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조품 한 자리 모였다 KOTRA, 본사에서 15일부터 나흘간 320여점의 중국 모조품 전시회 개최 정요희 기자 2009-09-16 00:00:00

우리나라 진품과 이를 모방한 중국 모조품을 비교하는 이색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KOTRA가 특허청과 공동으로 15일부터 18일까지 KOTRA 본사에서 개최하고 있는 ‘중국 모조품(산짜이) 비교 전시회’가 그것. 이번 전시회에는 국내 20개사의 제품과 이를 모방한 중국 모조품 320점이 비교 전시 중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모조품은 품목별로 다양하다. LG전자의 핸드폰과 에어컨은 물론 도루코 면도기와 눈썹칼, 락앤락 밀폐용기와 밸금속의 손톱깍이 등 생활용품과 맥주, 의류, 악기, 시계, 정관장 인삼 등을 모방한 것들이다. KOTRA는 전시 중인 모조품의 대부분을 해당 국내 기업들로부터 수집했고, 일부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 설치된 특허청 IP-DESK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 직접 구매했다고 밝혔다.

    

전시회 개막일인 15일에는 국내 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가하는 중국 모조품 대응방안 설명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흔히 산짜이(山寨)로 알려진 중국 모조품에 대한 다양한 사례와 대응전략이 발표됐다. 특히 장쉬안(張璇) 중국지식산권신문 주필과 장더진(張德金) 북경공상국 해정분국 상표과장이 연사로 참가하여 중국 모조품의 유통 현황과 중국정부의 대응을 직접 발표하여 눈길을 끌었다.

    

또한 KOTRA는 중국 현지인 319명을 대상으로 산짜이 제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산짜이 제품은 주로 저 소득층이 구매하고 있고, 보통 정품 가격의 10∼30%선에서 형성되는 저렴한 가격이 구매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기능이 좋고 디자인이 좋아서 구매한다는 사람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산짜이 제품이 나름대로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90%가 산짜이 제품을 100% 모조품과는 차이가 있는 합법적인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 기업의 중국 모조품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한편, 중국 모조품에 대한 최근 중국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설명회 연사로 참가한 장더진(張德金) 북경공상국 해정분국 상표과장은 중국 정부가 지재권 보호 업무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비교적 완벽한 법집행 체계를 구축하여 지재권 침해 사례에 대해서는 엄중히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KOTRA 박기식 전략사업본부장은 “산짜이 현상을 중국의 경제 및 사회발전의 한 단계로 파악하여 보다 근본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