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의 의의와 배경
전 세계 자동차 수요층이 친환경성, 편의성, 안전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엄 세대로 변화하고 있고, 주요국들이 환경, 연비 및 안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바, 기업들이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제고하면서 친환경적인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게 됐다. 친환경차는 아직까지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비용이 비싸고 충전 인프라 환경이 열악해 여러가지 문제로 소비자에게 진입장벽이 높지만, 미국을 비롯한 각 나라에서 정부차원의 지원책과 보급 활성화 방안이 제안되면서 지속적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는 중국에 이어 전기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는 동시에 미래자동차 분야의 주요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다수 위치하고 있는 바, 미래자동차 시장전망 및 기술개발현황과 관련해 주요한 입지를 차지한다.
미국의 친환경차 시장동향 및 전망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수소전기자동차는 아직까지 연료전지 스택의 가격과 안정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면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자동차는 시장보급이 더딘 편인 반면,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배터리 전기자동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는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 친환경차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 시장 관련 전문 조사업체인 EVAdoption에서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 내에서 전기자동차 시장은 견고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의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배터리 전기자동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시장동향
자료원 : EVAdoption
상기 그래프를 보면, RAV4, Corolla, Escape, Explorer와 같은 기종이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2020년에 전년도 대비 대략 6만 대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배터리 전기자동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2020년에 전년도 대비 대략 6만 6천대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바, 이로 인해 발생되는 이익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새로운 기술의 전기자동차를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기여하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전기자동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시장동향(상 : 미국 전체, 하 : 캘리포니아)
자료원 : EVAdoption
시장조사기관인 IHS도 전기자동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전체 차량대비 전기자동차 점유율이 2020년에는 5%, 2025년에는 8%, 2030년에는 24%에 해당돼 2030년을 기점으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을 위협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경우 지속적으로 경기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첨단 기술분야의 고용이 활발해 미국 내에서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바, 상기 EVAdoption의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6% 이상에 해당하는 점유율을 보이는 2022년경에 이른바 ‘캐즘(Chasm)’이라고 불리는 경제적 현상, 즉 소수의 혁신적 성향의 소비자들이 지배하는 초기 첨단 기술 시장에서 벗어나 일반인들이 널리 사용하는 단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차 관련 주요기술의 시장 및 현황
전기자동차의 수요가 증가한 주요한 배경에는 배터리 기술혁신이 있었다. 즉, 배터리 기술 향상으로 에너지 밀도가 현저히 올라가면서 항속거리가 증가하고 전기자동차의 가격 문제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내연기관을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배터리 기술수준은 차량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까지는 리튬이온전지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전기자동차를 구성하는 배터리·전기구동 시스템 및 경량 소재 부분이 함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바, 전기자동차와 배터리는 불가분의 관계로 볼 수 있다. 현재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보편적인 이차전지는 리튬이온전지로서 단위 질량 당 에너지를 많이 축적할 수 있어 널리 사용된다.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전기자동차 전용, 호환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배터리셀 제조사는 이에 적합한 형상 및 크기의 배터리셀, 모듈, 팩을 개발하는 중이고, 실내공간의 확보를 위해 배터리의 부피를 감소시키는 방향, 안전성을 위해 내구성, 내충격성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다.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는 중국의 CATL, 일본의 파나소닉, 한국의 LG화학이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에 제품을 납품하면서 나란히 시장점유율 1, 2,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전기자동차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BYD, Guoxuan 등이 세계 10위권 이내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 시장점유율
자료원 : SNE
현재까지는 한국, 중국, 일본이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 시장을 주도했으나, 전기자동차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한국, 중국, 일본 업체에만 의존하면 수익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의 테슬라는 자사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 생산을 위한 대규모 공장인 기가팩토리(Giga Factory)를 65GWh 규모로 준공하고, 폭스바겐그룹도 전사 차원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시장 점유율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충전 인프라의 구축은 전기자동차가 전체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데 가장 주요한 요인이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전문제조사로 전기자동차 제조와 판매부터 전기충전소 인프라 네트워크 운영, 태양광 발전연계, 배터리 사업 등과 같은 에너지솔루션 사업까지 전 비즈니스 영역을 확보하는 Super Charger Network을 구축하고 글로벌 전기자동차 및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차지포인트(Chargepoint)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기반을 둔 전기차 충전 플랫폼 기업으로 미국을 포함한 14개국, 미국 내 43개 주에서 충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바, 충전소를 소유하기보다는 충전소 운영 솔루션을 통한 대규모 네트워크 확보를 중점 비즈니스 전략으로 추진 중이며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유틸리티와의 파트너십, 자동차 제조사의 기존 전기차 충전소와의 파트너십 확대로 광역 충전소 네트워크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제외한 주요 전기자동차 OEM은 비용절감을 위해 자체적으로 충전소를 건설하기 보다는 이와 같은 전기자동차 충전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전기차 충전사업은 단순 충전 인프라 구축 중심에서 벗어나 e-mobility 서비스사업 중심으로 진화 중인 바, 차량공유 서비스, 충전 데이터 분석, 에너지 관리 결합 분야로 사업영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글로벌 전력사(유틸리티)를 중심으로 밸류체인이 형성되고 있는 추세로서 점차 고객의 충전 정보와 전기자동차 운행 정보를 분석하고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사점
우리 기업들이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비롯한 핵심부품의 제조역량, 충전 인프라의 구축이 필수적임은 물론, 관련 기술의 동향 및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현재 국내 자동차산업은 수요독점 구조로서 수직적인 거래구조가 고착화돼 있어 산업생태계가 폐쇄적인 바, 산·학·연이 참여하는 다양한 컨소시엄을 통해 개방적인 산업생태계를 형성해 포괄적이고 수평적인 협업체계를 만듦으로써 기술과 제품을 유연하게 융합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또한 전기자동차 위주로 시장흐름이 변하면서 전장화에 이은 부품의 디지털화로 소프트웨어, 배터리 시스템, 센서, 카메라 등 새로운 부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인 바,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대처해야하며, 기업은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스마트팩토리 사업과 연계해 협력 부품기업의 디지털화를 지원해 공급망의 효율성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미래자동차 관련 기업들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거래기업을 다변화하면서 공급망을 확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급망을 확장하면 산업간 경계가 불투명해지면서 기술 융합이 가속화되고, 수요자 중심의 연구개발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도 협력사와 자원을 공유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고, 정부차원에서도 기존의 완성차 기업 중심의 정책보다는 공급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같이 자동차 산업에 새로이 진입하는 기업들을 포괄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