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용접로봇 산업의 전망 이예지 기자 2014-01-06 09:30:46

“용접수요가 많은 조선소가 로봇사업을 담당하는 것이 좋겠다. 나머지 기업들은 전문인력을 한 쪽에 몰아줘” 지난 1985년 현대 고(故) 정주영 회장이 현대자동차 ‘포니2’의 성공적인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현대그룹 사장단을 불러놓고 한 말이다. 이 말이 현재 현대중공업이 국내 최대이자 유일한 용접로봇 제조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한 계기가 됐다. 
산업이 점차 고도화될수록 더욱 정밀한 작업을 요하게 되고, 소득 수준이 향상될수록 열악한 작업환경을 꺼리게 되면서 용접로봇의 기능은 증가하는 수요만큼 더욱 발전하게 됐다. 한국경제는 1989년대에 접어들면서 산업구조가 급격히 고도화됐고,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다. 값싼 인적자원에 의존하는 경제체질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자동화 기술, 로봇이 절실히 필요해졌다. 용접로봇의 가장 많이 적용되는 산업군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은 2000년에만 해도 세계 12위 정도의 규모였지만, 2011년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급부상해 국가 경제를 이끌고 있다. 이 같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성장에는 ‘용접로봇’이 뒷받침 하고 있었음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로봇산업은 세계 각국의 국가전략산업으로 부상하면서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0년경이면 우리나라도 1가구 1로봇, 시장규모 100조 원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로봇(Robot): 강제적인 노동
로봇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20년 체코의 작가 차페크(Capek)의 희곡 ‘RUR: Rossum’s Universal Robors’였다. 이 작품은 기계문명이나 세속적 행복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인간 본질에 대한 통찰로 일관되어 있다. Robot이라는 단어는 체코어 Robota의 어원으로 ‘강제적인, 의무적인 노동’을 뜻한다.
그리고 세계 최초의 실제 로봇은 1939년 미국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社가 공개한 ‘일렉트로(Electro)’다.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공개된 일렉트로는 어설프지만 전기가 공급되면 앞뒤로 걷고, 녹음된 77개의 단어를 말할 수 있었다.
최근 사회구조와 생활 패턴에 대변혁을 가져올 신(新)유망산업인 IT, BT, NT산업과 함께 RT(Robot Technology)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로봇산업은 기술의 정도에 따라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서 다가올 지식기반 산업사회에 적합한 기술이라 할 수 있으며, 기술의 기반이 물리학, 화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 기계공학, 전자공학, 소재공학 등의 응용학문까지 범위가 다양한 복합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로봇은 크게 산업용과 서비스용 두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산업용 로봇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지만, 향후 인간의 옆에서 각종 지원 서비스를 수행하게 될 서비스용 로봇의 도입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추세로 오르고 있다.

 

국내 용접로봇 산업의 전망
용접로봇의 전망은 기술 발전에 의한 첨단화라는 공급의 측면 이외에도 경제적, 사회적인 환경 변화에 의한 수요의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고객의 욕구에 대응하는 생산시스템은 소품종 대량생산으로부터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화했고, 이러한 생산시스템에서의 생산성의 향상은 기업 경쟁력의 필수요소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등으로 향후 수년간 전 세계 용접로봇의 메인 수요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용접기 시장은 고품질화, 고주파화, 디지털화, 지능형 펄스화가 진행되고 있고 국내 용접기 시장도 이에 따라 고품질 용접기 생산 방식으로 변화해야 하는 때가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용접 로봇의 기술력을 좌우하는 것은 용접기의 기술력으로, 기존의 아날로그 제어 방식 용접기가 시장에서 소멸되고 디지털 방식의 용접기가 향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만약 향후 2~3년 내 국내 용접기 제조업체가 이러한 시대적 추이에 맞춘 디지털 고품질 용접기를 생산해 내지 못한다면 국내 용접기 시장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현재와 같이 수입제품에 의존하는 형태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로봇과 용접기를 모두 외산에 의존하는 국내의 용접 로봇 산업의 한계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로봇 기술은 차치하고서라도 용접기 기술만은 제대로 실현해 내야 하는 시기가 찾아왔다고 할 수 있겠다.

 

 

출처: 메탈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