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자동화연구소)국내 최초 스테인리스 파이프 ‘로봇 자동용접’ 성공! 대우조선해양 자동화연구소)국내 최초 스테인리스 파이프 ‘로봇 자동용접’ 성공! 최혜진 기자 2008-04-07 00:00:00

Special Interview

용접전문가의 기술력을 로봇 속으로, 그 로봇은 다시 용접전문가의 손으로 운용

지난 3월 초, 국내 업계 최초로 대우조선해양이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 건조에 필요한 스테인리스 파이프 로봇자동용접 시대를 열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자동용접 로봇은 현재 LNG 운반선 펌프 마스트 제작을 위한 직경 400~600mm의 스테인리스 대형 파이프 연결 작업에 적용 중으로, 기존 방법과 비교해 2배 이상의 생산성을 가져올 것으로 보여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자동화연구소의 개발주역들을 만나 新개발품 소개와 함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취재 정요희 기자(press1@engnews.co.kr)




▶▷ 얼마 전 국내 업계 최초 고난이도 스테인리스 파이프 로봇 자동용접에 성공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스테인리스 파이프 자동용접 로봇개발 과정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스테인리스 파이프 용접은 LNG 운반선 펌프 마스트 제작을 위한 직경 400~600mm의 스테인리스 대형 파이프 연결 작업에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조선소에서는 이와 관련된 거의 모든 과정을 사람의 손으로 용접해왔는데, 이 작업은 특히 고기능 인력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자동화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았습니다.

LNG 선박이 주를 이루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전년대비 130%의 수주량을 기록하고 있어 인력충당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자동화연구소로 개발요청을 해왔습니다.

그때가 2006년말이니까 약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3명의 연구원이 올인(All-in)한 결과물로 이미 로봇과 용접기술에서 쌓아놓은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합니다.




▶▷ 1년 6개월이라는 기간은 원래 예상했던 시간이었는지요.

생각했던 기간보다는 조금 더 걸렸습니다.

어렵지만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매번 여러 가지 장벽들이 나타났고 하나씩 해결하다보니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행히 김수호 연구소장님이 직접 나서서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큰 힘이 되었고,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결과는 대우조선해양 자동화연구소의 또 다른 노하우로 축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개발된 시스템은 현재 어떤 곳에 적용되고 있습니까.

앞서도 간단히 언급했듯이 현재 LNG 운반선 펌프 마스트 생산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펌프 마스트는 영하 163℃를 유지해야 하는 액화천연가스 화물창에 탑재되는 것으로 액화천연가스를 화물창으로 싣고 내보내는 역할을 하며 화물창의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센서를 장착한 핵심 기자재입니다.

이는 -163℃의 극저온 상태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이 높아야 하며 무게 38톤, 길이 32m의 대형 스테인리스 파이프 3개를 오차범위 6mm이내의 삼각기둥 형태로 제작, 설치해야 하는 고도의 선박 제작 기술이 요구되는 기자재로, 이번 로봇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통해 높은 생산성의 고품질 제품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이미 조선소 현장에는 용접로봇 자동화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스테인리스 용접만큼은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특별히 이 부분의 로봇자동화가 더 어려웠던 이유는 무엇인지요.

‘스테인리스 용접 자동화에 대한 어려움’이라기보다 ‘스테인리스 파이프 용접 자동화의 어려움’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용접 대상물이 일정한 규격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에 대해서는 많은 자동화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파이프의 경우, 일률적인 용접 방법으로는 구현할 수 없습니다.

파이프 단면의 진원도(얼만큼 이상적인 원에 가까운가), 두 파이프 간의 정렬 정밀도 및 단차, 두께변화, 경사각 등에 대해 변화 범위가 상당히 커서 이 들에 따른 용접속도, 전류, 전압, 토치각 등을 그 상황에 맞게 실시간으로 변경해 주어야 합니다.

여기에 스테인리스 용접 효율을 높이기 위해 TIG용접 대신 MIG용접을 적용하게 되었는데, 이 MIG용접은 외형적, 내형적 민감도가 상당히 높아 자동화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었습니다.





▶▷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적용이라 함은 해외에서는 이미 진행 중이라는 것입니까. 만약 있다면 그들의 기술과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스테인리스 파이프 용접로봇과 관련한 세계의 개발현황은 아직 조사하지 못했습니다. 아마 이와 관련된 소식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세계최초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지만, 확실치 않기 때문에 ‘국내최초’라고만 소개하였습니다.

또한 이 같은 기술은 조선이나 군사 등 특수한 산업에 사용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사용처를 파악하는 것도, 기술차이를 언급하는 것도 어려울 듯합니다.




▶▷ 스테인리스 파이프 자동용접 로봇개발 시연회를 진행했는데, 어떤 내용으로 진행됐습니까.

올해 2월 19일, 거제도에 위치한 현장에서 당사 생산본부장님 이하 생산부서 담당자들이 함께 모여 시연회를 가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연회는 소규모로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자동화연구소와 장비 사용부서가 공동으로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자동화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현장에 적용해 지금까지 특별한 문제없이 잘 사용하고 있고, 3개월이 지난 2월 즈음에 대외적으로 알려도 괜찮다고 생각하여 시연회를 가졌습니다.






▶▷ 시연회를 지켜본 이들의 반응은 어땠는지요.

처음에는 생산부서에서도 반신반의하였습니다.

어느 정도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었던 지난해 말에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괜찮게 보기 시작했는데, 이미 내부적으로도 소문이 나서 시연회 현장에는 다른 부서 관계자들도 많이 와서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번 스테인리스 파이프 용접로봇에서는 현장담당자들의 오히려 ‘사람보다 낫다’,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겠다’라는 평가와 용접품질에 대한 높은 신뢰감으로 선주들도 ‘OK’ 사인을 보내주었습니다.






▶▷ 이 기술이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 건조에 필요하다고 하는데, 국내 최초 기술인만큼 다른 곳으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어떻습니까.

조선 안에는 파이프 용접이 많습니다.

스틸은 기본이고, LNG 선박처럼 스테인리스나 SUS 파이프 같은 곳에도 가능할 것이라 봅니다. 또, 해양 플랜트 구조물에도 비슷한 것이 많고, 원자력 발전소나 LNG 탱크 배관라인, 건설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개발한 이 시스템을 판매할지에 대한 문제는 별개의 것으로, 아직은 대우조선해양의 자동화를 완성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 이번 자동용접 로봇의 적용 성공으로 고기량의 스테인리스 전문 용접사 부족 문제도 상당부분 해결할 것이라 하지만, 로봇이 현장에 적용될 때마다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할 듯합니다. 충분히 대응되고 있는지요.

로봇자동화 시스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로봇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오퍼레이터를 개발과정에 연관시켜 교육해야 합니다.

이번 스테인리스 파이프 용접로봇 개발에도 사용부서의 협력을 받아 전문 TIG용접사와 생산관리자가 개발 초기부터 연구소와 기술교류를 하며 장비사용 교육전수를 해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자동화연구소는 현장의 기술을 로봇으로 구현하였고, 현장은 로봇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는 전문 인력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로봇이 인력을 대체한다고 하면 부정적인 시각을 갖기 마련인데, 이 같은 경우는 기존 용접전문가들을 로봇운용 전문 오퍼레이터로도 활용할 수 있어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 기존 용접전문가들도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을 정도의 프로그램입니까.

우리가 어렵다고 한 것은 로봇자동화로의 구현에 관한 것이었고, 로봇 조작방법에 있어서는 사용자 누구라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술에만 치중한 나머지 오퍼레이터가 사용하기 불편하면 현장에서 사용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최대한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하였습니다.

따라서 개발품의 조작 역시 현장에 설치해 교육함으로써 간단히 익힐 수 있었고, 우리가 교육한 오퍼레이터 외에도 그들 자체 교육을 통해 여러 명이 조작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보통 용접을 잘 하는 사람이 로봇도 잘 쓰는데, 로봇의 경우 그 결과물은 모두의 조작에도 똑같기 때문에 고품질 완성품을 자랑할 수 있습니다. 





▶▷ 고난이도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지능형 용접장비, 실시간 용접선 추적 비전 센서, 로봇 제어 기술 등 대우조선해양의 축적된 로봇기술이 낳은 결과라 설명했습니다. 이외에 또 어떤 로봇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요.

올해 로봇개발 계획은 지난해 말 결정되었습니다.

30여종 정도가 계획되어 있는데, 50여명의 전문 연구원들이 최소 1~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로봇전문 인력들이 보강되고 있는데, 이들을 바탕으로 로봇제어 부분에 힘을 얻고 있어 또 다른 분야로의 개발도 힘을 받는 중입니다.

기존에 용접로봇 ‘단디’를 개발했던 기술력을 그라인딩과 블라스팅 등에서도 발휘할 계획입니다.



대우조선해양∥www.dsme.co.kr
TEL : 031)8041-1903
FAX : 031)8041-1909




 

개발주역들.
왼쪽부터 김정민 대리, 김동호 대리, 조영식 대리, 홍진철 차장, 강계형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