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지금 마이크로-나노로봇의 물결을 탄다 유럽은 지금 마이크로-나노로봇의 물결을 탄다 관리자 기자 2006-12-05 16:58:36

Reporter’s Site _독일 Klocke Nanotechnik CEO Dr. Volker Klocke
세계 마이크로 나노로봇 권위자와의 단독 인터뷰

차세대 로봇산업의 패러다임이라 일컫는 ‘마이크로-나노로봇’.
세계적으로 로봇기술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나노로봇 기술이지만 국내에서의 기반은 여전히 취약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1월 세계적인 마이크로-나노로봇 기술의 권위자인 독일 Klocke Nanotechnik社의 CEO인 Volker Klocke 박사가 방한했다.
본 내용에서는 방한기간의 바쁜 일정가운데서 『월간 로봇기술』과 단독 인터뷰를 가진 Volker Klocke 박사와의 만남을 통해 유럽로봇 시장에서 일고 있는 변화를 전한다.
취재 정요희 기자(press1@engnews.co.kr)


마이크로-나노로봇의 정밀도는 어느 정도이며, 힘은 어느 정도까지 낼 수 있습니까. 매크로와 비교하여 설명해 주십시오.

마이크로-나노로봇(이하 나노로봇)은 1nm(나노미터)의 정밀도를 가진 여러 개의 나노모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나노모터에는 2nm의 정밀도를 가진 위치센서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나노로봇은 2nm의 서보제어가 가능한 매우 정밀한 로봇입니다. 힘에 있어서도 매크로 로봇은 자신의 무게에 못미치거나 비슷한 힘을 내는 반면, 나노로봇은 자기 무게의 6배까지 들어 올릴 수 있으며, 누르는 힘의 경우는 50G까지 가능한 코끼리가 한 발로 서 있는 힘의 몇 배에 해당합니다.
다만, 나노 세계에서는 로봇이 그리퍼(집게)를 이용하여 미소한 물체를 들어 올리는 것보다 떨어뜨려 놓을 때의 기술이 더욱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미소한 물체는 그리퍼 표면에 일단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은 매크로 로봇과 크게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노로봇으로 조작가능한 최대 무게는 어떻게 됩니까.

나노로봇은 10~15g 정도의 무게로, 버티는 힘은 2kg, 들어 올리는 힘은 100g, 놓을 때의 힘은 10g까지 가능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나노로봇이 단순히 힘이 크다는 것보다 기존 매크로 로봇에 비해 실제로는 몇 천배의 힘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를 자중대비파워라고 하는데 매크로 로봇과는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것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매크로 로봇의 자중대비파워로는 크기에 비해서 탱크를 들어 올릴 수 없지만 나노로봇은 탱크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특별한 성능을 보이는 나노로봇의 재질은 무엇인지요.

먼저 질문에 대한 답변은 ‘비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노로봇은 그 재질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밀제어, 나노구동, 기계제조 등 여러 분야에서 특허출원을 받았는데, 여기에는 재질도 포함됩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의 나노로봇 연구보다는 좀 더 고급화된 기술이라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압전소자라 하는 기술을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합니다.


나노로봇이라 하더라도 신뢰성이 중요할텐데, 이를 위한 검증은 어떻게 진행합니까.

독일에는 PDP라고 하는 도량형 인증기관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표준도량형을 측정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이 표준도량형에 일치한다는 자료를 받는 것, 즉 모두 같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해서 인증받게 되지만, 나노로봇의 경우는 방법과 의미가 다릅니다.
즉, 나노로봇의 경우 굉장히 작은 부분이 큰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에 특정결과에 따른 인증이 불가능하고, 저희가 측정하는 기계를 이용해 도량형으로 나타내서 인증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이들은 표준검사가 아닌 전수검사로 신뢰성을 테스트하는 ‘표준의 표준’인 것입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시장에서의 나노로봇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입니까.

먼저 유럽에서의 일반적 산업용 로봇시장은 침체되어 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는 로봇 제조에 있어서 고가의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인데, 이러한 분야는 현재 아시아나 동유럽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 지역에서의 일반적인 로봇제조 및 기술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렇지만 그 시장을 대신할 나노로봇이 있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현재 여러 산업공정의 1/3은 마이크로-나노 프로세싱에 의한 비용으로 소모되고 있어 그 시장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마도 이러한 분위기는 일반 산업용 로봇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및 동유럽 지역으로 곧 옮겨져 전 세계적인 관심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나노로봇은 차세대 로봇이라 하여 아직은 미래의 로봇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단 나노로봇이 미래의 로봇이라는 의견에 동감할 수 없습니다. 나노로봇은 이미 상용화된 실질적인 기술이고, 현재 곳곳에 보급된 로봇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경우는 벌써 1998년부터 나노기술 및 로봇이 폭넓게 보급되기 시작했고, 이 기술을 이용한 생산을 확산시키기 위한 네트워크도 탄탄히 구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실제로 나노로봇은 우리 실생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사용하는 휴대폰이나 자동차, 의료기술 등의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유럽에서는 전자의료카드를 사용하는데, 이 안에 들어있는 작은 칩을 통해 소유자의 인슐린 분비까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나노기술과 로봇으로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이 반도체기술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 반도체 기술은 60~70년대에 처음 나와서 지금까지 계속 발전을 해오고 있는 것과 더불어 90년대 이후부터는 이 기술에 나노기술을 접합시켜 나노기술 및 로봇의 수익성과 경제성에 대한 기대를 한껏 올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직 한국에서는 나노로봇이 차세대 로봇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미 유럽과 미주지역에서는 보급화 되어 일반화된 현실속의 로봇인 것입니다. 


나노로봇이 현실속의 로봇이라면, 이후로 생각하는 미래로봇에서의 상용화기술로는 무엇이 있겠습니까.

바로 앞에 보는 이 제품이 바로 미래기술입니다(Klocke 박사는 손바닥 위에 올릴만한 직교좌표 나노로봇을 가리킴). 이것도 사실은 10년 전부터 이미 개발이 되었기 때문에 미래기술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로봇은 1992년부터 개발을 시작해서 10년 이상의 시간동안 공을 들여 제작한 것으로, 눈으로 보기에는 ‘로봇’이라 하기 굉장히 미흡해보일 수도 있지만 이 로봇이 가진 퍼포먼스는 굉장합니다. 산업용 로봇이 갖는 정밀도를 20 um라고 한다면,  나노로봇은 매크로 로봇의 10만배에 달하는 정밀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 정도의 정밀도를 갖는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전 세계에서 저희 회사가 거의 유일합니다.
아시아지역에서도 곧 이러한 나노기술을 이용한 로봇들이 로봇시장에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시아의 로봇시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먼저 아시아 지역은 로봇 생산 분야에서 매우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이완을 예로 들자면, 현재 타이완은 3개 지역에서 나노기술을 이용한 TFT 생산공정을 완성시키려는 노력이 상당한 관심을 받으며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일을 위한 움직임이 지역의 발전도 함께 가져온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회사를 중심으로 그 지역까지 발전시키는 것으로 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의 도시’가 탄생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은 타이완 지역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라 생각되는데, 로봇산업에 활용이 된다면 로봇기술과 함께 그 지역이 성장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성장시장으로서의 가치는 상당한 것 같습니다.
또한 정서상으로도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노력과 관심이 높기 때문에 로봇시장의 성장가능성은 높다고 봅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한국의 로봇시장에 대해서도 부탁드립니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연구 인력이 많은 편입니다.
또한 LCD/PDP 등과 관련한 기술과 노하우를 잘 확보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잠재해 있는 나노기술 밀 로봇시장의 가능성이 크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삼성, LG 등의 대기업 위주로 산업이 이끌리다보니 나노기술 및 로봇에 대한 표준이 내부적으로만 진행되기에 세계표준이 되기 위한 노력에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것은 어느 정도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는 일본의 경우보다 심하게 느껴지는데, 한국의 로봇기업들도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인터뷰를 위해 (주)NT 리서치의 김경환 대표이사와 KBS 국제회의 통역사 김세나 씨가 수고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