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경
2012년 일본의 플라스틱 수지 생산량은 1,054만 톤이며, 폐플라스틱으로 배출된 양은 929만톤이다(1). 그 중에서 유효하게 이용되고 있는 폐플라스틱은 774만 톤이다. 유효이용량은 그림1과 같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재활용이라는 개념이 보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내역을 보면 대부분 열적 재활용이며, 이 비율은 변하지 않았다.
플라스틱 재활용법으로는 플라스틱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열적 재활용(Thermal Recycle), 단위체나 오일까지 분해하고 재이용하는 화학적 재활용(Chemical Recycle), 그대로 다시 성형하여 이용하는 물질 재활용(Material Recycle)이 알려져 있다. 이들 3종류의 재활용법 중 물질 재활용이 환경 부하가 가장 적다고 여겨져 일본에서도 물질 재활용을 추진하고 있으나(2)(3) 거의 진척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 원인은 재활용된 플라스틱의 역학적 물성이 매우 나쁘며, 고부가가치 용도는 물론, 플라스틱으로써의 특성인 인성이 요구되는 용도에 전혀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물질 재활용된 수지의 대부분은 플라스틱으로써의 특성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보충재 정도로 머물고 있어 시장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물질 재활용수지의 물성이 나쁜 이유는 그림2와 같이 자외선, 열 등의 외적 요인에 의해 플라스틱 고분자 사슬이 파괴되는 화학적 열화를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다른 수지나 무기물의 이물질로 오염되어 분별이 매우 힘든 것도 고품질화를 위한 시도를 저해하는 요인이긴 하지만 물질 재활용의 추진이 의기소침해지는 가장 큰 요인은 한번 화학적으로 열화한 고분자 사슬은 재생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물질 재활용된 플라스틱의 나쁜 물성치는 재생이 불가능하며, 대응책이 없다”고 여겨져 왔다.
제품으로 생산되어진 고분자는 좀처럼 열화되지 않기 때문에 환경에 좋지 않다고도 한다. 또한 물질 재활용으로 취급되는 플라스틱에는 이른바 공장 내 재활용품도 다수 존재한다. 이들 재활용품의 분자량이 성형에 적합하지 않을 만큼 저하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필자는 이에 주목하고 재활용수지의 물성이 악화되는 원인을 고분자 물리물성의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고도재생법의 확립이 가능한지 검토를 실시했다.
2. 본 프로세스의 개요, 특징, 타 기법과의 비교
지금까지 플라스틱 물질 재활용에 관하여 대학이나 연구 기관에서 실시되어온 주제는 대부분 화학적 열화에 관한 것이거나, 혹은 재생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첨가제 효과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우선 분자량을 측정하여 성형에 적합하지 않을 만큼 분자량이 저하되고 있는지 검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재활용 플라스틱의 분자량이 버진 제품이었다면 충분히 좋은 물성치를 나타냈을 정도의 고분자량을 유지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다음 단계로, 성형조건의 의존성을 상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이런 경우 통상적으로 실시되는 ㎜단위의 두께를 가진 시료로는 스킨층과 코어층 구조의 영향을 받으며, 또한 수지 배열의 영향도 받는다. 그 영향을 피해 고분자 자체가 형성되는 구조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하여, 약 100μm의 박막을 프레스 성형으로 제막하고, 이를 시료로 했다. 시험항목으로 인장시험, SEM에 의한 파단면 관찰, DSC에 의한 열량해석, X선 소각산란, X선 광각회절 등을 시행하여 종합적인 평가를 실시했다.
3. 실험 결과와 적용 효과
물질 재활용의 모델수지로 이용한 공장 내 재활용품인 프리컨슈머 리사이클 폴리프로필렌(Pre-consumer Recycled Polypropylene : Pre-RPP)에 대하여 실시한 인장시험 결과를 그림3에 표시했다. 그림3(a)는 성형 전의 버진수지(Virgin Polypropylene : VPP)의 결과이지만 통상 프레스 성형에서 자주 사용하는 210℃, 2 min, 서랭(그림 B에는 SC로 기재)의 조건에서 VPP는 매우 연성을 나타내는 반면, Pre-RPP는 동일 조건임에도 그림3(b)와 같이 전혀 늘어나지 못하는 취성임을 알 수 있다.
VPP와 Pre-RPP는 분자량과 분자량 분포, 밀도, MFR 등도 똑같고, 화학적 열화가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 결과는 역학 특성이 나빠지는 원인이 화학적 열화가 아님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Pre-RPP는 그림3(c)처럼 프레스 시간을 2min에서 10min으로 연장함으로써 신장되는 것이 밝혀졌다. 더욱이 그림3(d)처럼 (a),(b)와 같은 프레스 온도·프레스 시간임에도 냉각 조건을 급랭(그림에서는 Quench로 기재)으로 변경시켰을 때 좋은 연성을 나타내며, 그림3(e)와 같이 고온·장시간의 열프레스를 시행하고 급랭처리를 함으로써 VPP보다 높은 탄성률과 파단응력, 파단에너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결과는 재활용수지의 물성 저하의 원인이 재생 불가능한 화학적 열화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물리적으로도 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정성 고분자의 인장 특성에서 결정 라멜라 간에 존재하는 연결분자의 수가 크게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고분자의 기초 연구 분야는 유동변형에 의한 고분자 내 이형결정이 생기는 유동유기결정화라는 현상을 1960년대부터 인지하게 되었다. 재활용수지라는 것은 소위 성형가공 이력을 가진 수지이며, 큰 전단변형이 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들을 함께 고려하면 재활용수지의 물성이 떨어지는 원인은 성형 등의 큰 변형으로, 결정구조가 무언가의 영향을 받아 라멜라 간의 연결분자수가 크게 감소하는 ‘물리적 열화’가 되었음을 상정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 물리적 열화는 재생이 가능한 열화현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림4는 이들 고찰에 근거하여 우리가 제안한 ‘물리적 열화 생성 메커니즘과 물리적 재생 메커니즘’의 구조이다. 우선 버진 상태에서는 그림4(a)와 같이 고분자의 결정 라멜라 간에는 이들을 접합하는 분자(연결분자)가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어, 플라스틱이 잡아당겨졌을 때에 이것들이 고무처럼 늘어나기 때문에 뛰어난 역학적 물성을 나타낸다. 반면 성형 가공하는 단계에서 고분자가 녹는점 근처 온도까지 승온되자 그림4(b)처럼 결정 라멜라가 얇아지고 결정층의 연결분자 보유력이 저하된다. 이 상태에서 그림4(c)와 같이 성형에 따른 신장변형이 가해지면 연결분자는 한쪽의 결정층으로부터 뽑히는 상태가 된다. 여기서 고체화·냉각이 발생하면 일단 결정층으로부터 떨어진 분자는 원래의 결정층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림4(d)와 같이 연결분자가 줄어든 상태가 된다. 이 상태는 라멜라 간의 연결분자수가 현저하게 적기 때문에 역학적 성질이 극히 떨어지게 되며, 이 상태가 즉 ‘물리적 열화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분자 자체가 특별히 열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림4 하단의 화살표와 같이 어떠한 물리적인 방법으로 이들 분자를 연결분자로서 기능을 하는 구조로 복귀시킬 수 있다면, 물성의 재생이 가능하다. 이것이 물리적 재생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이 구조가 일반적인 재활용수지에 대해서도 성립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하여, 일반 가정에서 회수된 실제의 포장용기 재활용수지에 대해서도 똑같은 검토를 실시했다. 사용된 것은 (주)에코필이 제공한 폐포장용기 재활용수지이다. 이 수지는 올레핀계의 수지를 분별하지 않기 때문에,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이 약 1:1의 비율로 혼합되어 있으며, 무기이물질의 오염도 있다. 사진 1(a)는 제공된 펠릿이며, 이 펠릿을 전과 같이 여러 가지 조건에서 열프레스를 시행하고, 박막을 작성했다. 사진 1(b)는 그 한 예로, 제막 자체는 양호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림5는 전형적인 예로써 180℃, 2min으로 열프레스 성형 뒤 서랭한 시료(a)와 급랭한 시료(b)로 인장 시험한 결과를 나타낸다. 그림5(a)처럼 서랭의 조건에서는 전혀 신장되지 않고 현저히 취성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급랭 처리를 하게 되면 그림5(b)처럼 큰 연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밝혀냈다.
사진2는 인장 시험 후의 시료 사진이다. 사진2(b)처럼 최적 조건에서 프레스 성형한 박막시료는 비약적으로 신장되어 연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는 1차 모델 수지의 결과와 동등하며, 물리적 열화·물리적 재생의 구조가 이종고분자나 이물질의 혼입이 있는 폐포장용기 재활용수지에서도 성립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4. 향후 전개
지금까지 플라스틱 재활용에 있어서 화학적 열화라는 개념이 일반 상식이었으며, 당연히 재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에 우리가 찾아낸 물리적 열화·물리적 재생이라는 이론은 이 상식과 전혀 다른 발상에서 발견된 것으로, 재활용수지라도 플라스틱 고유의 인성을 재생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 방법은 펠릿화와 성형조건을 최적화하는 것이고, 비용에 있어서도 매우 메리트가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폐기 플라스틱이라도 고도 재생이 가능하다는 개념이 일반화됨으로써 물질 재활용의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루어지게 되고 재활용수지를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인식되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움직임이 전개되어 물질 재활용이 진전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의 창제에도 연결되리라 생각된다.
* 필자소개
토미나가 아야
후쿠오카대학 공학 연구과
에너지·환경시스템공학 전공
박사 과정 후기 1년
야오 시게루
후쿠오카대학 공학부 교수
<참고 문헌 >
(1) 일반사단법인 플라스틱순환이용협회HP
(2) 순환형 사회형성 추진 기본법
(3) 용기 및 포장에 관한 분별수집 및 재상품화의 촉진 등에 관한 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