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쟁점 떠오른 `재벌규제´
한-미 쟁점 떠오른 `재벌규제´
김정화 기자
2006-09-07 09:44:05
FTA 협상 앞두고 미국 제기...국내 재벌 비판 여론 속 우려의 눈길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3차협상이 시작됐다.
그런데 시작부터 재벌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미국이 한국에 재벌규제 요구를 제기함으로써 공론화된 것이다.
미국 협상단의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는 5일(현지시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벌 규제에 관한 문제를 “경쟁분과에서 다루는 사안”이라고 공식화했다.
커틀러 대표는 “한국 정부가 반독점법 관련 규정을 대기업, 중소기업, 외국기업에 대해 동일하게 비차별적으로 적용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도 덧붙였다.
미국의 재벌규제 요구 가능성은 사실 충분히 예상돼 온 일이다. 미국이 이번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통해서 내놓은 요구들이 단순한 상호 수출입 확대에 그치지 않고 내수시장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제도까지 망라돼 있었기 때문이다.
의약품 포지티브리스트, 자동차 세금 부과기준, 한국의 교육시장이나 법률시장 개방문제 등이 이런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제도들은 원래 수출입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들이다. 무역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제도들이다. 그렇지만 관련 상품과 서비스의 조달과 공급에 국내외 기업이 참여하게 된다.
이는 미국의 사법제도가 미국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형사 민사사건을 다루기 위한 제도이고, 교육제도 역시 미국 국민의 교육을 위한 제도인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외국인은 부분적으로 또는 필요에 의하여 미국의 제도에 참여한다. 미국의 수능시험이라 할 수 있는 SAT시험은 미국 대학에 들어가려는 한국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처럼.
한국이 미국의 이와 관련된 요구를 들어줄 경우 그 혜택도 미국의 수출기업이 아니라 주로 내수업체가 누리게 된다. 이를테면 한국의 법률시장을 열어주면 미국의 법률회사가 진출기회를 얻게 된다.
재벌 규제도 이와 비슷하다. 지금까지 거론돼 온 재벌의 폐해는 주로 국내 중소기업이나 소비자에게 미치는 것이다
이를테면 문어발식 확장이나 과다한 차입경영, 독과점 그리고 지배구조 등에 집중된다. 다시 말해 우리 시각으로 볼때 이는 엄연히 국내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벌의 탐욕으로 인한 국민경제의 왜곡 문제가 흔히 지적되기는 하지만, 대외무역협정에서 다룰 문제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외국기업이나 정부에서 보기에는 재벌의 존재가 한국 시장 진출에 장애요인이라고 보는 듯하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이런 장애요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결심’했을 가능성이 크다.
해외에서 나오는 이같은 비판은 과거에도 외국 경제인들로부터 흔히 제기돼 왔다. 1997년 IMF 위기 직후에도 “한국의 재벌은 첨단산업으로부터 영안실까지 모든 것을 다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국내문제´이던 재벌문제가 `국제문제´로 변해서 이제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테이블에서 정면으로 다뤄지게 됐다. 단순한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흥정´의 대상인 것이다.
흥정의 당사자는 통상문제에 관한 한 냉혹하기 그지 없는 사자다. 그리고 그 사자는 우리가 불러들였다.
정부가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 협상에 나섰으니, 이번에는 적당히 빠져나가기도 어렵다. 빠져나가려 하면 다른 분야에서 더 양보하거나 우리의 요구사항 가운데 일부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지금까지 대체로 재벌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이를테면 비자금 조성이나 과도한 문어발 확장 등의 행태에 대한 국민과 전문가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그렇지만 외국의 입김과 압력에 따라 재벌을 규제하는데 호의적인 사람들은 별로 없다. 국민 대부분은 국내에서 합리적인 논의와 타협을 통해서 질서 있게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재벌문제가 한-미간의 협상과 흥정의 대상이 되는 것에 국민들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런 ‘국내문제’를 외국의 요구에 의해 함부로 다뤘다가는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도 있다. 기세가 오른 미국이 다른 예민한 문제에도 더 까다로운 요구사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 제기될 예민한 문제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런 까닭에 협상초반부터 미국의 요구에 의해 재벌 문제가 흥정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많은 국민들에게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 만큼 정부의 향후 대응에도 새삼 큰 관심이 쏠리기도 한다.
재벌체제의 합리적 개선과 한-미 자유무역협정이라는 두가지 큰 난제를 앞으로 정부가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출처 : 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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