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기능 생활지원 지능로봇 기술개발사업단 김문상 단장] 로봇의 지능과 노인공학의 융합으로 세계적인 실버로봇 선보일 것
[인간기능 생활지원 지능로봇 기술개발사업단 김문상 단장] 로봇의 지능과 노인공학의 융합으로 세계적인 실버로봇 선보일 것
정요희 기자
2006-09-20 08:57:01
<편집자 주>
지난 7월말 산업자원부는 본격화된 지능로봇 프론티어 2단계 사업을 통해 노인과 장애인을 돕는 실버로봇과 보행보조로봇을 개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실버로봇은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50∼60㎝의 키에 이동과 서비스 기능을 갖추어 노인의 맥박과 혈압 등을 수시로 점검해 건강관리를 해주고 장기두기, 애완동물기능 등 상호작용으로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여 노인복지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리라 기대된다.
이에 지난 3년간 프론티어 사업으로 개발된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실버로봇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사업단의 김문상 단장을 만나 향후 개발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취재 정요희 기자(press1@engnews.co.kr)
Q. 인간기능 생활지원 지능로봇 기술개발사업단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지능로봇기술은 생활환경의 지능화와 미래에 다가올 고령화 사회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핵심기술입니다. 이러한 지능로봇의 원천기술을 개발하여 새로운 서비스로봇 산업의 든든한 기반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미래 우리나라 기간산업의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저희 인간기능 생활지원 지능로봇 기술개발사업단(이하 사업단)입니다. 또한 사업단이 진행하는 프론티어 사업은 말 그대로 선구자적인 입장에서 개발하기 때문에 10년이라는 장기간 사업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로봇의 원천기술 개발이 근본적인 목표라 했는데, 이것은 결국 ‘지능’으로 모아집니다. 로봇이 로봇다워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똑똑해질 것이냐로 이야기될 수 있는데, 인간이 일상적으로 기대하는 진정한 서비스가 가능한 지능형로봇은 현재로서는 매우 어렵습니다. 물론 지금도 산업현장에서는 정해진 환경에서 어렵고 일정한 동작을 하는 산업용 로봇을 쉽게 만나볼 수 있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이야기하는 지능로봇은 산업용 로봇과는 다릅니다. 지능형 로봇이란 결국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스스로 학습하고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로봇을 일컫습니다. 결국 사업단의 역할은 이러한 능력을 갖추어 인간이 기대하는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원천적인 로봇 기술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Q. ‘지능로봇 프론티어 2단계 사업’에서 3년간 개발된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실버로봇을 개발하여 내년 말 출시한다고 하는데, 시간적으로 가능한 일인지요.
A. 말씀하신대로 이제 3년간의 핵심기술을 개발했던 1단계가 끝났고,올해 4월부터 2단계 사업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2단계 사업에서 실버로봇을 개발하여 내년 말 출시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실버로봇에 대한 기대치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우리가 기대하는 모든 서비스가 로봇에 의해 해결된다는 차원이라면 앞으로도 10~20년은 걸릴 것입니다.
내년에 시제품으로 만들어질 실버로봇은 노인들에게 가장 기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첫 번째 버전입니다. 우선 몇 가지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프로토 타입을 준비하고 있는데, 팔리는 로봇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우선 노인의 고독함을 달래주고, 같이 게임도 하는 등 로봇을 통해서 로봇과 인간 간의 새로운 사회를 형성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요한 기능으로서는 약 먹을 시간을 기억하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교육을 통한 인지능력 향상을 도모하게 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기본으로 하여 점차 그 기능을 확대한다면 이 분야에서 팔릴 수 있는 로봇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또, 현재 2~3세 수준이 7~8세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 했는데, 기존의 로봇에서 어떠한 기능들이 추가되고 보완됩니까.
A. 사실 2~3세, 7~8세라고 하는 연령수준으로 설명하는 것은 일반인들이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로봇이 그 연령에 맞는 행동을 모두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한 표현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2~3세의 연령은 남을 위한 서비스를 할 수 없는 일방적인데 비해, 곧 선보일 7~8세 수준의 로봇은 심부름이 가능하고, 사리를 판단하며 노인생활을 돕는 사회성을 가진 로봇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즉, 노인에게 고독함을 잊게 해준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입니다. 노인 스스로에게 자신이 로봇을 통해 돌봄을 받고 있고, 돌봐줄 대상(로봇)이 있다는 점에서 정서적인 안정을 줄 수 있기에 첫 번째 프로토 타입 로봇은 그런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업단에서는 육체적인 지원이 가능한 로봇도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노인의 이동을 돕는 형태로 개발되어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결국 정서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 두 가지가 따로 개발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이 기술들이 하나로 모아져 친구 같은 로봇이 노인의 삶을 편리하게 해줄 것입니다.
Q. 사업단이 노인복지용 로봇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개발하고 있는 로봇기술이 허황되게 끝나지 않으려면 어딘가에 적용이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서 사업단은 그것을 ‘노인복지로봇’으로 잡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노인복지’라는 아이템 자체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정부의 복지정책과 발맞춰가야 하는 특징으로 기업에서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가 우리 사업단이 노인복지문제를 로봇에 적용하자고 하는 목표를 갖게 한 것입니다.
또한 노인복지는 상당히 어려운 분야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가장 도전적이기도 한 분야로 프론티어 사업단의 취지와도 잘 맞습니다. 프론티어 사업이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갖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인을 위한 로봇시스템을 상징적으로 만들어서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즉, 실버로봇은 하나의 전략적인 선택인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노인에 적용할 것을 처음부터 정해놓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로봇을 만든다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더욱이 우리 사업단은 개발된 원천기술들을 실버로봇에 집중시켜 선보일 것입니다.
Q. 사업단은 처음부터 실버도우미 로봇개발을 목표로 준비해왔고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2015년에 노인 도우미 인력을 10% 대체하는 것은 시장이 열려야 가능한 것 아닌지요.
A. 로봇시장을 열어 사업화하는 것이 사업단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지만 로봇기술이 잘 개발되어 10%를 대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수치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결코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시장이 열리려면 로봇의 공급과 수요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노인용 로봇시장은 다른 로봇과는 달리 특수한 점이 있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노인복지문제는 사회복지와 연결되어 있어 사회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로봇으로, 로봇이 노인복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복지정책으로 실버로봇을 확대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최근 자동휠체어를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과 마찬가지 개념으로 보면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복지사회로 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그런 방법론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11개 기업과 20여개 대학, 연구소 등 600여명 이상의 대규모 연구 인력이 참여하게 된다고 하는데, 개별적인 연구가 많은 상황에서 협력하는 모습이 돋보이는 만큼 의견조율의 어려움이 있을 듯합니다. 이로 인하 장/단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로봇’이라는 분야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오감과 지능, 육체적 기능 등의 여러 가지 인간기능이 로봇을 통해 모두 만족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로봇을 개발함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조건, 즉 필요조건인 것입니다. 사실 각계의 전문가들이 모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국/내외에서 누구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사업단이 이것을 진행하고 있음에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이 만든 기술을 다른 사람이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데, 우리 사업단내에서의 노력을 통해 이를 가능하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업단과 함께 하는 600여명의 전문가들은 ‘실버로봇에의 로봇지능의 적용‘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10년이라는 펀딩을 보장받았기에 장기간적인 계획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통합적으로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들이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이러한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깃발을 올리고 정해진 목표를 위해 뒤고 안보고 달려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이기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프론티어 사업단은 사업단장의 책임 하에 모든 것이 이뤄지는 체제를 가지고 있어 사업단장의 절대적인 책임과 권한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시스템으로 매우 유연하고 강한 연구집단을 구성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600여명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로봇기술을 개발하게 되면 이를 통합하게 될 텐데 이로 인해 표준화가 가능할 듯합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A. 이미 국내/외에 표준화 관련 단체들이 존재하여 그 역할을 다해 주리라 믿기에 우리 사업단은 표준화 자체를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국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로봇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로봇기술을 개발함에 있어서 기본적인 OS나 플랫폼을 같은 것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같은 로봇플랫폼 30대가 사업단 내에 공급되었고, OS 역시 리눅스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이 그 예입니다.
또한 결과산출물의 형태 역시 통일하여 사업단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사업단 내에서 이렇게 주요한 몇 가지를 표준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표준화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원하는 기능만 가져다 쓸 수 있는 시스템이 이상적인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원하는 형태의 로봇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개발된 로봇기술들을 레고블록처럼 가져다 쓰게 되면 로봇산업의 발전을 더욱 앞당길 것입니다.
Q. 국내 로봇산업의 분위기 평가와 함께 향후 사업단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최근 로봇관련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 관심이 높아졌는데, 매우 급하게 진행되고 있는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로봇산업은 급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선진국에서도 로봇산업에 쉽게 손을 대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원천기술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상업화에만 치중된다면 오히려 발목을 잡힐 수도 있습니다.
좀 더 빠른 결과들을 보여주면 물론 좋겠지만 적절한 선택과 집중으로 정확한 개발방향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특히, 프론티어 사업단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좀더 장기적인 측면에서 원천기술들의 확보에 그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에 더 큰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이를 위해 사업단에서도 여러 모로 좀 더 잘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으니 관심과 믿음을 갖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www.irobotics.re.kr
TEL. 02)958-6988
FAX. 02)958-6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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