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링의 꽃은 `방산`… 방위산업에 주력
전선의 꼬임을 방지해주는 `슬립링`. 그동안 주로 수입에 의존해왔던 슬립링의 국산화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기업이 있다. `슬립링 코리아`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사업을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시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 국산화 의지를 다지는 슬립링 코리아의 정재영 대표를 만나 슬립링 시장의 신생기업으로서 앞으로의 사업방향과 어떻게 국산화를 이뤄갈 것인지에 대해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취재 곽은영 기자(press4@engnews.co.kr) |
슬립링 코리아, 슬립링의 국산화를 위하여!
회전하는 물체 안의 전선 꼬임을 방지하는 `슬립링`. 슬립링 코리아는 그동안 수입에 주로 의존해 오던 슬립링을 국산화하겠다는 의지로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슬립링 코리아를 설립하기 전 독일 Schlefring사의 국내 에이전트사에서 수입품을 판매?취급했던 정재영 대표는 `왜 굳이 수입을 해야만 하는가. 국내에서 슬립링을 못 만들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는 의문을 갖고 자체 개발을 취지로 사업계획서를 올렸지만 `그랜저를 팔 수 있는데 왜 티코를 만들어 팔려고 하느냐??라는 회답에 직접 `슬립링 코리아`라는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저희가 개발?판매하는 슬립링은 일반 전원용 슬립링이 아닌 `USB 슬립링`입니다. 아시다시피 USB 단자는 속도가 빠르고 민감한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을 요합니다. 저희 제품은 속도를 높이고 노이즈를 차단시켜주는 슬립링으로 시그널과 데이터 전송이 가능합니다.??라며 제품의 특징을 설명했다. 특히, 이 USB 슬립링은 현재 독일 S사에서 수입되고 있는 제품으로, 정 대표가 직접 개발하여 국산화 초읽기에 들어간 제품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전원, 데이터, 시그널 통신을 전송하는 `USB 슬립링`
슬립링 코리아는 초소형 슬립링, 중공형 슬립링, 일반형 슬립링, 멀티 유니온 등 다양한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슬립링은 모양이나 형태, 유저의 요청에 따른 시그널 종류의 선택에 따라서 구분한다고 전하는 정 대표는 `예를 들어 전송 매개체가 영상일 때는 금을, 일반 USB 통신의 경우는 은을, 브러시는 합금을 사용합니다`라며 전송하는 매개체에 따라서 달라지는 소재를 설명했다.
특히 동사의 USB 슬립링은 노이즈와 손실 없이 빠른 전송과 다운로드를 자랑하며 일반 슬립링과는 확실한 차별성을 보인다.
`전문적으로 이야기하면 일반 슬립링은 전원 공급만 가능하고, 슬립링 코리아의 제품은 전원은 물론 데이터와 일반 시그널 통신 등 모든 전송이 가능한 것입니다.`라며 `슬립링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과 인터넷을 비교해보면, 일반 슬립링은 일반 케이블에, 슬립링 코리아의 슬립링은 광케이블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라고 그 차이를 빗대어 설명했다.
중공형 슬립링으로 시장공략!
정 대표는 그 전에도 슬립링을 취급하는 회사에서 제품 개발을 담당하였다. 당시에는 CCTV에 들어가는 초소형 슬립링을 개발했지만, 현재는 중공형 슬립링에 집중하고 있다.
`초소형 슬립링은 사업을 조금 더 영위하여 자금을 확보하고 난 뒤 들어갈 예정입니다. 왜냐하면 이 분야는 이미 경쟁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단 들어가더라도 후발주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라면서 `슬립링이라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변형이 필요한데, 자체개발 기술이 없는 기업은 결국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자체개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으로서의 느긋한 자신감을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초소형 슬립링 시장 확보에도 돌입할 것임을 전했다.
지난 1년, 그리고 앞으로의 3년
슬립링 코리아는 슬립링 분야에서는 `신생기업`이다. 2007년 말 사업을 시작하여 이제 1년이 갓 넘었지만 매출 면에서 그 성과가 적지 않다.
지난 1년은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기 전 다지는 준비기간 이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전시참가도 계획하고 있고, 현재는 특허출원도 해놓은 상태입니다. 동사는 앞으로의 3년도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3년차부터는 벤처기업, 이노비즈기업으로 선정되어 기술혁신 개발과제 등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며 계속해서 기반을 닦아나갈 것임을 다짐했다.
두 달 전 부산영업소를 신설한 동사는 남은 하반기에도 저돌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었다. `작년 매출과 정부자금을 바탕으로 최대한 재투자를 할 것입니다. 개발에 주력하는 것과 함께 홍보 쪽으로도 더욱 신경을 쓸 예정입니다.`라고 전하는 그에게서는 새롭게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설렘과 열정이 엿보였다.
슬립링의 꽃은 `방위산업`
슬립링의 꽃은 `방위산업`입니다. 국내 방위산업은 규모가 엄청나게 크고, 특히 회전식이 다반사인 무기 쪽에서는 슬립링이 필수이기 때문이죠. 슬립링은 레이더 시스템과 무기에 사용되는데, 무기는 1회성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합니다.라며 방위산업이 슬립링의 꽃인 이유와 슬립링 코리아가 `방위산업`에 주력할 것임을 전했다.
하지만 방위산업 쪽으로도 슬립링은 외산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국산에 대한 신뢰 쌓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아직은 국내 기업들이 국산 슬립링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산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것이죠.`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낸 정 대표는 `현재 내로라는 대기업을 세운 누군가가 그 옛날 선박을 만들 때 누가 인정을 해줬습니까. `우리나라에서 선박을 만든다니!`라며 비웃지 않았습니까.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는 국산을 꺼려하지만 한번 사용해 보신 분들은 그 질과 가격적인 메리트로 국산을 선호하십니다.`라며 슬립링의 국산화를 꼭 이루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가격경쟁력과 사후서비스에서 a
실제로 외산은 신뢰성의 측면에서는 국산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가격경쟁력과 사후관리에서는 불편한 점이 많다.
현재 저희 제품을 선택한 고객사들도 바로 직전까지는 유럽산 슬립링을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높은 가격과 A/S에서 불만을 느끼고 국산으로 대체하게 된 것입니다.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슬립링의 특성상 외부에서 유입되는 노이즈로 문제가 생길 수가 있는데, 그러한 노이즈를 잡기 위해서는 슬립링이 사용되는 환경을 정확하게 알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 문제를 직접, 그리고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는 것이 동사의 가장 큰 강점이다. 저는 테스터기와 전선만 갖고 직접 고객들을 찾아가 노이즈를 없애드립니다. 들어간 노이즈만큼만 빼주면 되는데, 수입 제품은 그런 부분까지 해결해주지 않습니다.라며 현장에 따라서 제품 선정에 차별을 둬 가격은 최소화하고 제품의 질은 높이는 것??이 동사가 추구하는 바라고 함께 전했다.
슬립링의 국산화에는 정부와 기업 협력이 절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국내 방위산업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하는 것은 국산 개발입니다. 그리고 방위산업은 국방, 즉 정부산업 아니겠습니까.라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분명 국산화를 해야 하는 100대 과제 중의 하나로 슬립링이 선정되었죠. 하지만 개발을 한다하더라도 제품을 사용하는 업체에서 국산을 신뢰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개발된 제품을 실물 테스트를 거쳐서 사용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면 개발하는 업체들도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아쉬운 점을 토로하며 개발과 수요의 정비례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시급함을 전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
저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고 싶었습니다
정 대표는 이미 활성화되고 있는 아이템에 뒤늦게 달려들어 경쟁을 과열시키는 대신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저희가 아직 방위산업체 등록이 되지 않았는데, 국내 D업체와의 첫 거래로 방위산업체 등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입니다.라며 현재 테스트 중인 동사의 제품이 있음을 전하며, 2010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슬립링 코리아의 최대 목표는 국내 방위산업의 모든 곳에 슬립링 코리아가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겠죠. 그렇기 때문에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거 아닐까요.라며 웃어 보이는 정재영 대표는 지금도 슬립링의 꽃을 피울 날을 위해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