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CES 2026 탐방기, AI·로봇·헬스테크 중심으로 ‘측정’에서 ‘실행’으로: Physical AI가 만드는 산업 재편 정하나 기자 2026-02-06 09:43:59

 

만다린로보틱스 박상훈 팀장 / 사진. 만다린로보틱스

 

CES 2026은 ‘AI 기술 경쟁’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AI가 실제 생활/현장 문제를 해결하도록 제품과 서비스 구조를 재배치하는 전시였다. 특히 헬스테크 영역에서는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행동을 바꾸는 장치(로봇·자동화·스마트홈 인프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본 탐방기는 Amazon, CERAGEM, wan AIchef, instafarm 등 방문 부스를 중심으로, AI·로봇·헬스테크가 어디서 연결되고 어떤 비즈니스 모델로 수렴하는지 업계 관점에서 정리했다.

 

CES 직후에는 현장 정보가 ‘자극적 인사이트’로 소비되기 쉽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노이즈는 줄고 핵심 구조가 보인다. CES 2026 이후 국내 증시에서 로봇·AI 관련 종목이 크게 주목받은 흐름은 현장에서 관찰한 ‘Physical AI(현장에서 작동하는 AI)’ 확산이 자본시장에서도 현실 이슈로 읽히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전시장을 돌며 기업과 제품을 평가하기 위해 다섯 가지 프레임을 적용했다. 데이터 수집이 센서와 기기, 현장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이뤄지는지, 해석·예측·추천 모델이 실제 의사결정으로 연결되는지를 우선 살폈다. 여기에 권고 사항이 로봇이나 자동화, 스마트홈, 조리 등 행동 장치로 실행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도 평가 기준에 포함했다. 또한 운영과 규제, 보안, 비용, 유지보수 측면에서 도입 장벽을 낮추는 워크플로우가 있는지, 수익모델이 제품 판매를 넘어 서비스나 구독, 파트너십으로 확장 가능한지도 함께 검토했다.

 

Amazon, 스마트홈을 ‘AI 에이전트의 실행 무대’로 재정의

 

Amazon 부스 입구 / 사진. 만다린로보틱스


Amazon 부스의 메시지는 단일 기기 신제품이 아니라 ‘집(Home)’을 AI가 작동하는 운영체계로 만드는 방향성이다. 보안(예: Ring), 연결 인프라(예: Wi‑Fi/메시), 엔터테인먼트 디바이스(Fire TV) 등은 개별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 맥락(Context)을 공유하는 구성 요소로 제시된다.


헬스테크 관점에서 이 구조는 결정적이다. 웨어러블·의료기기·가전·보안 센서가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통합해 개인화된 권고를 생성하고, 그 권고가 ‘집의 기능(환경 제어/알림/서비스 연결)’을 통해 자동 실행되면 헬스케어는 ‘측정’에서 ‘행동 변화’로 이동하는 것 같다.

 

CERAGEM, 헬스테크의 승부처는 ‘지속 사용’과 ‘공간/루틴 설계’

 

CERAGEM Serenity & Care Zone / 사진. 만다린로보틱스


CERAGEM 부스는 제품 스펙 경쟁보다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사용자가 이 기기를 매일 쓰게 만들 수 있는가?” 전시 공간 자체를 ‘Serenity & Care’로 구성한 것은, 헬스테크가 결국 습관 형성(루틴)과 정서적 안정(사용 지속성)을 전제로 성과가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오히려 경쟁은 ‘체감 가치’와 ‘사용 지속성’으로 이동한다. 향후 헬스케어 디바이스의 차별점은 센서 정확도만이 아니라, 사용자 여정(온보딩→루틴→피드백→리텐션)을 서비스로 설계하는 능력에 있다.


AIPER, 생활형 로보틱스의 대중화는 ‘체감 가능한 효용’에서 시작

 AIPER 부스 / 사진. 만다린로보틱스


AIPER의 로봇 풀 클리너는 로봇이 대중화되는 전형적인 경로를 보여준다. 사용자가 지불 의사가 있는 이유가 명확하다: 반복 노동(청소/유지보수)을 자동화하고, 결과가 즉시 확인되며, 사용법이 단순하다. 이는 헬스케어 로봇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헬스테크가 ‘권고’를 만든다면, 로봇은 ‘권고를 실행’하거나 실행을 돕는다. 따라서 시장 확대의 관건은 고난도 범용 로봇보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업무를 정확히 정의하고 자동화 ROI를 빠르게 입증하는 제품군에서 먼저 열린다.

 

wan AIchef, ‘영양/식단’은 헬스테크의 가장 강력한 실행 레이어

 wan AIchef 부스 / 사진. 만다린로보틱스

 

wan AIchef는 푸드테크를 ‘헬스케어 실행 장치’로 재해석하게 만든다. 웨어러블과 의료 데이터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사용자의 건강 결과는 결국 식단과 생활 습관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개인화 영양이 고도화될수록 조리/급식의 자동화와 품질 표준화가 핵심 인프라가 된다.


현장에서 특히 눈에 띈 부분은 하드웨어 장치 단독의 데모가 아니라, 레시피/영양 데이터, 주방 운영(위생·품질·인력), 급식 시나리오가 함께 설명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제품’이 아니라 ‘운영 솔루션’으로 시장을 정의하려는 접근이며, 병원·요양·데이케어 등에서 도입 장벽을 낮추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

 

instafarm, ‘식재료 공급’까지 데이터화되는 시대—푸드-헬스 밸류체인의 상류 장악

instafarm 부스 / 사진. 만다린로보틱스


instafarm의 실내 재배(Indoor Farming)는 단순 친환경 트렌드가 아니다. 헬스케어 관점에서는 신선도, 안정 공급, 품질 표준화, 추적성(Traceability)이 곧 서비스 품질을 결정한다. 특히 개인화 식단/케어 식단이 고도화될수록 재료의 일관성과 데이터 기반 관리가 중요해진다.


푸드테크가 헬스테크와 결합하는 구조를 보면, (1) 재배/공급 데이터 → (2) 영양·레시피 추천 → (3) 조리/토출 자동화 → (4) 섭취 후 피드백 데이터로 폐루프(closed loop)를 만든다. instafarm은 그중 1번(상류)의 데이터를 컨트롤 하는 방식으로 밸류체인의 출발점을 선점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결론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정리해보니, CES 2026의 본질은 ‘기술의 과시’가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는 구조의 설계’였다. AI는 이제 전제이고, 로봇과 헬스테크는 그 AI를 현실의 문제로 번역하는 실행 장치가 되고 있다. 이 흐름은 단기 유행이 아니라, 향후 수년간 제품/서비스/사업 모델을 재편하는 장기 트렌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