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비축기지 내 삼출수 국산화… 수요 및 만족도 증가
우리나라 최초로 심정용 수중 모터 펌프를 개발해 36년간 수중 모터 펌프 제조의 길을 걸어온 하지공업(주)은
국내 심정용 펌프로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기업이다.
동사가 주력해온 심정용 시장은 한때 주춤했지만 최근, 도시 미관이 중요시되고 중대형 모터의 시장이 확대되면서
그 수요가 증가하여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심정용 펌프와 더불어 석유비축기지 내 삼출수 시스템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하지공업(주)을 직접 찾아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시장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취재 곽은영 기자(press4@engnews.co.kr)
하지공업(주), 국내 최초 심정용 수중 모터 펌프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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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에 설립되어 우리나라 최초로 심정용 수중 모터 펌프를 개발한 하지공업(주)은 36년간 수중 모터 펌프 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해 온 수중 모터 펌프 전문제조업체이다.
그간 오스트리아 Garvenswerke社와 이탈리아 Caprari社, 독일 KSB社와 기술제휴를 해왔고, 현재는 미국 ITT, 덴마크 Grundfos, 일본 Hitachi 및 일본 심정용 펌프회사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Okamoto펌프와 제휴하고 있는 등 글로벌 소싱에 강점을 갖고 있는 동사는 업계 최초로 KS와 ISO 인증을 받으며 자체적인 제품생산은 물론, 수입과 OEM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수요가 다양화되면서 중소기업 입장에서 고객의 요구에 완벽하게 대응하기가 어려웠고, 대량 생산되는 제품들로 인해 가격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하는 안태상 대표는 “여건상 제조 범위가 벗어나는 것은 수입과 OEM으로 대체하고, 최근에는 가격경쟁을 피해 특화할 수 있는 대형화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유연한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음을 밝혔다.
시간당 200톤까지 제조되는 대량생산 제품은 해외 기업이 주로 하기 때문에 200톤이 넘어가는 대형화 부분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모터부분을 제외한 펌프는 60% 이상이 부속 연구소에서 자체 개발되어 생산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14군데 대리점이 운영되고 있어 원거리 지역에 대한 A/S도 원활하게 되고 있음을 전했다.
특히, 대리점 중 절반은 그곳에 지역적인 기반이 있던 동사의 영업 사원이 운영하는 것이라며, 전국 곳곳에 ‘가족’을 두고 있는 동사의 든든함을 내비쳤다.
도시 미관 중요성 높아지면서 중대형 시장 부각… 심정용 모터 수요 늘어
수중펌프는 심정용 수중 모터 펌프와 오배수용 수중 모터 펌프로 나눌 수 있는데, 얼마 전까지 동사가 전문으로 해 온 심정용 시장은 농업이 고가 주력산업에서 뒤쳐지면서 위축되고, 오배수용 시장은 환경에 대한 관심과 함께 확장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도시 기반의 미관이 중요시되고 중대형 모터의 소비가 증가하며 심정용 시장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수중펌프 시장이 또 다른 변화의 물결 속에 있어 동사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중간가압으로 송수관의 증압에 사용되는 펌프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동사는 현재 주력하고 있는 제품인 인라인형 ‘가압용 수중 모터 펌프’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펌프 단품 수출 대신 시스템으로 틈새시장 공략
심정에 있어서 독보적인 인지도를 가진 동사의 수출 현황에 대해 묻자 안태상 대표는 “제품 수출을 위해서는 현지 펌프 전문설비회사와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네트워킹 구축의 한계로 제품의 직접적인 수출이 아닌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며 현재 우리나라 건설 회사들의 두드러지는 해외진출에 대해 언급했다.
“건설 회사들이 현지에 있는 펌프 설비회사보다 하지공업의 능력을 더 인정하고 믿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함께 동행한다”며 그 예로 최근 필리핀에서 조선소를 만들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에 동사가 취수펌프 시스템으로 납품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가격이 싼 중국산과의 경쟁을 피해 직접적인 제품 수출은 1999년에 끝내고, 2000년부터는 전략을 바꿔 패키지 판매로 펌프장에는 시스템적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전하는 그는 “심정에도 중국산과 인도산이 있지만 정밀한 기술과 조립이 필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신뢰도 없이 가격경쟁력만 갖는 제품은 외면 받는다”며 동사의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취재진을 만나기 전날 반포대교 수직분수 시범사업장에 현장 점검차 다녀왔다는 안태상 대표는 A/S나 시스템 기술을 제외한 설계와 부품, 펌프가 모두 외산으로 구성되어 이었다며 아쉬움을 토론했다.
하지만 외산은 제품 판매에만 주력을 하고 서비스에는 소홀하여, 사용 중 운영 장애 혹은 설치나 운전에 이상이 있으면 대처가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30년 넘게 펌프 업계에서 일하며 시뮬레이션으로 설비까지 해볼 수 있는 동사와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제품만 사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으로, ‘제품과 함께 서비스를 사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고객들도 알고 동사의 시스템을 선호하는 것이다.
코일의 국내 생산 등 소재경쟁력 키우는 것이 살 길
안상태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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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이 36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동안 펌프 업계에 있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 묻자, 안태상 대표이사가 ‘소재경쟁력의 부족’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완성품인 모터 펌프에는 수많은 부품과 기초소재가 필요한데, 기초소재에 있어서 우리의 품질이 외산과 비교했을 때 현격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제조하는 심정용 모터 펌프의 경우, 모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코일의 국내 생산이 거의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모터를 해외에서 수입해서 펌프 제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그는 “모터에서 핵심이 되는 코일을 비롯한 기타 소재들이 모두 국제 경쟁력이 없다”며 안타까운 현실을 전했다.
석유비축기지 내 삼출수, 국산으로 대체하며 독보적인 위치 확립
안태상 대표이사가 지상의 탱크에 연료를 저장하던 예전의 방식에서 산 전체에 동굴을 파서 석유를 넣어두는 현재의 시스템으로 바뀐 석유비축기지 내 삼출수에 대해 설명했다.
동굴의 특성상 석유가 땅으로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땅에 물을 깔아 물침대 역할을 하게하여 기름을 보관하는 원리를 설명하면서 “만약 물이 적으면 원유가 땅 밑으로 스며들고, 물이 많으면 원유 대신 물을 비축하게 되기 때문에 펌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고장을 염려해 그동안 외산을 써온 석유비축기지 내 삼출수를 동사의 제품으로 과감하게 대체했음을 밝혔다.
“국산을 통해 회사 입장에서도 외국제품 대체 효과를 많이 보기도 했지만, 서비스에서 불만을 갖던 외산을 국산으로 대체해서 고객만족도를 높인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정부와 설계회사, 그리고 하지공업이 노력해서 맺은 결실인 ‘석유비축기지 내 삼출수의 국산화’에 자부심을 보였다.
“물론 부작용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그는 동굴 특성상 흙 위에 시멘트를 바르는 작업으로 인해, 물에 녹은 시멘트가 밑바닥에 가라앉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건 퍼 올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처음에 설치된 것은 필히 교정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외국에서는 당사 제품의 잘못이 아니라고만 하며 서비스를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곳의 특성을 알게 되면서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며 동굴의 특성을 알고 그에 대한 노하우와 대처방법이 생기면서 현재 삼출수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가진 동사의 제품 수요 또한 늘어나고 있음을 전했다.
제품의 품질 이상으로 후처리 및 운영 체계가 중요
송영호 전무이사 |
동사는 외산처럼 단품 판매만 하거나 단품 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솔루션에 대해 많은 공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컨설팅이나 솔루션이 이익 면에서의 성과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반응이다. 엔지니어링으로서 에너지 진단을 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수익 루트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펌프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찾아오는 곳은 바로 ‘하지공업’이다. “외산이든 국산이든 문제가 생기면 우리 회사를 찾기 때문에 우리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그는 조금 돌아가는 방법일지라도 입소문을 통한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시장을 길게 전망했다.
또한, 그는 “전체 공사에서 약 20% 미만이 기계설비로, 그 20%의 대부분은 공조 쪽이다. 다시 말해 물과 관련한 펌프는 전체 공사에서 1~2% 정도밖에 차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비율과는 상관없이 펌프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의 운영 체계가 중요하다.”라며 제품 품질 이상으로 그 제품에 대한 운영 체계 및 후처리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우리는 정규점검은 물론, 작동 후 펌프의 운영 상태 등 후처리에 대해서도 모두 관리한다. 단품 위주로 영업하는 사람은 제품의 단적인 면만 부각시키는데, 항상 그 이면이 문제를 일으킨다.”라며 수박 겉 핥기 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다시 한 번 동사의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에 자부심을 내비쳤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자세가 필요… 펌프 업계의 협력 절실
“시장을 크게 보고 업계 사람들이 윈-윈 할 수 있도록 하면 더 큰 그릇을 만들 수가 있다. 하지만 현재 눈앞에 있는 것만 가져가다보면 시장이 엉망이 된다. 일단 질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고 그 다음, 기술에 대한 정직성 확립이 필요하다.”
안태상 대표는 ‘하루 벌어 하루 쓰기도 바쁜 시절’이 요즘 아니겠냐며, 펌프회사 간의 경쟁보다는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경쟁보다는 협력을, 경쟁보다는 사람을 중시하는 하지공업의 정신은 전 사원의 가족사진을 액자에 하나하나 담아 복도를 한가득 메우며 길을 열어놓은 모습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또한, “펌프는 우리나라의 기반 산업이다. 기반 산업에 대해서 그 나라가 자체 기술에 대한 도전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나중에 큰 돈 들여서 외산 펌프를 사야한다.”며 자체 기술력을 키워야함을 강조했다.
“현재 외산이 가격을 낮춰서 판매하고는 있지만, 만약 우리나라 산업이 사장되고 우리 제품이 경쟁력을 잃게 되면 결국 외산의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며, 오랜 시간 펌프 시장을 지켜온 중견 업체들이 시장을 멀리 보는 시각을 가지고 경쟁은 잠시 내려놓고 협력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동남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로의 시장 확대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안태상 대표이사는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기 전에 ‘아시아 시장부터 넓히는 것’이 랜드 마크 기업이라 자부하는 하지공업이 할 일임을 밝혔다.
“동남아에서 우리나라의 좋은 제품들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말은 펌프도 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라며 동사의 제품을 동남아시아로 수출할 계획을 전했다.
동사는 해외 수출 기반을 마련하고 세계 동향을 살피며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세계 전시회 참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얼마 전 모스크바 전시뿐 아니라, 올해 싱가포르 전시와 작년의 상해 전시, 재작년 독일 전시에 참가하며 세계 펌프 업계의 분위기를 살폈다.
사원 개개인에게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30년이 넘는 세월을 오로지 수중 펌프에만 매진해온 동사가 세계로 힘차게 나아갈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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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공업(주)의 사옥에 들어서면 하지공업(주)의 식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사원들의 사진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액자에 담아 복도에 걸어둔 모습이다. |
하지공업(주)∥www.hajie.com
TEL.(031)352-84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