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시설 로봇을 위한 원격조작 시스템의 기술동향(下) 극한작업에서의 인간-로봇 협력 프로젝트 정대상 기자 2013-04-08 10:50:39

Expert View-2

 

극한작업에서의 인간-로봇 협력 프로젝트
원자력 시설 로봇을 위한 원격조작 시스템의 기술동향(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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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원격조작 시스템의 개요
2. 원자력 시설 로봇을 위한 원격조작 로봇 시스템의 기술동향
3. 해외 원격조작 로봇 시스템의 개발전략
4. 국내 원격조작 로봇 시스템의 개발전략
5.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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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작업 로봇 중의 하나인 원자력 시설 로봇을 편하고 실효성 있게 조작하기 위해서 텔레오퍼레이션, 텔레이그지스턴스, 텔레프리전스 등 원격조작 시스템에 대한 연구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격조작은 극한작업용의 인간-로봇 시스템에서 로봇의 환경적응능력을 최대한으로 살리면서 안전한 원격지점으로부터 인간 조작자의 거시적인 판단과 조작에 따라 능률적으로 작업을 실시하는 것이다. 본지에서는 원자력 시설 로봇을 위한 원격조작 시스템의 기술동향을 알아보고, 더불어 국내외 원격조작 로봇 시스템의 개발전략 등을 연재를 통해 다뤄보고자 한다. 

 

4. 국내 원격조작 로봇 시스템의 개발전략

원자력.bmp    캐롯.jpg

그림1. 이동형 로봇 KAEROT                              그림2. 중수로 핵연료 교환기 비상구동 이동 로봇

 

비파괴.bmp

그림3. 배관 내부 결함 비파괴검사 로봇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는 2010년 말 기준으로 고리 1~4호기(BWR), 울진 1~2호기(BWR), 울진 3~6호기(KSNP), 월성 1~4호기(CANDU 로), 영광 1~2호기(BWR), 영광 3~4호기(System 80), 그리고 영광 5~6호기(KSNP) 등 20기이며, 아직 폐기 해체 중의 원자로는 없다.
2008년 2월에 정부의 조직개편으로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통합되어 지식경제부가 탄생하게 되고, 로봇 소관부서가 단일화되면서 추진력은 강화되었다. ‘지능형 로봇 개발 및 촉진법’이 제정되면서 로봇 특별법에 근거한 국가전략인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2013년 로봇 3대 강국, 2018년 로봇 선진국가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비전의 추진전략으로서는 △세계적인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역량 제고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선제적 수요확산 △로봇 산업 도약을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구축(다차원적 전문인력 양성, 표준/인증체계 확립, 법/제도 개선 및 윤리헌장 제정, 투자재원 확보, 산업 활성화 지원 시스템 강화) △산학연관 연계를 통한 범국가적 협력체계 구축 등이다.

현재 인명구조에 직접 응용될 수 있는 극한(위험)작업 로봇은 협소한 구역탐사 로봇, 원자로 내부검사 로봇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학 연구실에서 개발한 배관검사 로봇은 2자유도 조향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직경이 일정치 않은 관과 분기되는 관, 특히 수평이 아닌 수직관에서의 자유로운 이동과 조향이 가능한 우수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국내 전력의 4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원자력 발전소 안전성 관련 기기의 점검 보수 기술의 확보는 원전 신뢰도 향상 차원에서 필수적이다. 1978년에 고리 원전이 상업 발전을 개시한 이후 국내의 원전 발전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안전성 관련 기기의 유지 보수작업도 빈번해졌으며, 이에 따라 감시 점검 및 유지 보수를 위한 로봇 기술은 국가적 차원에서 확보해야 할 핵심기술이 되었다.
원자력 시설 원격조작 로봇은 원자로 냉각재 계통의 배관 절단, 고 오염 구역의 제염, 구조물 용접, 증기 발생기 전열관 검사 및 수리, 초음파 검사, 폐기물 저장소 감시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는 고방사성 지역에서의 작업자에 의한 작업을 원격조작 로봇으로 대체하여 작업자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작업의 정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로봇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원격조작기술, 고기능 로봇 기술 과제를 추진하여 핵심 요소기술을 구축했다. 1992년부터는 중장기 연구개발 과제와 연계하여 인간의 접근이 제한된 고방사선 지역에서의 감시 및 점검 작업 로봇을 연구·개발했다. 개발대상인 원격조작 로봇 시스템은 접근하기 어려운 고방사선 하에서 감시 점검 유지 및 보수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함으로써 작업의 안전성 및 신뢰성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원자력 시설 내의 주요 기기 사이를 이동하고 감시 점검 및 유지 보수작업을 위해서는 이동 기능이 구비된 로봇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원자력 발전소 감시 점검용 로봇 시스템은 각종 센서를 탑재한 이동형 로봇 형태이며, 원격지의 작업자에 의해 원격조작으로 제어된다. <그림1>와 같은 이동 로봇 KAEROT에는 작업 현장을 작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입체영상 및 그래픽 시뮬레이터 기능을 포함하는 가상현실 원격제어 기능을 구비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 로봇 연구팀은 정부의 전략산업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서 4년간에 걸친 연구개발 후에 가압중수로형 원자력 발전소의 핵연료 교환기에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발전소 운전을 중단시키지 않고도 이상 상태를 탑지하고 복구할 수 있는 ‘중수로 핵연료 교환기 비상구동 이동로봇?’을 개발했다.
<그림2>에 나타낸 바와 같이 중수로 핵연료 교환기 비상 구동 이동 로봇을 국내 원전 현장에 적용하면 원자력 발전소의 안정적 가동에 기여하고, 선진국으로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개발된 로봇에 적용된 원격 로봇 제어 및 비상조치 작업기술은 위험지역 내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원자력 관련시설뿐만 아니라 유동성 물질 취급설비, 화학 플랜트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융합기술개발부 김승호? 박사팀은 복잡하고 좁은 지름 10㎝의 배관 내부에 존재한 1㎜ 이하의 이물질, 파임, 돌출 등 미세한 결함까지 탐지해 낼 수 있는 배관 내부 결함 비파괴검사 로봇<그림3>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전력산업융합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2억 5천만 원을 투입하여 2009년부터 3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개발되었으며, 한국원자력 주관 하에 5개의 참여 기관과 대학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로봇은 네 방향에서 발사되는 레이저 주사를 이용하여 배관 내부의 모습을 3차원으로 복원한 다음에 고화질로 전송함으로써 1㎜ 이하 크기의 미세결함까지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다. 이동 시에는 0.1㎜ 간격으로 레이저를 발사하여 이동거리를 측정함으로써 로봇의 위치 좌표와 결함의 발생 위치를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또한 크기 대비 출력이 높은 모터를 선택함으로써 소형이면서도 충분한 구동력을 확보하고, 로봇이 배관에 접촉하여 나선형으로 이동하는 나사 구동방식을 채택하여 30㎏의 물체까지 견인할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을 얻음으로써 배관 내부를 최대 100m까지 이동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KIST는 극한(위험)작업 로봇의 개발을 완료하고 네트워크와 연동시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기반 기능을 갖추고 사람과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가능한 네트워크 기반 로봇을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 네트워크를 통해 전이가 가능한 소프트웨어 로봇, 지능형 서비스 로봇을 위한 핵심 컴포넌트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5. 결론  

 

가. 기술의 전망
장기간에 걸쳐서 운전되던 원자로는 핵연료가 장하(裝荷)된 노심부와 그 주위는 핵분열 반응 때 발생하는 중성자 조사로 여러 가지의 방사성 동위원소가 축적되어 있다. 그 가운데 반감기가 긴 방사성 동위원소는 운전이 정지된 후에도 오랜 세월 남아있게 된다. 이러한 구조물의 해체 피폭을 막기 위해서 원격조작 로봇에 의한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사용되는 로봇 장치는 일반 환경에서 사용되는 것과는 달리 내방사성이라는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하므로 앞으로의 기술개발이 더욱 요망된다.

여러 가지로 예상되는 재난 중에서 원자력 시설의 점검, 보수 및 해체작업 등을 위해 원격조작 로봇을 활용하는 것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비반복적인 작업을 정교하게 수행해야 하므로 시설물의 비정형 장애물을 인식하고 장애물 회피와 통과기능이 구비된 고기능이 요구되게 된다. 따라서 종래 로봇 공학의 검증된 기술들과 첨단기술, 인간에 의한 원격제어 등이 융합되어야 한다.
원자력 시설 원격조작 로봇을 비롯한 여러 가지 재난대응 로봇에서 요구되는 기술수준의 난이도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 시점에서 가능한 모든 검증된 핵심기술 뿐만 아니라 미래 지향형의 기술도 발전적으로 검토되어야 하며, 동시에 인간이 지각과 인지능력도 최대한 이용되어 이 모든 것이 종합되어야만 한다. 또한, 고온의 극한환경에서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로봇의 제어기, 작동기 및 센서를 보호하는 내화기술과 내화 시스템 개발을 통한 극한환경하에서의 작업수행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원자력 시설 원격조작 로봇 기술을 비롯한 재난대응 로봇 기술은 연구개발 역사가 길지 않은 신생기술로서 오늘날 일부 국가가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국가들은 초보적인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체계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시장선점과 세계수준의 재난대응 로봇 기술 보유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재난대응 로봇 기술을 발전시킴에 따라 원자력 시설 로봇을 비롯한 자율주행 국방 로봇, 우주탐사 개척 로봇 및 심해탐사 로봇의 개발 등 국가전략 분야에 활용도가 크게 제고되어 나갈 전망이다.

 

나. 정책제언
우주, 심해, 원자력 시설 등 인간이 들어가기 어렵고, 또한 정비되지 않은 작업 환경 하에서의 작업에는 마스터 슬레이브 머니퓰레이터(Master Slave Manipulator)가 중요하지만 그 작업의 관리를 비롯한 마스터 슬레이브 조종까지도 조작자가 모두 수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마스터 슬레이브에 자율 기능을 부여하고 조작자의 지원을 가능케 한 텔레오퍼레이터(Teleoperator)의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하겠다.
원자력 시설을 비롯한 극한(위험)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원격조작 로봇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텔레오퍼레이션(Tele-operation) 기술과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을 이해해야 한다. 로봇기술과 가상현실 기술이 융합된 것이 원격조작 시스템 기술이며, 이를 더욱 다양화되고 고도화시키기 위해 촉역각 장치를 비롯한 각종 연구가 다양하게 추진되도록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담보되어야 하겠다.

극한(위험)작업 로봇의 경우 제조업 로봇 관련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극한(위험)작업 로봇으로의 기술 확대, 메카트로닉스 관련 다양한 산업기반과 세계적인 IT 기술 보유국가로서의 장점을 살릴 수가 있다. 또한 10대 신성장동력으로서의 상호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와 극한작업 로봇의 세계시장이 아직은 초기형성 단계임을 감안하면 선도국가로서의 기회는 물론 향후 국내 유망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들은 로봇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국가별 성향은 형편에 따라 사뭇 다르다. 일본은 주로 개인 및 공공 서비스 로봇이 중심이고, 미국은 군사용, 극한(위험)작업용, 의료용 로봇 중심이며, 유럽은 의료, 공공 서비스 로봇 개발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제조업용 로봇 시장 중심으로 강화하여 왔지만, 장차 부가가치가 높고 새로운 수요의 창출이 큰 극한작업용 로봇(원자력 시설 로봇, 심해탐사 로봇, 우주탐사 로봇)에 주력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시장개척의 기본방향은 산업표준분류의 체계화, 금융지원 확대, 신뢰성 확보를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의 확보, 법, 제도 개선 및 정비, 시범사업을 통한 시장 창출 기반 구축, 유통망 구축, 전시 및 홍보산업 강화 등을 들 수 있다. 연구개발도 중요하지만 시장성 있는 기술개발이 특히 중요하다. 앞으로는 우리나라가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군사용, 원자력용 등과 같은 극한(위험)작업용 로봇 분야에서 시장의 조기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이 2008년도에 시행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하겠다. 이런 공공분야 수요 확산정책을 통해 먼저 국내에서 기술을 상용화하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IT 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신제품 진입시장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원자력 시설로봇을 비롯한 전문 서비스용 로봇 분야의 중요한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로봇시장은 지금의 자동차시장에 버금가는 시장으로 커질 것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는 상태이다. 로봇 산업은 자동차산업과 IT 산업의 중간 정도의 성장속도를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확산되는 데에는 자동차산업과 같이 100여 년이 걸리지도 않겠지만 20여 년도 채 안 되어 어마어마한 규모로 시장이 커진 PC 또는 휴대폰 산업처럼 빠르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언제 지능 로봇 시장이 폭발적으로 형성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향후 이 산업이 세계적인 시장을 구축하게 될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자동차산업 다음으로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다만 인력이나 산업 규모, 이를 위한 연구개발 인프라가 약한 우리나라가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잘 짜여진 발전전략이 필수적이다. 부품산업의 지원, 표준화를 위한 노력,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연구개발 로드맵, 탄탄한 내수시장 확보를 위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 정책들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하게 준비되어야 한다.

 

* 본 분석물은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www.kisti.re.kr

 

필자약력  이순요 전문연구위원

              · 영남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공학사

              · 미국 시카고대학 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 일본 히로시마대학 대학원 공학박사

              ·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학과 교수

              · 대한인간공학회 회장

              · 고려대학교 산업경영공학부 명예교수(현)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전문연구위원(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