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반도체 업계는 `이런 로봇기술`을 주목한다 반도체 장비 기술 동향 정대상 기자 2014-02-03 18: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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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특히 전반적인 산업계의 IT화가 진행되면서 반도체의 역할 비중은 더욱 커졌으며, 산업의 혁신을 위해서는 반도체의 혁신이 선결조건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벌어졌던 삼성전자와 애플이 시스템 반도체 때문에 각을 세운 적이 있다. 사실 한국은 대대로 쌀 중의 쌀이라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강국이었지만, 최근 고부가가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관련 공정 기술을 위한 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본지에서는 개략적인 반도체의 개념과 업계가 주목하는 다양한 기술, 더불어 이에 대응하는 로봇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인텔의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의 이름에서 따온 ‘무어의 법칙’은 소정의 기판에 에칭해 넣을 수 있는 마이크로칩 트랜지스터의 숫자가 18~24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경험적 법칙을 말한다.

반도체 산업에서 파생되어 이 분야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이 법칙은 반도체 기술력이 고도화되고 집적화가 진행될수록 그 한계가 도래했다는 전망이 대두됐다. 
지난 1987년 경 무어의 법칙에 대한 한계가 지적됐고, 이후 1990년대 후반에는 무어가 설립한 인텔의 연구자인 폴 패컨이 이 법칙이 곧 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종결론에도 불구하고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공정 및 기술력의 혁신과 더불어 장기간 지속되어 왔다.

최근에는 브로드컴의 CTO겸 회장인 헨리 사무엘이 “미세화의 한계는 5㎚에서 7㎚ 프로세스가 될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28㎚ 프로세스 이후 가격이 너무 비싼 점을 들어 “미세화의 매력은 희미해지고 있고, 무어의 법칙은 머지않아 종결을 맞이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간 기술 시대의 진화를 안정적으로 견인해 온 무어의 법칙이 서서히 끝나가고 있음을 현 반도체 업계 간부가 직접 밝힌 것이다. 

일각에서는 무어의 법칙이 반도체 발전을 주도해온 것은 맞지만, 오히려 안정적이고 절대적인 로드맵이 생김으로 인해 기술의 혁신이 부재했다는 의견도 있다. 즉, 미래의 기술을 미리 ‘정해 놓고’ 여기에 맞춰 반도체 기술이 발전되어 왔다는 뜻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고성능 컴퓨팅 시장의 지형 변화와 무어의 법칙의 종말을 선언하면서 이것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기존 기술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많은 컴퓨팅 기술이 급진적으로 혁신되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국립과학재단 역시 최근 예산 요청 보고서에서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거침없는 혁신을 위해서는 새로운 과학적, 수학적, 공학적, 개념적 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어의 법칙이 절대적인 진리를 나타낸다는 인식이 약해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28㎚ 이후 프로세스 기술에서 성능당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경우 무어의 법칙이라는 로드맵에 따른 기술발전으로 소비전력, 비용 모두 우위성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향후에는 성능과 소비전력을 제외한 비용 측면에서 이득을 얻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이에 최근에는 무어의 법칙의 후속 세대에는 더욱 고부가가치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이미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칩을 에칭하는데 이용되는 빛의 파장보다 더 작아져 있는 상태로, 추후에는 실리콘이 아닌 그래핀 등의 신소재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 반도체를 제패해야 세계 시장 석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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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눌 수 있으며, 한국은 그 중에서도 ‘쌀 중의 쌀’로 불리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대규모 시설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룩함으로써 비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요소이다.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300~400여 개의 공정이 필요하며, 수천 명의 엔지니어가 협업해야 세울 수 있는 고단위 공정으로, 흔히 업계에서는 1등 이외의 2등이 필요 없는 ‘승자 독식의 세계’로 평가된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반도체 장비기업 및 로봇기업들은 언제나 메모리 반도체 투자 소식을 민감하게 파악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는 휘발성 메모리인 D RAM, SRAM 등과 비휘발성 메모리인 Flash메모리 등이 있다. D RAM은 SD, DDR, DDR2, DDR3 등 PC메모리에 주로 탑재되며 정보 처리 속도와 그래픽 처리 능력에 따라 역할과 종류가 분할된다. 지난 2013년 12월에는 삼성전자가 8GB LPDDR4 모바일 D RAM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복잡한 구조의 반도체로, 쉽게 말하면 여러 회로를 한 기판에 잘 집약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때, 회로가 엉켜서는 안되기 때문에 정밀하게 집어넣는 설계 기술이 중요하다. 더불어 고객사의 사정과 규모에 따라 제작되어야 하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처럼 일정한 규격이 없다. 즉, 주문제작 혹은 창의적인 설계로 제조되기에 표준화를 통한 양산은 불가능하지만 기능에 따라 높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들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인텔, ARM, 퀄컴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1988년 51%에 달하는 세계 시장 점유율을 가졌던 일본이 현재 15% 이하로 추락한 이유가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일본을 비롯해 한국기업들의 관심도가 높아져 시장 참여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스템 반도체 기술 동향
시스템 반도체 세계 시장은 2,600억 달러 규모로 메모리 반도체보다 4배가량 넓은 시장이며, 국내 기업의 경우 AP, CIS 등 시스템 또는 세트 기업과의 특수 관계가 있는 일부 품목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나 시장 점유율 자체는 5.1%에 불과하다. 

시스템 반도체는 IT기기의 지능화 및 유연한 작동을 위해 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를 내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했으며, 정보 전달 저장을 위해 유·무선 통신 기능과 대용량 메모리 내장, 터치 디스플레이 구동 기능과 음성 및 모션 인식 기능을 포함하는 등 스마트 및 융·복합 기술과 시장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통합 SoC(System on a Chip)로 발전하고 있다.

급변하는 IT 시장, 시스템 반도체 제조 기술도 진화
1세대 반도체 IDM(Integrated Device Manu facture)에서 하드웨어의 단편적 기능을 담은 다양한 시스템 반도체를 셀 및 게이트 레벨에서 설계·제조했고, 이후 2세대는 시스템 반도체의 복잡해진 기능을 게이트 모델로 설계하기에는 한계를 느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를 활용한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툴과 HDL(Hardware Description Language) 컴퓨터 언어가 개발됐다. 3세대는 빠르게 변화하는 IT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짧은 기간에 설계가 가능한 IP(Intellectual Property) 기반 디자인 기법이 연구·적용됐다. 

4세대라 할 수 있는 현재는 스마트와 융합 열풍으로 인해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성능 요구사항을 최단 기간에 제품으로 출시하고, 이후에도 꾸준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플리케이션 SW와 OS를 내장하고 유연하게 구동할 수 있으며 저전력 및 고성능 하드웨어로써의 기능까지 포함하는 SoC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1~3세대를 아우르는 모든 설계 및 검증 방법을 포함하면서 SW와 HW를 최적으로 분할하고 동시에 설계·검증하는 플랫폼 기반 디자인 방법이 연구·적용되기 시작했다. 

반도체 로봇기업 기술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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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기술 발전과는 별개로 웨이퍼 이송로봇은 안정성과 생산성을 목표로 지속 발전되어 왔다. 
반도체 장비에 적용되는 웨이퍼 이송로봇은 크게 웨이퍼를 적재한 카세트를 프로세스로 반입시켜주거나 진공이 아닌 공정에서 웨이퍼를 이송해주는 대기용 로봇과 표면을 깨끗하게 정렬해 무엇인가를 입혀야 하는 CVD, PVD 등의 공정에서 웨이퍼를 적재·수납하는 진공용 로봇이 있다.

웨이퍼 이송은 그 자체가 반도체 제조공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파티클의 원인이 되고 또한 공정 수율을 결정하는 택타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로봇을 사용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반도체 로봇기업들은 안정성과 더불어 효율적인 로봇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효율을 추구하기 위한 대표적인 모델이 4축 자유도를 지닌 듀얼암 타입의 웨이퍼 이송로봇이라 할 수 있다. 상단부에 위치한 암이 카세트에서 웨이퍼를 꺼내 반도체 장비에 집어넣고, 하단부에 위치한 암이 작업된 웨이퍼를 다시 카세트에 수납함으로써 보다 빠른 작업이 가능하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다이헨 역시 반도체 장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컨트롤러가 일체형으로 구성된 웨이퍼 이송로봇을 개발, 반도체 장비 설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도 했다. 

웨이퍼 그립 부분에 있어서도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엣지그립 타입이 보편화됐다. 현재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야스카와의 경우 80%가량의 로봇이 엣지그립이다. 

이 밖에도 정전기를 이용해 공중에 띄워 웨이퍼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는다거나, 진공과 프래쉬에어를 이용해 바람을 불고, 당기는 힘을 정확히 조절함으로써 공중에 웨이퍼를 띄워 이송하는 방식도 있다.   

주목받던 450㎜ 공정, 지금은?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가 5~7㎚라는 전망이 나오는 지금 새로운 재료나 프로세스 기술, 3차원 적층 칩 개발, EUV 리소그래피 기술, 450㎜ 웨이퍼 제조 기술 등 모든 종류의 설계 기술 최적화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제조비용의 세이브를 위해 각광받던 450㎜ 웨이퍼 제조 기술이 최근에는 장비 안정화 이후 수율을 끌어올리기까지 투입되는 비용대비 투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웨이퍼 공정이 200㎜에서 300㎜로 전환될 때는 장비를 교체하는데 많은 투자비용이 들어가도 3년만 지나면 투자대비 몇 배의 이득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450㎜ 웨이퍼의 경우, 지금 시점에서는 감가상각이 끝나지 않은 300㎜ 사용자가 굳이 450㎜ 제조 공정으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다. 한 로봇기업 관계자는 “200㎜ 웨이퍼 공정을 450㎜ 웨이퍼 공정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괜찮을 것 같지만, 한국 기업들의 경우 300㎜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급하게 450㎜로 전환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도체 장비기업 입장에서도 부담은 마찬가지다. 비록 가격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450㎜ 웨이퍼의 가격은 고가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곧 새로운 450㎜ 반도체 장비를 제작했을 때, 장비에 대한 테스트 진행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반 여건에도 불구하고 450㎜ 웨이퍼 공정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다.  

2014년, 국내 반도체 로봇기업 비상(飛上) 기대
2014년에는 반도체 분야의 투자소식으로 인해 반도체 로봇업계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3년 반도체 시장의 투자가 특히 박해서 더욱 기대가 큰 듯싶다. 투자가 기대되고, 시장 활황이 예상되며 반도체 로봇기업들은 저마다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 그리고 엔드유저의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인 납기 대응을 위해 단단히 준비하고 있는 상태이다.

*참고 전자통신연구원 「시스템 반도체 산업 동향 및 경재력 강화 방안」 中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