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돼지고기를 즐겨먹던 김모씨(45)는 2주 전부터 가끔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 증상을 느꼈다. 하지만 ‘피곤해서 그렇겠지’하며 가볍게 넘겼다.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서 먹었으나 증상이 호전 되지 않았다. 원인을 알지 못한 채 두통이 지속됐고 어지러운 증상 때문에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대학병원 신경외과를 찾은 김씨는 뇌 mri 검사로 ‘뇌낭미충증’ 진단을 받았다.
뇌낭미충증은 중추신경계에 기생하는 갈고리촌충의 감염에 의한 기생충 질환이다. 지난 30여 년간 기생충 감염 질환은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과 해외여행 인구의 증가로 인수공통 기생충 질환 및 열대 기생충 질환은 늘어나고 있다.
뇌낭미충증은 보통 두 가지 경로로 감염된다. 촌충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완전히 익히지 않고 섭취해 고기 속의 유충이 장내에서 성충으로 기생하게 되는 경우와 사람의 대변을 통해 배설된 충란을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다.
두통, 구토, 경련, 발작 등의 뇌낭미충증의 증상은 뇌출혈·뇌경색 등의 뇌혈관질환, 뇌종양, 뇌감염질환인 뇌농양 등과 증상이 비슷하다.
요즘은 돼지에 대한 검역이 강화되고, 돼지에게 사료를 먹이면서부터 갈고리촌충은 점차 사라져 뇌낭미충증의 발생 빈도는 높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수입량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뇌낭미충증을 예방하려면 돼지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고 식사 때는 손을 꼭 씻는 습관을 들이는 등의 식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