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정 1로봇’이라는 목표아래 간간이 발표되며 로봇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지능형 서비스로봇을 접하다가 문득 ‘로봇’의 존재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인간의 일을 대신 한다’는 로봇이 정말 필요한 분야는 역시 3D 산업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대표적인 3D 업종인 ‘연마’의 경우 희망적인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다.
수전금구 생산 전문기업인 (주)워터웍스 유진이 연마로봇 시스템 Wefac Robot을 선보인 것이다. 평면처리만 가능했던 기존의 1차원 자동연마 시스템을 넘어 곡면이나 어려운 형상 등도 자유자재로 연마가 가능한 3차원 로봇연마 시스템을 개발하여 주목받고 있는 (주)워터웍스 유진을 찾아가 로봇연마 시스템에 대한 소개와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취재 정요희 기자(press1@engnews.co.kr)
연마로봇개발에 대한 KIST의 제안… Wefac Robot의 시작
34년의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비데와 수전금구를 전문 생산하는 중견기업인 워터웍스 유진이 로봇을 연마공정에 적용, 시작하게 된 계기는 1993년 8월경 KIST(한국과학기술원)와 수전금구 연마공정 자동화를 추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면서부터이다.
연마공정이 주조, 염색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3D 업종중의 하나에 속하다보니 연마기술을 배우려고 하는 젊은 세대들이 없어, 연마를 하는 사람들의 평균연령이 대부분의 업종에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이르게 된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 연마라는 표면처리 작업 자체가 상당히 고된 노동이기 때문에 50대를 넘어서까지 일을 계속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고 외국노동자들까지 이런 업종은 기피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연마공정이 전체 생산공정의 중간에 위치하다 보니, 연마공정만 따로 떼어 중국과 같은 제3국으로 보낼 수도 없기 때문에 표면처리를 하는 회사들은 모두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KIST의 연마로봇 개발제의에 흔쾌히 승낙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준호 상무는 “국내의 제조업이 주조, 가공, 도금 등 대부분의 공정에서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연마까지 자동화가 실현된다면, 향후 5~10년 내에 더욱 증가될 인력수급의 불안정한 문제에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로봇연마 자동화시스템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라고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동사가 연마로봇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을 ’90년대 당시는 학계와의 연구개발이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던 때라 불안함이 없지 않았을 텐데도 인력수급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미리 보고 흔쾌히 승낙하여 지금과 같은 성과를 보인 동사의 결단력이 더욱 돋보이는 대목이겠다.
로봇자동화 사업팀, 로봇운용 효율 90%까지 끌어올려
사실 ’90년대에 진행되었던 KIST와의 공동개발이 끝나고, 현장에서의 연마로봇 사용은 그리 효율적으로 운용되지 못했었다.
그러다 2004년 말이 지나며 좀 더 효율적으로 로봇을 활용하고자 로봇자동화 사업팀을 신설하고 연마로봇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진행되게 되었는데, 당시 50% 정도의 완성도를 보였던 연마로봇 시스템은 현재 80~90%까지의 완성도를 보일 정도로 단시간 내에 기술적인 급성장을 보였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체적으로 연마로봇 시스템을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이준호 상무는 “우리 회사에 필요한 기술이었기에 시작했지만 로봇의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개발하다보니 우리가 쓰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것입니다”라며 동사의 로봇자동화 사업팀의 기술력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전했다.
이처럼 전폭적인 기대를 받고 있어서 일까. 동사의 로봇자동화 사업팀은 연마로봇 시스템에 대한 고객들의 높은 관심으로 요즘 기술 업그레이드와 함께 연마로봇 시스템 문의에 답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Wefac Robot = Whet Factory Robot
워터웍스 유진의 로봇 브랜드인 ‘Wefac Robot’을 접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로봇업체들의 브랜드를 떠올려보지만 막상 생각나는 것이 없다. 대부분의 로봇업체들이 나름대로의 모델명을 사용할 뿐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준호 상무는 “워터웍스 유진은 수도꼭지 및 비데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전문기업으로 관련업계에서는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점은 로봇사업을 하는 데에 있어 비전문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단점으로 작용됩니다. 따라서 연마로봇의 자체 브랜드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라며 특별히 ‘Wefac Robot’이라는 브랜드를 갖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Wefac Robot’은 ‘연마공장의 로봇’이라는 뜻으로 ‘Whet Factory Robot’을 줄임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Wefac(위팩)’이라는 어감상 ‘We Factory Robot’이라는 또 하나의 의미도 갖게 되었다.
현재 로봇자동화 사업부는 워터웍스 유진 내의 한 사업부로 속해있지만 로봇사업으로 독립할 수 있는 날을 꿈꾸고 있다.
‘Wefac Robot’은 연마로봇 시스템을 시작으로 국내 3D 업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로봇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연마전문 기업의 노하우… 로봇연마 기술로 이어져
연마로봇 시스템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워터웍스 유진은 중소기업의 로봇적용 사례를 만들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연마로봇뿐만 아니라 도금공정에서의 로봇사용에 대한 의뢰도 있었는데, 도금공정에서 생기는 열에 의해 작업이 어려워지자 로봇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도 약 15년 전 반자동 시스템을 이용해왔으나 결국 인력부족 문제로 로봇을 통한 완전자동화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역시 동사는 연마전문 기업으로서 지금까지 쌓아온 연마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연마의 특성을 이해하며, 로봇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연마에 사용되는 사포의 종류만 하더라도 그 종류가 상당하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를 테스트해보면서 가장 좋은 것을 찾아내고 있다. 이미 연마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로봇을 이용할 경우 그 힘이 사람보다 더 세기 때문에 그에 맞는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휴대폰 부품산업에서 폭발적 반응… 향후 다른 산업도 대비
최근 휴대폰 부품산업에서 동사의 연마로봇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휴대폰의 외장에 사용되는 부품으로 고급스러워 보이는 알루미늄이 많이 사용되며 연마공정을 필요로 하는데, 휴대폰 부품자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웬만한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일정한 품질을 보장받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또 생산성을 체크하지 못해 몇 만개 생산의 요구에 대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휴대폰 업체들에게 동사의 연마로봇 시스템이 제품의 품질과 계획적인 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준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청동 및 아연재질의 연마를 주로 해왔던 동사에게 휴대폰 부품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마그네슘 재질 제품의 연마에 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휴대폰 산업과 관련이 있는 마그네슘 재질 역시 재질 자체가 다이너마이트의 원료로 쓰이는 만큼 폭발력의 위험을 가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어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에 로봇자동화 사업팀은 지금도 수십 가지의 재료를 가지고 그 특성에 맞는 연마법을 준비하며 향후 넓어질 시장요구에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소재의 연마기술 습득위한 끊임없는 노력
지금까지 사람의 손으로 작업을 해왔던 연마공정의 경우, 연마로봇 시스템을 사용하게 되면 그 효과의 차이가 확실히 드러난다.
기존에 연마작업자가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잔업을 포함하여 하루 11시간을 일한다고 하더라도 로봇 1대의 생산량을 따라오지 못한다. 이준호 상무는 “로봇 1대가 작업자 2.5명 정도의 역할을 담당합니다”라며 높은 생산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 시스템은 연 3억원의 생산비 절감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또한 기존에 개개인 작업자의 능력에 따라 생산되어 생산 사이클을 맞추기 힘들었던 것에 비해 로봇은 정확한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공장 가동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한편, 연마로봇과 그 시스템의 판매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로봇자동화 사업부는 고객제품의 ‘가공’도 간간이 진행하고 있다. “가공을 하는 이유는 제품재질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여러 종류의 재질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연마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라고 설명하는 이준호 상무는 동사의 ‘Wefac Robot’으로 임가공을 해주는 전문기업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연마로봇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기에 향후 본격적인 홍보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 첫번째 방법으로 잠재고객에게 직접적인 홍보자료를 보낼 예정이다.
연마로봇 시스템, 인력수급과 조정의 번거로움 모두 해결
현재 연마공정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자동연마기는 위나 아래, 옆면만 가공하는 반자동 시스템으로,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작업자 1명 이상이 있어야 한다. 물론 20년 전에 비하면 여러 모로 나아진 형편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작업을 하고자 하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역시 새로운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중국으로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게도 여전히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중국인을 채용하고 10년이 지나면 정년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쉽게 못쓰는 것이다. 때문에 중국에 공장을 새로 지으려는 사람들에게 의뢰가 들어온다. 초기 투자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안정적이고, 인력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연마로봇 시스템을 찾는 것이다.
또한 연마로봇 시스템을 설치했을 때 촉각인식 센서가 내장된 프로그램에 작업형태를 입력해 기계가 자동으로 공정을 수행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한 번의 입력으로 소모품 교체시까지 공정을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작업 때마다 사람이 일일이 조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는 특징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린사업장 협력업체로 시장 확대를 꾀하는 중
연마로봇 시스템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은 굉장하다. 하지만 초기투자 비용이 높기 때문에 그 부담감으로 인해 쉽게 시장을 넓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동사는 직접 고객을 찾아나서는 방법과 함께 정부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환경안전 경영을 지원하는 ‘그린사업장’이라는 프로젝트의 협력업체로 등록하여 시장을 확대하고자 이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린사업장으로 등록하기 위한 고객사는 협력업체인 워터웍스 유진의 Wefac Robot을 현장에 적용하게 되고, 그 부담은 정부와 고객이 분담하기 때문에 정부와 고객사, 워터웍스 유진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비용적인 문제로 쉽사리 동사의 연마로봇 시스템을 적용하지 못했던 고객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외에도 향후 연마로봇 시스템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이해가 부족한 이들을 위해 전시회 참가를 고려하고 있다. 직접 눈으로 보여줌으로써 그 효과를 느끼게 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Wefac Robot으로 인력수급난 해결에 기여할 것
‘길이 있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감으로써 길이 생긴다’
연마로봇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동사의 연마현장 중앙벽면에는 이와 같은 글귀가 있다. 단 한 줄의 글로써 워터웍스 유진이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듯하다.
“3D 업종에 속해있는 연마분야에서 더 이상 일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공장들 역시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나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한국인들은 일자리를 찾아서 공장과 함께 외국으로 나가야 합니다.”라며 점차 어려워지는 국내 산업현장의 문제를 걱정하는 이준호 상무는 “그렇기에 공장의 문제를 로봇으로 해결하여 기업이 해외로 나가지 않도록 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연마로봇 시스템을 이용한 수익창출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3D 업종이 잘 자리잡게 하는 것입니다.”라며 동사의 목표와 확신에 찬 포부를 밝혔다.
워터웍스 유진은 연마로봇 시스템을 통하여 여러 업종의 애로공정을 해소하고 인력수급난에 기여하기 위해 시스템 개발 및 보급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누구도 걷지 않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이들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주)워터웍스 유진 이준호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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