오르면 주식을 사기 시작해서 최고조에 올랐을 때에도 계속 구입하는 모멘텀 구매자(momentum buyers)의 경향을 보였다. 중간수익 참여자들은 여러 가지 위험을 전혀 감수하지 않으며, 그 결과로 돈을 벌지도 잃지도 않았다. 고수익을 내는 사람들은 초기에 가격이 낮았을 때에 구입을 해서 가격이 올랐을 때에 파는 것으로 나타났다. Camerer 박사는 “고수익 주식거래자는 우리에게 가장 흥미로운 사람들이다. 그들은 상승하는 장에서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감정적으로 정말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이들의 뇌에서 일찍 경고신호를 발생시키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의 뇌에서 무엇이 발생하는지와 이러한 경고 신호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하여 연구팀은 fMRI를 이용했다. 여기서 얻어진 데이터를 이용하여 연구팀은 주식 거래의 결과가 확인되었을 때에 뇌에서 특별히 활성화된 영역을 처음 조사했다고 한다. 이때에 측위 신경핵(nucleus accumbens: NAcc)이라는 영역이 전체 참여자들에게서 활성화되었지만 특히 주식을 사거나 판 사람들에게서는 높은 것을 확인했다. NAcc는 보상 경로와 연관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돈, 음식, 칭찬과 같은 예상했던 보상을 받으면 활성화되게 되었다. 때문에 참여자들이 자신들의 일종의 도박인 주식 거래의 결과를 보았을 때에 활성화되는 것은 특별히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놀라운 점은 저수익 참여자들이 NAcc의 활성에 매우 민감했다는 점이다. 이들 대부분은 NAcc에서 활성화를 경험할 때에도 위험자산을 많이 구입했다. Camerer 박사는 “이것은 우리가 비이성적 과열이라 부를 수 있는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과열은 일종의 뇌의 신호이고, 비이성적 부분이 많은 주식을 사게 만드는 것이다. 많은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은 같은 뇌의 신호전달에 낮은 민감도를 갖고 있었다. 많은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은 동일한 뇌의 작용이 발생해도 그렇게 공격적으로 사라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수익을 내는 사람들과 이들의 초기 경고 신호에 대한 의문으로 돌아가서 연구팀은 뇌섬엽(insular cortex)이라는 부위가 해당 역할을 하는 뇌의 부위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전 연구들에서 이 부위는 재정적 불확실성 및 위험 회피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쇼크, 구역질 나는 냄새, 부당하게 취급 받은 것으로 인한 사회적 불편한 기분과 같은 인체의 감각과 연관된 부정적 감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수익 참여자들의 뇌 분석 데이터에서 주식의 구입에서 매도로 바꾸기 전에 뇌섬엽의 활성이 잠시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이에 대하여 Camerer 박사는 “당시에도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의 가격 추세에 따른다면 비관적인 예측을 할 수 없었다. 우리는 이것이 진짜 위험 신호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저수익 참여자들의 뇌섬엽 활성은 감소하여 자신들의 비이성적 과열이 지속적으로 체크되지 않게 만들었다고 한다. 

연구팀의 일원인 Virginia Tech 산하 Carilion Research Institute의 Human Neuroimaging Laboratory 책임자인 Read Montague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그룹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각 개인의 뇌는 개별적으로도 강력하지만 그룹을 형성했을 때에 다리, 우주선, 현미경, 심지어 경제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사회적 마음(social mind)을 이해하는 신경과학의 새로운 선도분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자료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