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이하 EU집행위)는 7,500억 유로 규모의 코로나19 경제회생기금 계획을 발표하며 수소경제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소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소생태계 형성,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기진작과 기후중립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EU집행위에 따르면, 2050년까지 청정수소는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24%를 담당할 것이며 그로 인한 연간 매출액은 6,30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U 1> 전 세계 순수소(Pure hydrogen)수요변화(단위 : 년도, Metric ton)
자료원 : 국제에너지기구(IEA)
청정수소 생산기술 상용화의 필요성 증대
물에서 추출되는 수소는 자원의 양이 풍부해 국제정세에 따른 가격변동이 적은 안정적인 자원이다. 연료로 사용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해운, 항공과 같은 중대형 운송수단의 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철강, 화학과 같은 에너지집약산업의 탈탄소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유럽에서 소비되고 있는 수소의 96%는 화석연료로부터 생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간 1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다. 따라서 풍력, 태양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된 ‘청정수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U집행위, 수소전략발표
2020년 7월, EU집행위는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배출량 감축을 위한 EU에너지시스템통합전략과 수소전략을 발표했다. EU에너지시스템통합전략(EU Strategy for Energy System Integration)에서는 순환에너지시스템 구축과 수소에너지 활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수소전략(EU Hydrogen Strategy)은 수소 생산량을 증대하기 위한 규정 마련, 투자유치, 수소 수요촉진 및 연구개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EU집행위는 탄소포집 및 저장기술을 이용해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최소화 할 계획이다. 유럽환경국(EEB) 등 일부에서는 이러한 허용이 화석 연료 기업의 편의를 봐주는 것이며 청정수소로의 전환을 지연시킬 것이라 우려했다. 이에, EU집행위는 과잉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전기분해에 이용해 생산단가를 낮추고, 생산과정부터 소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수소의 상용화를 위해 생산인프라 구축 3단계 계획을 수립했다.
<EU 2> EU수소전략 3단계 계획
주 : 물을 수소로 전기분해하는 장비
자료원 : EU집행위
2020~2024년 동안 유럽연합 내 6기가와트(GW)의 수전해설비를 설치해 1백만 톤의 수소생산을 지원할 예정이며, 2025~2030년까지 최소 40기가와트(GW)의 수전해설비를 확보하고 생산량을 최대 1만 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수소경제 선점을 위한 산업계의 움직임
EU집행위의 수소전략 발표이전에도 이미 미래 수소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한 회원국 및 산업계의 노력이 분주하다.
지난 5월, 프랑스 천연가스운송사업자 GRTgaz와 독일의 Creos Deutschland는 천연가스 인프라를 수소운송네트워크로 전환하기 위한 공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독일 사아르, 프랑스 로레인, 룩셈부르크 남부지역을 잇는 70㎞의 파이프라인을 순수소(Pure hydrogen) 운송용으로 변환할 예정이다. GRTgaz 측은 파이프 인근에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설비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가스인프라 전환 및 국경 간 수소네트워크 확대 시범지역으로 설정된 이 지역은 수소생산에서부터 소비, 전후방산업이 모두 위치해 있어 유럽의 수소밸리로 불리고 있다. 이외에도, 독일정부는 2020년 6월 초 ‘국가 수소전략(National Hydrogen Strategy)’을 통해, 독일의 수소생산량을 2030년까지 5기가와트, 2040년까지 10기가와트로 늘리고 관련 산업과 연구에 7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독일 다임러와 스웨덴 볼보그룹은 2020년 4월 각각 12억, 6억 유로를 출자해 트럭용 수소연료전지 개발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세계 2대 트럭제조사의 합작 투자는 연료전지 기술투자 중 가장 큰 규모로, 양사는 10년 내 수소동력 중장비 차량의 상업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사점
수소에너지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프라 비용, 생산 및 운송 기술 상용화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시장형성 지연에 대한 우려가 있어왔지만, EU집행위의 주도적인 전략 수립과 투자유치를 통해 기술개발, 비용절감, 수요창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다. 전환기간 동안 EU집행위는 증기메탄개질로 생성된 수소를 완전히 배제할 계획이며 이로 인해, 현존 수소설비의 탈탄소화를 위한 탄소포집 및 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의 중요성도 함께 대두됐다. 유럽의 천연가스 최대 수출국인 러시아에서도 천연가스의 탈탄소화 문제에 관심을 보임에 따라 관련 분야 기술 및 장비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유럽연합의 최종목표는 청정수소로의 전환임에 따라 청정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장비 및 인프라 산업도 더욱 활성화 될 것이며, 청정수소와 재생에너지 기술은 평행선상에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