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NO 백래시 듀얼리드 웜 감속기 선보인 영진정밀WORM
웜 감속기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한다
정밀 기계에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가고 있는 서보용 정밀 웜 감속기는 품질과 효율을 결정짓는 중요 부품 중에 하나이면서도, 기술의 한계 때문에 대부분 비싼 가격에 수입해야 했던 부품 중 하나. 하지만 최근 이를 국산화 하여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한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23년간 웜 감속기만을 전문으로 생산해오던 영진정밀WORM이다. 국내 웜 감속기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고 있는 동사를 찾아, 국내 최초로 개발한 NO 백래시 듀얼리드 웜 감속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취재 박서경 기자(press2@engnews.co.kr)
23년 한 길, 영진정밀WORM
웜 감속기 전문 생산업체 영진정밀WORM(이하 영진정밀웜)을 찾았을 때, 사무실 입구는 으레 생각되는 임가공업체의 금속 냄새 대신 풍란 향으로 가득했다. 1988년 설립된 이후 일반 웜, 카덱스 웜, 특수나사 등을 주력으로, 꾸준히 웜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해온 영진정밀웜은 최근 하나의 리드에 2개의 피치가 적용된 듀얼리드 웜(복리드 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여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높은 수준의 가공기술 없이는 제작할 수 없다는 듀얼리드 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낸 오택춘 대표의 성격은 이처럼 가지런하고 깨끗하게 정돈된 난들을 통해 으레 짐작할 수 있었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오 대표는 내부 구조를 쉽게 알 수 있게끔 단면을 절단한 듀얼리드 웜 감속기를 탁자 위로 꺼냈다. 그는 “요즘에는 외산 정밀 장비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듀얼리드 웜이 차차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그 원리와 장점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편이다”라고 말하며, 듀얼리드 웜에 대한 설명으로써 이야기의 끈을 풀어나갔다.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듀얼리드 웜 감속기
특수기어로 분류되는 웜은 한 줄 또는 그 이상의 다줄 수를 가지는 나사 모양의 기어로써 주로 감속장치의 용도로 사용된다. 그 생김이 큰 휠에 애벌레가 붙어 있는 모양과 같다고 해서 웜(worm: 벌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또한 이와 함께 맞물리는 한 쌍의 웜 휠을 총칭하여 웜 기어라 한다. 웜 기어는 각종 공작 기계 및 공작물을 회전시키기 위한 테이블 등 다양한 기계 장치에 두루 사용되고 있는 부품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양 기어를 꼭 끼게 조립하면 회전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틈새를 두는데, 이 때문에 기어에는 틈새가 생긴다. 그리고 이때 미세한 움직임을 갖는 출력을 백래시(Back-Lash)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어 조합들은 계속되는 사용에 의해 기어의 이가 마모됨으로써 틈새가 더욱 벌어져 비정상적인 틈새 간격을 가지는 더 큰 백래시를 유발한다. 한편, 최근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분야에서는 정밀도를 비롯하여 효율성이 좋은 정밀기계 및 부품들을 필요로 하는데, 이들은 세밀하고 정밀한 작동을 취해 기어가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기어 조합을 많이 사용한다. 이 때문에 이러한 정밀기계에 사용되는 웜 감속기도 사용에 따른 마모와 유격이라는 백래시의 문제가 유독 문제가 되는데, 영진정밀웜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어 이의 리드를 각각 달리한 두 개의 리드, 즉 듀얼리드 기어 방식을 개발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듀얼리드 방식이 적용된 감속기의 경우 마모에 의해 벌어진 틈새 간격의 백래시를 웜 샤프트에 축 결합되는 미세조정 하우징의 조정으로 정도를 보정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정도 보정을 통해 기계를 사용연한 내내 정상적인 틈새 간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갖게된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동력전달과 정밀기계의 효율이 크게 증대되었음은 물론, 정밀도가 높아져 제품의 신뢰도가 향상되는 이점이 있다. 또한 일반 웜이 1년도 안되어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반면에 듀얼리드 웜 감속기는 수명이 기계 전체 내구연한 이상으로 길어져, 그간 소모품으로 여겨졌던 일반 웜과 비교하여 사실상 반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며, 이에 따른 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이처럼 듀얼리드 웜 감속기는 상품에서의 경제성도 크지만, 부품가치만으로도 알려지기만 한다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오 대표는 “현재 공작기계, 가공장비 등 정밀한 기계에 사용되고 있는 듀얼리드 웜 감속기는 최근 국내 기계 산업의 고도화, 정밀화에 따라 반도체 장비 및 의료기기, 자동화 라인 등 다양한 종류의 첨단 및 정밀기계에 사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며, 점점 첨단화, 다양화, 간소화 되어가는 정밀기계 부품시장의 핵심부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듀얼리드 웜 감속기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영진정밀WORM만의 차별화된 기술? “사람이 곧 기술”
개발 당시 국내는 물론, 기계설계 기술이 높다고 평가되는 일본에서조차 기술력의 부족 때문에 개발하지 못하고 있던 듀얼리드 감속기는 대부분 프랑스, 독일 등의 소수 유럽 다국적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 대표는 “기계 산업의 트렌드 변화에 따라 듀얼리드 웜 가속기에 대한 수요도 함께 있었다. 하지만 기존 외산제품의 경우 높은 가격과 한 번에 여러 세트를 주문해야만 하는 부담감, 3개월 가까이 되는 납기 기간 등의 이유로 국산화가 절실했다.”고 말하며, “언급한 수차례의 수리 경력을 바탕으로 국내 한 공작기계업체의 듀얼리드 웜 감속기 제작의뢰를 받은 것이 본격적 개발의 시작”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듀얼리드 웜 감속기를 개발하고자 했던 국내 업체가 영진정밀웜만은 아니었다. “우리보다도 규모가 훨씬 큰 국내 업체들에게도 제작의뢰가 들어갔었다. 제작의뢰를 요청한 업체에서도 이렇게나 규모가 작은데 설마 성공하겠나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고 제품 개발 당시의 분위기를 웃으며 설명한 오 대표는 “듀얼리드 방식은 매우 높은 수준의 가공 정밀도를 요한다. 특히 기어와 나사 부분이 포인트인데, 대부분의 업체가 개발에 실패하는 이유도 이 때문인데, 국내 기술로는 공구업체조차도 정확한 데이터를 잡아주지 못할 정도의 가공 정밀도를 갖고 있다.”고 밝히며 그동안 동사가 참고했던 수많은 책들과 실패경험들을 함께 소개했다. 이어 그는 “규모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을지 몰라도 23년간 고수해온 품질 위주의 정책과 이를 통해 축적한 기술 노하우는 국내에서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인터뷰에 도움말을 준 유한대학 기계설계학과 박수호 교수는 “이 정도 수준의 가공 정밀도를 갖기 위해서는 좋은 기계설비, 제작 후 제대로 완성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측정기, 그리고 사람(숙련공). 이 세 가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영진정밀웜은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평하며 “기존부터 다품종 소량화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사양이면 어떤 난이도 있는 제품이라도 생산해왔던 감속기 전문업체인만큼 규모는 작지만 그 기술력과 내실만은 알차다”고 덧붙였다. 특히 사람에 있어서 영진정밀웜은 타업체와 크게 차별화 된다. ‘사람이 곧 기술’이라고 말하는 오 대표는 “우리 회사의 엔지니어들 중 가장 근속기간이 짧은 직원도 10년을 훌쩍 넘겼다. 다시 말하자면 웜 기어만 10년을 넘게 다뤘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똑같은 장비로도 타사가 구현할 수 없는 기술을 우리는 나름의 노하우를 갖고 할 수 있다.”고 밝힌다. 이렇듯 그의 사람 중심의 경영 방침은 곧 기술로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A/S가 필요없을 정도의 품질”
최대 보름에도 납품이 가능한 빠른 납기, 외산 대비 40% 가까이 저렴한 가격, 소량 주문 가능, 간편한 정도 보정 등 눈에 띄는 특징 외에도 동사 듀얼리드 웜 감속기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품질을 들 수 있다. A/S와 관련된 사측의 방침을 묻자 오 대표는 “A/S가 필요 없을 정도의 품질이 아니면 출하시키지 않는다”고 못박아 얘기한다. 이러한 그의 고집은 한번이라도 동사의 제품을 써본 고객이면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의 품질과 기술 개발에 대한 고집은 다양한 듀얼리드 웜 가속기 시리즈 출시와 미세조정 하우징의 다이얼화로 계속 이어져, 또 다른 4개의 특허들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듀얼리드 웜 감속기의 장점이 일반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직까지는 기존 제품군 위주로 매출이 이뤄지고 있지만, 현재 많은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산업 트렌드 역시 듀얼리드 웜 감속기를 필요로 하는 정밀기계 추세로 가고 있는 만큼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힌 그는 지금껏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진정밀웜이 부품납품업체에서 최고급 정밀 웜 감속기 생산 메이커로 탈바꿈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피워내기 힘든 난의 꽃일수록 그 가치가 더욱 크다는 오 대표의 말처럼 정성스레 일궈낸 영진정밀웜의 기술들이 산업 곳곳에서 귀하게 쓰일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