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도장… 도장 로봇이 흥(興)한다!
로봇, 21C 자동차 도장의 품질 감성 시대를 열다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은 로봇용 도장 툴이 개발된 2000년대를 기점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했다. 도장 로봇시스템을 논함에 있어 그 시장의 규모만으로도 빼놓을 수 없는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은 다관절 로봇의 시스템 적용으로 인해 이제는 신축 자동차 생산 라인에 필수적으로 적용되고, 기존 공장에는 머신자동화시스템의 대체로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과 흥망성쇠를 함께하며 발전한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 시장의 전망과 가능성을 살펴보자.
자동차의 패션을 완성해주는 도장 로봇시스템
자동차 도장은 자동차에 옷을 입히는 행위로, 심미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표면의 부식을 방지해주는 실용적인 기능도 함께 한다. 또한, 현재는 도장품질의 고급화로 고객의 감성까지 만족시켜야 한다.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에서 자동차가 라인을 런웨이 삼아 움직이면 길게 늘어선 도장 로봇들이 자동차에 색색의 옷을 입혀준다. 이러한 모습은 이제 자동차 생산 라인에 있어 당연한 풍경이다. 이처럼 자동차 도장에 로봇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로봇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를 물어보면 업계에 종사하는 관련 산업인들 마다 대답에 차이를 보인다. 그 이유는 ‘도장 로봇시스템’에 대한 정의가 아직은 업계에서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관절 로봇을 이용한 시스템을 도장 로봇시스템의 시작으로 볼 지, 4축 이하의 직교 로봇(국제로봇연맹은 ‘고정 또는 움직이는 것으로서 산업 자동화 분야에 사용되며 자동 제어되고, 재프로그램이 가능한 다목적인 3축 또는 그 이상의 축을 가진 자동조절장치’로 정의하고 있다.)을 이용한 시스템을 도장 로봇시스템의 시작으로 볼 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의 획기적인 변혁은 2000년대 전후라고 비교적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이는 2000년대 전후를 기점으로 다관절 로봇에도 적용할 수 있는 도장용 툴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머신자동화에서 로봇자동화로!
과거의 자동차 도장 시스템은 머신자동화라고 일컬어 졌다. 디귿자(ㄷ) 모양의 라인에 자동차가 지나가면 기계는 상, 하, 좌, 우의 움직임으로 자동차 표면에 도장을 실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이 지닌 구조적 한계 때문에 개발된 것이 다관절 로봇을 이용한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이다. 다관절 로봇을 이용하기 이전의 머신자동화 도장시스템에서는 페인트를 도포할 장소의 선정부터 한계가 있었다. 일률적인 공간에 페인트를 도포하는 시스템의 특성상 페인팅을 할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구분하기가 용의치 않기 때문에 언제나 보조하는 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다관절 로봇을 이용한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은 이러한 기존 머신자동화 도장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했다. 수직수평으로만 움직일 수 있었던 도장용 툴이 보다 유연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 다관절 로봇에 장착됨으로써 티칭 된 동선에 따라 로봇이 도료를 원하는 곳에 도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동차 도장, 기업 구도의 지각변동
다관절 로봇이 적용된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은 기존의 머신자동화 시절의 구성과 특별히 다르지 않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축이 모자라던 머신을 보다 많은 축의 로봇이 대체했을 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은 도장용 로봇과 로봇에 적용되는 도장용 툴, 그리고 시스템을 꾸며줄 시스템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 패러다임의 변화가 단순히 메인 머신 축의 수가 많아진 것에서만 그치지는 않는다. 2000년대 이전에는 자동차 도장시스템에 있어 SAMES, 베어, 듀어, 란스버그 등의 도장기기 전문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다관절 로봇이 자동차 도장시스템에 적용된 이후 로봇 메이커들은 도장 전문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보다 진보된 기술력을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로봇 메이커인 ABB가 란스버그를 인수해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 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히 했다. 현재는 ABB, 화낙 등 로봇 메이커가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화낙의 경우 도장 로봇의 특수성 때문에 일본 로봇 메이커임에도 불구하고 도장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는 미국에 있다. ABB 역시 도장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회사는 일본에 있다.
한편 시대의 흐름을 잘 포착하고, 변화에 적응해 변함없이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도장 기기 메이커도 있다. 베어를 인수한 도장 기기 전문 기업인 듀어는 다관절 로봇을 직접 개발하는 등 다관절 로봇으로 전환되는 트렌드에 적응함으로써 여전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글로벌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 시장은 ABB, 화낙, 듀어 등 현재의 구도로 재편됐으며, 시장 선점의 이점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당분간 이러한 구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제44회 무역의 날 이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순수 토종 기업 두림로보틱스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 여타의 도장 로봇시스템보다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 시장에서 2005년경부터 두각을 나타낸 두림로보틱스는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현재 국내는 물론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눈에 띄는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에 자동차 도장 로봇시스템을 납품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