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민박에 조식 허용…‘한국형 B&B’ 기대 7일부터 조식금지 규제 해제…전국 2만 5000곳 농어촌민박 혜택 신혜임 기자 2015-07-14 09:34:04


농어촌민박 조식 허용, ‘한국형 B&B’로 업그레이드!

유럽여행 시 선호하는 숙박형태는 민박의 일종인 B&B다. 말 그대로 잠자리(Bed)와 아침식사(Breakfast)가 있는 곳으로 저렴한 비용에 집처럼 편안한 잠자리와 가정식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어 많은 여행객들이 즐겨찾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B&B와 유사한 형태로 농어촌민박이 있다. 농어촌관광 활성화 및 농어촌주민 소득 향상을 위해 마련된 시설로 현재 전국적으로 약 2만 5000곳이 있다.

그러나 B&B와 농어촌민박이 크게 다른 점이 있었다. 농어촌민박에서는 아침식사 제공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했던 것.

때문에 민박이용객들은 직접 아침을 해먹거나 인근 식당을 이용해야만 하는 불편을 겪었다. 일부에서는 암암리에 식사를 주문하고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여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농어촌민박은 별도의 음식점 영업 신고 없이 조식제공이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돼 지난 7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것.

이에 따라 투숙객은 숙소에서 편하게 아침을 먹을 수 있어 좋고, 민박 주인은 부수입을 올리고, 식사 마케팅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되는 등 농어촌민박 활성화에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칠암마을에 위치한 농어촌민박 ‘채움’.

오픈한지 채 1년이 안 됐지만 각종 블로그 등에 이용후기가 올라가 있는 인기있는 펜션형 농어촌민박이다.

주인 최숙연씨는 “그동안 저녁은 인근 식당을 소개해줘 문제가 없는데, 아침식사는 일찍 문을 여는 식당이 없어 손님들이 보통 라면으로 간단히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제 투숙객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하니, 지역 특색에 맞는 메뉴를 개발해 판매해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박을 한 취재진이 아침을 주문하자 아침식사가 제공됐다. 어촌마을답게 가자미미역국을 중심으로 소박하지만 집밥 특유의 정성이 담긴 식단이었다.

최숙연씨는 “우선 1~2가지 식단을 차려보고 투숙객들의 반응에 따라 식단을 더 다양화할 것”이라며 “찬이 많지 않아도 투숙객들이 집에서 먹는 것처럼 편안하게 식사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선된 규정에 따르면 조식 값은 민박요금에 포함되도록 했다. 외국 B&B 역시 조식이 숙박요금에 포함되어 있다.

빵, 베이컨, 달걀요리 등 아침식단이 비슷한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역마다, 가정마다 각각의 맛이 있다. 맛이 있는 ‘한국형 B&B’로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정성과 맛이 담긴 집밥이 있는 우리의 농어촌민박이 세계 최고의 B&B로 자리매김할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