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인류, 바이러스·박테리아와의 전쟁 중
바이러스 질환, 문제는 2차 감염…항생제 피하는 ‘슈퍼 박테리아’로 등장 우려
구제역 파문으로 국내 방역체제에 비상이 걸렸다. 구제역이 무서운 것은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감염된다는 것이다.
신종플루도 가축에서 시작해 인류에게 전염된 대표적인 바이러스 질환이다. 바이러스 질환과 함께 21세기 인류에게 위협적인 질환이 박테리아이다. 그러므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지구상에는 4천 종 이상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류는 바이러스의 공격에 ‘백신(Vaccine)’이라는 방패로 대처하고 있다. 백신은 일종의 가짜 병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백신을 인체에 투여하면 ‘진짜’ 병균으로 인지하고 방어체계를 가동시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스템으로 인해 진짜 병균이 몸에 침투해도 대등하게 맞서 싸울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예방 백신을 맞으면 60~90%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예방접종이 효과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바이러스 질환으로는 홍역, 풍진, 유행성 이하선염, 소아마비, 일본뇌염, 인플루엔자, B형 간염, 광견병 등이 있다.
그렇지만 세균 감염질환의 치료의 경우에는 항균제가 많이 개발되면서 어느 정도 향상되고 있지만 바이러스 감염질환의 치료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바이러스 예방법은 비교적 향상되었지만 치료에 있어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등장한 항 바이러스제는 모두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뿐 잠복해 있는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진 못한다. 어쩌면 바이러스를 정복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백신을 개발했다고 해도 새로운 돌연변이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오래된 바이러스 중 하나인 감기의 치료제 개발이 더딘 이유도 역시 여기 있다.
바이러스 질환, 백신으로 최대 90% 예방 가능
바이러스는 ‘변신의 귀재’이다. 치료제를 개발했다 싶으면 재빠르게 새로운 형태로 스스로를 돌변시킨다. 세균 감염질환 치료의 경우에는 항균제가 많이 개발되면서 어느 정도 향상되고 있지만, 바이러스 감염 질환의 치료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바이러스 예방법은 비교적 향상됐지만, 바이러스 치료에 있어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신종플루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있어 백신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예방 백신을 맞으면 60~90% 예방이 가능하다. 신종인플루엔자A(H1N1) 감염 치료를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다. 계절 독감에서와 마찬가지로 항바이러스제는 신종플루 감염시의 증상 및 발병기간을 경감시키고, 증상이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을 막는데 기여한다. 신종플루 치료 항바이러제로는 타미플루와 리렌자가 있다.
신종플루 등 바이러스질환의 실제 사망 원인은 폐렴 등 세균질환의 ‘2차 감염’ 때문으로 밝혀지고 있다. 바이러스질환 감염만으로는 병세가 위중하지 않지만, 이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폐구균 등 세균질환에 감염돼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1918년부터 1919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5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의 대부분의 사망원인은 독감 그 자체보다는 세균성 폐렴으로 인한 ‘2차 감염’이었다.
1957년 아시아 독감 대유행시에도 2차 감염인 ‘폐렴’이 원인이 되어 세계적으로 200만 명이 사망했다. 바이러스질환의 특성에서도 알 수 있듯, 향후 인류가 바이러스 질환에 의한 세균성 폐렴의 2차 감염에 대한 인류의 대응력 확보가 바이러스 질병의 차단 및 퇴치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21세기 난제 박테리아, 항생제 피하는 슈퍼 박테리아 등장
바이러스질환 만큼이나 인류를 괴롭혀왔던 박테리아 질환은 21세기에도 난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슈퍼 박테리아의 기승 때문이다. 항생제는 질병의 원인이 된 ‘박테리아’를 몸 안에서 제거하기 위해 개발된 약물이다. 이 약은 박테리아를 없애버리거나 증가하지 못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지난 1929년 처음 개발된 항생제는 인류를 세균의 공습으로부터 구원해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그러나 항생제를 오랜 기간 동안 복용하거나 많이 복용하게 되면 박테리아는 점점 영리해진다. 항생제의 공격을 받은 박테리아는 스스로 형태를 바꿔 항생제의 공격을 피하기도 하고 항생제의 작용을 원천적으로 분해할 정도로 강력하게 변모되는데, 이것을 ‘슈퍼 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이라고 부른다.
이런 슈퍼 박테리아로 골머리를 썩던 인류에게 희망적인 신무기가 등장해 주목된다. 특정 박테리아를 파괴하는 ‘박테리오파지’란 바이러스가 그 주인공이다.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를 잡아먹는 바이러스다. 대표적인 박테리오파지인 ‘T4 파지’는 대장균에 들어가 DNA를 파괴한 후에 대장균의 복제효소와 리보솜을 사용해 30분 내에 대장균을 터트리고 나오는 매우 공격적이다.
또 다른 박테리오파지인 ‘람다 파지’는 대장균의 DNA 속으로 슬쩍 끼어 들어가 대장균의 증식에 따라 함께 증식하며 조용히 생활한다. 최근 영국 등에서 박테리오파지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인체에 무해하고, 슈퍼 박테리아를 만들어 낼 걱정도 없으며 항생효과는 뛰어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