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분자 반도체는 잉크젯법 등 인쇄 프로세스에 의한 전자회로의 제작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초저비용, 저환경부하에서의 전자디바이스 제조가 가능하다고 기대된다. 그러나 종래 고분자 반도체의 전기특성은 모두 전자가 국재된 호핑전도(hopping conduction)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고분자 반도체의 이동도는 겨우 수cm2/Vs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본 연구팀은 고분자 사슬의 방향을 정렬시켜 신규 제막 프로세스와 고성능 도너 수용체형 고분자 반도체의 이용에 의해 전자가 퍼진 파로서 진동하는 밴드전도의 실현에 성공하였다. 밴드 전도성의 확인은 이동도의 온도의존성 및 홀효과의 측정에 의해 수행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고분자 반도체 성능의 이론적인 한계를 크게 향상시킨 것이며, 고이동도화에 의해 고분자 반도체를 이용한 무선통신 태그 및 웨어러블 컴퓨터 등에의 응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실리콘을 중심으로 한 현대의 반도체 산업은 미세집적화 기술과 고속 연산성능을 살려 지금까지의 정보화사회에 공헌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한계에 가까워진 현재 반도체 산업은 새로운 방향성에 패러다임을 이동시켜야 한다. 그 중 하나가 프린트블 일렉트로닉스( Printable Electronics)라는 인쇄로 만드는 전자디바이스이다. 적, 황,청과 같은 컬러 잉크 대신에 금속, 반도체, 절연체로 이루어진 전자기능성 잉크를 사용하여 그것을 인쇄함으로써 전자회로를 형성한다. 종래 진공, 고온 프로세스를 많이 이용한 제조라인과 비교하여 인쇄 프로세스를 이용한 제조라인에서는 전자 디바이스 제조시의 비용 및 환경부하를 대폭 저감할 수 있으며, 플라스틱 필름 위에 인쇄함으로써 얇고 가볍고 구부릴 수 있는 전자 디바이스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프린트블 일렉트로닉스는 예를 들면 종이와 같이 얇은 디스플레이 및 바코드를 대신하여 초저비용 무선 태크 등에 응용이 기대된다.
잉크화가 가능한 반도체 재료로서는 고분자 반도체, 저분자 반도체, 산화물 반도체가 알려져 있지만, 그 주에서도 고분자 반도체는 인쇄기술에 가장 적합한 반도체 재료이다. 한편 성능 면에서 지금까지 저분자 반도체 및 산화물 반도체에 뒤떨어졌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고분자 반도체에서는 구조의 결함 등이 많아 지금까지는 오로지 전자가 국재된 호핑전도를 나타내는 전기특성만 얻을 수 있었다. 때문에 고분자 반도체의 이동도는 겨우 수cm2/Vs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본 연구팀을 도너 수용체형 고분자 반도체를 이용하여 트랜지스터 소자를 제조하고, 그 홀 효과를 측정함으로써 고분자 반도체에서 전자가 펼쳐진 파로서 진동하는 밴드 전도의 실현에 처음으로 성공하였다.
본 연구팀은 우선 Cyclopentadithiophene-benzothiadiazole(CDT-BTZ)을 유기용매에 용해시켜 잉크로 하고, 그것을 이온액체에 전개한 후에 유리 플레이트에서 한 방향으로 압축함으로써 고분자 사슬의 방향이 정렬된 반도체 박막을 얻었다. 이 박막을 이용하여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를 제작하고 초전도 자석을 갖춘 장치에 의해 홀효과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자장의 변화와 동기된 명료한 홀 전압의 관측에 성공하고 그 크기가 밴드전도의 이론과 잘 일치하였다. 그리고 온도 저하와 함께 이동도가 상승하는 밴드 전도 특유의 현상도 관측되어 확실히 밴드 전도이라는 것을 증명하였다.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