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다"
국내 드릴링 머신의 역사 `희남정밀공업사`의 끝없는 도전
신뢰와 기술을 바탕으로 우수한 제품만을 생산 공급해온 희남정밀공업사. 최첨단 시설을 갖춘 공작기계 전문 생산 업체로서 신기술 개발과 고품질의 제품 생산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이곳이 어느덧 40여년의 시간을 지나며 국내 드릴링 머신역사를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신뢰받는 기업, 노력하는 기업, 꿈을 가진 기업`이라는 기업이념 아래 첨단의 기술 영역을 더욱 넓혀나가는 희남정밀공업사를 찾아가 네 번의 강산이 바뀌는 오랜 동안에도 흔들림 없었던 비결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취재 정요희 기자(press1@engnews.co.kr)
드릴링 전문기업 `희남`… 그 40여년의 역사
국내 드릴링 머신업계에서 희남정밀공업사는 전설과도 같은 존재다. 강산도 네 번이나 변했을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토종기업이기 때문이다.
외산이 주를 이루던 1968년 설립된 지금의 희남정밀공업사(이하 희남)는 시대적 트렌드에 맞는 사명변경이 있었지만, 절대 「희남」이라는 이름만은 지켜왔고, 그 결과 국내 드릴링 머신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정춘웅 대표는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해갈지 모르지만 「희남」은 늘 함께 할 것"이라며 그 이름이야말로 ??대한민국 드릴링 머신의 산 증인??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누구나 그랬듯이 임가공으로 시작한 동사는 70년대 공업화의 시작과 함께 기계 산업의 중요성을 느끼고 드릴링 머신을 개발 제작했고, 그렇게 시작한 ??드릴링 머신??이라는 이 아이템이 지금까지 이어져오며 동사를 대표하는 효자상품으로 성장했다.
세계적 경기불황? "기회는 지금이다"
조금씩 안정화되고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불어 닥친 경제 불황은 국내 산업계 곳곳에 악영향을 미쳤다. 매출은 반 토막 났고, 지금도 문을 닫는 공장들도 부지기수다. 특히, 희남정밀공업사가 위치한 대구지역은 부품 및 OEM 공장들이 많아 그 여파가 더욱 컸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문을 닫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길 정도로 힘든 시기라며 혀를 내두른다.
이처럼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이때, 희남정밀공업사는 신입사원을 보강했다.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 인력을 양성해야 경기가 풀렸을 때 성장할 수 있다"는 정춘웅 대표는 이것이 바로 동사의 경영전략임을 강조했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선 움직임이 바로 지금의 「희남」을 있게 한 것이다.
사실 희남에게도 부도로 인한 아픈 과거가 있었다. 하지만 「희남」이라는 브랜드가 있었기에 이를 중심으로 다시 일어났다.
당시를 회상한 정 대표는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라며 "어려움을 이겨냈기에 지금의 희남이 존재한다"는 말을 덧붙이며, 어려울수록 기회를 만드는 강한 면모를 확인시켰다. 당시 부도를 맞았던 경쟁 기업들 중 회생한 곳은 희남 뿐일 정도니 그들의 내공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희남이 세계적 경기불황을 맞으며 재도약의 기회를 노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업? 그건 좋은 제품이 해주는 거야"
눈을 씻고 둘러봐도 희남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영업사원`이다.
"희남은 대한민국에서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정춘웅 대표는 "좋은 제품이 영업사원"이라는 말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기업은 제품만 잘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그는 소비자가 희남을 찾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있다. 실제로 인터넷 검색에 있어서도 많은 사용자들이 드릴링 머신보다는 `희남 드릴링`을 먼저 찾을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높다.
"A거래처에서 희남 제품을 써본 사람이 B거래처에도 소개해준다. 그렇게 입소문을 타고 나니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는 정 대표는 그 비결을 고객들의 입소문에서 찾았다. 또 하나의 비결은 `무조건 소비자 편`이라는 고객마인드에서 찾을 수 있다.
"제품이 고객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 달이 넘어도 바로 교환해준다. 환불도 해준다. 고객의 마음을 상하게 할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그는 이 같은 마음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20년이 넘은 공장에서도 오래 전 구입한 희남 제품을 지금도 별다른 문제 없이 사용하고 있다.
조선업 활황과 함께 꾸준한 매출… 그러나 다시 몇 년 후를 준비해야
하루가 멀다 하고 경기불황에 대한 뉴스가 나오던 때 찾아간 희남의 모습은 딴 세상 같았다. 여전히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드릴링 머신 사용률이 높은 조선업이 활황이라 그나마 좀 낫다는 동사는 다시 몇 년 후를 준비하고 있다.
정충운 대표는 "희남은 늘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고객에게 좋은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고객의 입맛에 딱 맞는 모델 라인업에 힘쓰고 있었는데, 모델별 30여 개의 드릴링머신이 이를 확인시킨다. 이는 경쟁사의 모델의 3배가 넘는다.
또한 어떤 제품이든 3일 이내 납기를 약속한다. 결국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희남을 선택하는 고객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경쟁사와의 협력은 필요한 부분"이라며 서로 경쟁해야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함께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안전예방장치 탑재한 `탭핑머신` 나왔다!
최근 희남에서는 야심찬 신제품을 발표했다. 안전예방장치가 탑재된 `탭핑머신`이 바로 그것이다.
탭핑머신 작업자의 사고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예방장치를 탑재한 이 제품은 지금까지 `탭핑머신 작업은 늘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이들에게 `콜럼버스의 달걀`이 됐다.
지금까지 누구도 안전하게 바꾸려는 시도를 해보지 못했던 것으로, 단순하지만 기발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동사의 탭핑머신들은 기본적으로 안전예방장치가 탑재된 상태로 판매된다. 가격도 그대로인 채로 말이다. 안전장치 부착에 큰돈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이제 막 특허출원이 된 안전예방장치 탑재한 `탭핑머신`에 대한 업계의 기대는 매우 높은 편이다.
`작은 것 하나도 앞서가자`는 생각을 실현하고 있는 동사는 해외시장 진출에도 파란불이 켜진 상태다. 저가제품이 중국산과 경쟁하고 있는 사이, 일본에서의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밀도에 뛰어난 희남의 제품을 일본에서 먼저 알아봤고, 대한민국 기술력을 뽐낼 기회를 잡은 것이다.
`세계적인 제품` 꿈꾸는 희남의 키워드 = `생산성 & 안전성`
"신제품이라 하는 것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으로, 예전에 5~10대 생산하던 것을 이제 200대는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는 정춘웅 대표는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이제 생산성 향상은 물론 안전까지 더해졌음을 강조했다.
그들의 제품개발에 있어 `생산성`과 `안전성`은 가장 중심이 되는 키워드인 것이다.
그동안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희남에게 40여년의 장인정신은 이제 자존심이 되고 있다.
그만큼 틈새시장, 특수시장에 강하기에 고객들 역시 특별히 원하는 제품이 있을 때 동사를 찾아오고 있고, 이로 인한 매출도 동사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40년 된 기업이면 그에 걸 맞는 제품이 나와줘야 한다"는 정 대표는 "남들보다 4~5배 더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오늘도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무장한 채 세계시장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