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벼락이 떨어지면
차를 몰고 시골길을 달리고 있을 때,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소리가 심하게 들리기 시작하면, 불안한 느낌이 들 것이다. 자동차란 쇳덩어리로 되어 있으니까 벼락이라도 떨어진다면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천둥이란 구름에 대량의 전하가 발생하여 뇌운(雷雲)과 지상과의 사이에 작용하고 있는 강한 전계로 생긴 현상이다.
벼락은 도체(금속)에 낙뇌하는데, 전계속의 도체는 어떠한 전기 작용을 받는지가 이 항에서의 문제점이다. 전계 속에 금속 등의 도체를 놓으면, 도체 내부의 자유전자는 전계와 반대방향의 힘을 받아 그림에서 보듯이 표면의 한쪽에 모이고 그 표면은 마이너스(-)로 대전한다.
또 반대편의 표면에는 전자가 빠진 상태가 되어 그곳은 양(+)으로 대전한다.
이러한 현상을 정전유도라고 한다. 그 결과 도체 내부에는 양전하에서 음전하로 향하는 방향의 전계가 새로 생기는데 이 전계가 바로 외부의 전계를 상쇄하여 그 때문에 도체의 내부는 어느 곳이나 전계는 제로가 된다. 따라서 ‘도체 내부에는 전계가 없고 도체 전체가 같은 전위가 된다’란 중요한 법칙이 생기는 것이다.
이것으로 도체의 표면은 등전위면이 되기 때문에 전항에서 설명한 것처럼 전기력선은 도체의 표면에 수직이 된다. 또 도체 내부에는 전계가 없으므로 전기력선은 도체 내부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도체 내부에는 전하가 나타나지 않고, 전하는 그 표면에만 나타난다. 자동차와 같이 도체 내부가 공동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외부의 전기력선은 그 내부로 들어갈 수 없으며, 공동 내부의 전계 역시 제로이다.
이와 같이 도체로 둘러싸서 외부의 전계를 차단시키는 것을 정전차폐(靜電遮蔽) 또는 정전 쉴드(Shield)라고 한다. 이러한 정전차폐의 효과에 의해 자동차에 벼락이 떨어졌다고 해도 차 속에 들어있는 사람은 무사한 것이다.
이것을 증명하기 위해 실제로 고전압을 이용하여 자동차에다 벼락이 떨어지는 실험을 한 적도 있다. 그 결과 고전압의 전류는 차체를 통해 지상으로 흘러, 차 속에 넣어둔 동물이나 인간 형태의 브론즈조각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고 보고되었다. 전기기구의 대부분을 금속 융기 속에 넣어서 만든 것도 이러한 효과를 이용하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