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장비 부품은 장비의 성능, 신뢰성, 가격 등을 결정하는 핵심요인임에도 핵심부품의 수입의존도가 높고 기반 기술이 미흡해 공급망의 불안요인이 항상 존재한다. 또한 머시닝센터, 터닝센터, 연삭 가공기 등 주력가공장비의 핵심부품인 공구, 베어링, 스핀들 등은 기술 및 가격측면에서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 넛-크래커(Nut-Cracker)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제조현장에서 많이 쓰이던 전통적 장비 뿐 아니라 ▲로봇 ▲반도체 ▲전기차 등의 신산업에서 요구되는 제조장비의 핵심부품 기술 확보도 절실하다. 이는 향후 제조업을 선도할 신산업 제조장비용 부품 기술력 확보 여부는 주력가공장비 부품의 글로벌 시장 선도를 판가름하게 될 중요한 요소다.
(사진. LS일렉트릭)
1. 신산업 제조장비용 핵심부품 개요
제조장비는 모든 제품의 품질, 부가가치, 생산성 등을 결정하는 핵심요소이며, 신제품 개발 양산의 원동력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로봇, 반도체, 이차전지 등 신산업에 필요한 제조 장비를 양산하는 세계 일류 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제조장비·부품의 내재화 가능성이 충분함은 물론 기술안보 측면에서도 전략적 위치에 있다.
신산업 제조장비용 핵심부품은 공급위험도, 해외의존도, 기술격차, 기술전략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중요도가 높은 공통 부품을 도출해 선정한다. 부품 전문가뿐 아니라, 장비 전문가도 함께 참여해 각 부품별 중요도를 평가하고, 하이테크 롤, 광학부품, 제어기(PLC) 등 3개 품목을 핵심품목으로 선정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신산업 제조장비 부품은 신산업 성장과 함께 기술적 중요성이 점차 부각될 것이며, 시장규모도 확대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유망한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2. 신산업 제조장비용 핵심부품별 기술동향
1) 하이테크 롤(High Tech roll)
전 세계적으로 하이테크(High Tech) 롤(roll)은 첨단 제품 제조를 위한 롤투롤(Roll to roll) 장비의 핵심부품으로, 직/간접 회전 구동을 통해 연속적인 대량 생산과 초정밀(미세, 박막) 가공을 위한 대면적, 스마트화, 경량화 기술이 접목된 부품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롤과 관련한 기술은 신산업 분야인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산업 등의 분야에서 생산성 및 고성능 제품 제조를 위한 고도화 롤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 신산업 제조 분야에서 롤투롤 장비의 경우 핵심 공정을 구현하는 하이테크 롤의 요소 기술 수준이 낮은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해외 제품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하이테크 롤 분야의 원천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우선, 이차전지 산업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는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으나, 제조 장비의 핵심인 하이테크 롤 기술은 해외 의존도가 높아 기술 자립화를 위해 피앤티, 씨아이에스 등의 회사가 전략적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알에스오토메이션)
또한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플렉시블 기판 등 유연소재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고해상도 LED 소자 가공 기술 등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 대기업 주도로 하이테크 가공 롤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섬유/인쇄 산업 분야의 경우도 전통적 기반 산업에 해당되는 롤투롤 가공 분야로, 섬유/인쇄/제지 분야의 고생산성 및 품질 확보를 위한 소재·제어·가공 기술 등 다각적 분야에서 롤투롤 장비 고도화를 위한 개발이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2) 광학 부품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산업의 활용 측면에서 광학 제조 및 검사 장비에 대한 비중 확대 및 각국의 공급망 이슈가 커짐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산업용 핵심 광학부품 기술의 독점적 지위 확보 및 고도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저장 용량 확대와 함께 시스템 반도체의 처리 속도 향상을 위해 손톱 크기에 500TB를 저장하는 이론상 한계치의 고집적 적층형 나노 구조가 개발됐으며, EUV(Extreme Ultra Violet) 노광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패널 생산 기술은 크게▲BP(Back Panel) 공정 ▲EV/EN(Evaporation/Encapsulation) 공정 ▲Cell 공정으로 나누어지며 광학제조기술은 모든 공정에 적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차전지를 활용한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의 증가로 이차전지 전극 커팅(노칭), 이차전지 탭 용접, 버스바 용접, 비전검사 등에 대한 요구도 향상돼, 이를 수행하기 위한 레이저 가공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업계의 경우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및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장비의 고정밀, 고효율 등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핵심 광학부품의 공급망 이슈에 따라 핵심 광학부품의 자립화 및 고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전광은 고성능 초정밀 광학 제품의 설계 및 제조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표준/주문 생산 방식의 광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광학 분야 하이테크 특수렌즈 및 관련 구성품을 선도하고 있다. 이차전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를 개발 생산하는 레이저 종합 전문기업 이오테크닉스는 세계적으로도 압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 웨이퍼 절단기, 이차전지 용접기 등의 핵심장비 및 부품의 공급망 이슈에 따라 레이저 및 광학부품 분야에서 내재화 및 자립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 한국전광)
3) 제어기(PLC)
세계적으로 제어기(PLC) 기술은 제조 현장의 DX가 요구되고 있고, 점점 복잡해지는 자동화에 대한 다양한 사항을 수용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 및 로봇 기술에 대한 접목뿐만 아니라, 디지털 트윈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LS일렉트릭, Cimon, 알에스오토메이션 등의 회사가 제어기를 개발함과 동시에 국내 자동화 시스템을 위한 자체 기술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델타 로봇인 LS QuickMaster(퀵마스터) XDR 시리즈를 런칭함으로 PLC와 서보모터, 제어기술 등을 활용한 통합 델타 로봇 솔루션(Package)을 제공하고 있으며, ▲직교 로봇 ▲스카라 로봇 ▲AGV 등 다양한 로봇 제품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3. 신산업 제조장비용 핵심부품별 개발방향
1) 하이테크 롤(High Tech roll)
이차전지 등 신산업과 디스플레이 및 섬유/제지 등 주력산업은 주요 핵심 롤의 핵심 지능형 제어 및 조립·가공 기술 해소를 통한 자립화가 필요하다. 또한 초정밀 온도제어 롤 기술 개발의 경우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섬유인쇄 분야의 대량생산 및 광폭화 대응을 위한 유도가열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롤 폭 방향 온도편차 최소화 기술과 고온 카렌딩 및 핫 엠보싱 기술이 접목된 온도편차 ±0.5℃ 온도제어 롤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이차전지 제조장비 시장 확대를 위한 롤 대면적에 따른 균일 성능 구현, 전극재 고품질화 등의 작업을 거친 기술고도화를 통해, 국내 이차전지 제조장비 대표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더불어, 반도체 수급의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패키징 공정의 대량 생산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나노 마이크로 미세패턴 개발이 이슈화되고 있어 첨단 기술 양산화를 위한 대면적 미세패턴 롤/패키징용 미세패턴 롤 등의 핵심 롤을 원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에 롤 공급/수요 기업 간의 롤 부품 품질 신뢰감 부족을 해소하고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현장 테스트베드 기반의 신뢰성 평가 기술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2) 광학 부품
광학 부품의 경우는 공급망 이슈와 관련해 수요 기업 및 장비 개발업체가 장비 광학부품개발 품목을 선정하되 개발 기술의 확산 및 보급 기능이 있는 연구기관의 주도로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국내 핵심 광학 부품 모듈 제조 인프라 및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각 요소 기술별 다음과 같은 R&D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광원 부품은 정밀 가공용 펄스 레이저와 고출력 매크로 가공용 연속발진 레이저 분야의 제조·실증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
광학 부품모듈의 경우는 광학모듈 설계, 제조가 가능한 전문 업체를 육성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광학 부품모듈 시험생산 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역할의 기관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광학 능동 부품은 광학기반 제조장비에서 대면적 고속가공을 위한 다양한 스캐너 미러 등과 같은 능동 부품의 고도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고경력 전문기술인력 부족으로 인한 개발 노하우의 단절 및 부재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광학 부품개발은 기계, 광학, 전기전자 등 융합한 다학제간 인력양성이 필요한 분야로, 장비, 광학 부품, 모둘, 공정, 소재 등 수요/공급 기업과 학·연 전문가들의 상설, 정기적 협의체 구성 및 의견 수렴을 통한 개발 로드맵 및 정책지원 방향의 수립을 추진해야 한다.
(사진. LS일렉트릭)
3) 제어기(PLC)
자동화 기술 진보를 위해 산·학·연을 연계해 선진 기업에 비해 부족한 기술 분야에 투자해야 하며, 미래 자동화 시스템에서 시장 점유를 위한 국산 기술의 진보가 필요하다. 제조 현장이 스마트화가 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는 현장 데이터 취득과 공정 시스템 제어의 두 가지가 있는데, 이를 실제 ‘제어기’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AI, 예방진단 기능 등을 포함하고 빅데이터 플랫폼 연계 등의 역할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제어기는 고성능·고기능화 뿐 아니라 산업 표준화에 염두를 둬야한다.
이에 더해 디지털 전환 대응을 위한 국내 산업계의 협업 생태계를 마련해야 함은 물론 부품, 장비 및 로봇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기업의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국내 산업이 하나의 큰 제조 상품 벨트가 되도록 해야 하며, 제어기를 기반으로 통합할 수 있는 Open 플랫폼 전략을 통해 전체 시스템의 국산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이오테크닉스)
4. 시사점 및 정책제안
제조장비 핵심부품의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을 통해 제조장비의 고부가가치화와 신산업 시장 및 제조공정상의 디지털 전환 흐름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특히, 신산업 제조장비용 핵심부품인 하이테크 롤, 광학부품, 제어기(PLC) 등은 글로벌 선진기업과의 기술격차가 큰 반면,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전망도 유망한 분야다.
반도체, 전기차, 이차전지 등 신산업은 시장과 기술의 변화가 빠르고, 국내 기반 기술이 아직 취약하므로 기술 확보가 최우선적으로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신산업 분야 글로벌 일류 제조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장비공급기업-부품공급기업-수요기업 등과 협력한다면 기술과 시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산업 제조장비와 핵심부품 시장은 아직 성장 단계에 있으므로, 현재 시점에 멈추지 않고 전략적인 R&D 기획과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