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스 이용한 봄맞이 대청소 & 흰머리 감추는 염색제 주의하세요! 락스 청소할 땐 문 활짝 열어 두세요 김재호 기자 2009-03-20 00:00:00

지난해 9월 대전의 한 수영장에서 수영강습을 받던 초등학생 30여명이 집단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켰다. 일부는 피까지 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대한산업보건학회지에 따르면 식당 주방을 청소하던 어른 5명이 청소 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던 사건도 있었다. 이들은 모두 청소 도중 바닥에 뿌린 세정제(주성분 차아염소산나트륨) 속에 든 염소가스가 증발하면서 생긴 가스중독 사고였다.

 

■ 염소가스 노출 시 후각 잃을 수도… 포도막염·천식 증상도 악화시켜
 염소가스는 시중에 판매되는 ‘락스(5~6%의 차아염소산나트륨)’를 그대로 욕실 바닥 등에 뿌리면 발생한다. 또 산(酸)이 주성분인 다른 세정제인 ‘옥시싹싹-욕실용’이나 ‘찌든 때 & 비누때’ 등과 락스를 함께 사용해도 두 제품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염소가스가 나온다. 락스를 식초나 염산 등과 함께 사용해도 염소가스가 발생한다.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 서병성 교수는 “샤워부스 등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시판 중인 세정제를 사용하면 염소가스 중독 가능성이 있다. 특히 평소 작업장에서 염소가 든 제품을 오래 사용한 사람은 이런 증상이 더 쉽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염소가스에 오래 노출되면 후각을 상실할 수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2005년 대한산업의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10년간 모 기업에서 하루 8시간씩 차량 부품 도장과 세척 작업을 하면서 염소가스에 노출됐던 50대 남성과 여성 2명이 후각을 잃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동영 교수는 “고농도 염소 가스에 짧게 노출돼도 후각을 상실할 수 있으며, 저농도라도 오래 흡입하면 후각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산업의학회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염소가스 농도가 3~15ppm에서 눈과 점막이 심한 자극을 받으며, 15~150ppm에 5~10분가량 노출되면 만성 호흡기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염소가스는 호흡기 외에도 피부나 눈 등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감기나 폐렴 등으로 호흡기 점막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 염소가스를 마시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꽃가루나 먼지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욕실 청소 때 염소가스에 노출되면 눈이 붓고 심하게 눈물이 나는 등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염소가스는 눈에 생기는 포도막염도 악화시킨다.

 

■ 세정제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세정제를 이용해 욕실 청소를 할 때는 환기가 잘 되도록 문을 열고 환기 팬(Fan)도 꼭 튼다. 또 세정제를 욕실 바닥에 그냥 뿌리지 말고, 물에 타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염소가스에 의한 피해는 가스에 노출되는 짧은 순간에 발생하므로 청소 중에 눈이나 피부, 호흡기가 따갑다고 느끼면 청소를 중단하고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만일 욕실 청소 후 호흡이 곤란하거나, 심하게 어지러운 경우 병원에 가서 염소가스 중독 여부를 체크해봐야 한다.

흰머리 감추려다 머리 속 버릴라… 염색제 사용 조심!

중장년층 사이에 ‘나이 먹어 보이는’ 흰머리를 가려 젊고 깔끔한 이미지를 보이기 위해 염색약 사용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환경 오염과 스트레스 등으로 20∼30대에서도 새치가 생겨 젊은 층에서도 염색제를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염색제 성분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사용하다 피해를 보는 사람이 적지 않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 ppd의 유해성 경고 잇따라
 요즘 사용되는 염색제 성분은 1863년 독일 호프만에 의해 개발된 ppd(para phenylene diamine·파라페닐렌디아민)란 화학 물질로 주로 검은색을 내기 위해서 사용되는 산화력이 강한 물질이다. 그러나 2006년 영국 세인트 존스 피부연구소가 ppd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이 안면 부위 피부염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안면부 부종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ppd 위해성에 관한 국내외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프랑스나 스웨덴에서는 ppd 성분 모발 염색제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국내 염색제의 경우 ppd농도가 3.0을 넘어선 안 된다는 규정이 있을 뿐 별다른 제재는 없다.

 

■ ppd 함유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ppd로 생기는 각종 부작용이 있지만 검은색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모발 염색용으로 ppd를 대체할 만한 성분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ppd를 대체할 tds(톨루엔 디아밀술파이트)를 사용한 염색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예전엔 분자 구조가 커서 착색이 잘 안 되는 단점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tds를 머리카락 안으로 염료 분자를 끌고 들어가도록 크림형태의 겔형으로 바뀌었다. 또한, 강한 알칼리 성분인 암모니아 대신 약알칼리성인 l-아르기닌으로 대체해 염색약 특유의 독성을 없앴다. 이와 함께 분자 구조를 변경해 ppd의 독성을 줄이거나 모발의 멜라닌 성분과 비슷한 분자 구조를 지닌 오징어 먹물 성분이 등장하는 등 친환경 무독성 염색제가 앞 다퉈 출시되고 있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ppd 성분이 없는 염색약을 사용하거나 ‘옻 알레르기 환자가 옻닭을 먹을 때처럼’ 경구용 코티코스트레로이드의 처방을 받은 후 염색하는 방법이 있다. ‘코팅’이나 ‘매니큐어’ 같은 반영구 염색약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영구 염색 약은 쉽게 바래는 것이 단점이다.

 

■ ‘패치 테스트’를 통해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한다
 염색을 할 때는 두피에 접촉하지 않고 뿌리 끝에서 약 2∼3㎜ 정도 떨어진 부위부터 바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와 함께 염색약 제조회사의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는 것도 필수 사항이다. 현재 국내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새치 염색제가 나와 있다. 이는 수많은 제조 회사마다 방치 시간, 권장 사용법 등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설명서를 제대로 읽고 사용하는 것이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