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그레이트퍼즐 신규용 대표이사(사진. 여기에)
고조되는 자원순환 분위기, 구체적 방안은?
환경부가 올해 1월 4일(월)부터 시작한 ‘고고 릴레이 챌린지(이하 고고챌린지)’가 지방자치단체를 넘어 기업과 기관·단체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플라스틱 다이어트, 함께해요’라는 슬로건 아래 생활 속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로 시작한 이 챌린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 각계의 플라스틱 자원 재활용 의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자원순환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소셜벤처 스타트업 (주)그레이트퍼즐(이하 그레이트퍼즐)은 ‘어떤 방식’으로 자원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생활폐기물 문제를 즐겁고 편리한 문화로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운 이 회사는 생활폐기물과 재활용 산업 전반에서 비효율성을 유발하는 분리배출 단계의 문제점을 제품과 서비스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레이트퍼즐 신규용 대표이사는 “약 2년간 KAIST 사회적기업가 MBA(SEMBA) 과정을 거치면서 2016년 뉴스로 접했던 ‘쓰레기대란’ 사태에 착안해 길거리 설치용 쓰레기통 개발을 시작했다. 지속적인 실험과 개발, 변경, 보완을 거듭하는 한편, 관련 정책과 자원순환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고 검증하면서 해결방법을 찾았다.”라며 “이후 2020년 8월 1, 2차 시제품 필드테스트를 통해 진행한 통계 실험 및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우리가 찾아낸 방법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데이터로 검증한 국내 자원순환 구조의 문제점
그레이트퍼즐은 국내 자원순환 생태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분석하고, 철저한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신규용 대표이사는 현재 발생하는 쓰레기 대란의 원인에 대해 1995년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실시와 함께 길거리의 쓰레기통을 철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레이트퍼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29개 지자체 중 약 77%의 지자체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체감 상 쓰레기통 설치 숫자가 제로(0)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960여 개로 가장 많은 쓰레기통이 설치된 강남구 시민들조차 추가로 설치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규용 대표이사는 “쓰레기통이 없는 400m 번화가에서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는 사람의 숫자가 일간 최소 500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 같은 길거리 무단투기로 인해 낭비되는 국내 사회적 비용이 매년 3,400억 원 이상에 달한다”라며 “당사는 무단투기가 빈번한 장소에 쓰레기통을 설치해 데이터를 수집한 뒤 여러 통계변수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 무단투기가 감소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인식 기반에 의한 분리배출 정확도가 91% 이상에 달했는데, 이는 국민들의 시민의식은 이미 충분한 수준까지 높아져 있으나, 자원순환 시스템과 인프라가 미흡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라고 역설했다.
자료. 그레이트퍼즐
그레이트퍼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oT(AI of Things, 문제 해결이나 목표 달성을 위해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사물에 탑재해 활용하는 데 필요한 사물지능 융합기술) 기술을 활용한 분리배출 쓰레기통 ‘에코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규용 대표이사는 “재활용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처음부터 재활용을 고려한 분리배출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쓰레기통과 같은 시스템/인프라와 관련 교육 및 캠페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에코빈은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기초적인 인프라”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에코빈 하드웨어 설치만으로도 인식 기반에 의한 분리배출 정확도가 약 91.8%에 달할 정도로 우리 국민들의 시민의식은 굉장히 높다. 다만 시민들이 알고 있는 선별 기준과 선별장의 선별 기준이 약 10~15%가량 다르기 때문에 선별 작업에 엄청난 인력과 시간,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 우리는 에코빈 설치와 더불어 자원순환에 대한 교육 및 캠페인을 동반함으로써 이 문제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레이트퍼즐은 에코빈에 IoT 기술을 적용해 길거리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중앙시스템에서 관제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분리배출 쓰레기통 에코빈(사진. 그레이트퍼즐)
자원순환 생태계 체험 공간 조성
최근 그레이트퍼즐은 올해 7월부터 열리는 ‘에코스팟’ 운영 준비에 여념이 없다. 에코스팟은 제주보타리농업학교에서 진행하는 소규모 자원순환 생태계 체험(교육) 공간으로, 그레이트퍼즐과 크러텍, 풀벗이 협력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친환경 가드닝/농사와 더불어 분리배출 자원순환 생태계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며, 특히 참여자들이 직접 투명 PET병 분쇄 작업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이를 통한 보상을 사용자나 관리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긍정적인 PET 순환 생태계 조성에 일조한다는 계획이다. 투명 PET병 분쇄로 얻은 보상 포인트는 그레이트퍼즐이 소싱한 ‘찐환경 이커머스 보상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찐환경 이커머스 보상 플랫폼은 현재 그레이트퍼즐이 개발 중인 앱으로, 올 11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회사는 해당 앱을 활용해 환경 친화적 행위에 대한 인증과 보상, 그리고 소비 및 기부 네트워크를 마련함으로써 친환경 활동을 독려한다.
그레이트퍼즐 신규용 대표이사(좌측)와 크러텍 남궁봉준 대표(우측)가 에코스팟 투명 PET병 분쇄 체험에 사용될 자판기형 폐PET병 저속분쇄기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사진. 여기에).
신규용 대표이사는 “궁극적으로 거리에 에코빈을 설치하고, 배출/인증에 대한 보상을 에코빈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며, 사용자들은 이 보상을 찐환경 온/오프라인 편집숍에서 소비하거나 기부하는 문화를 만들 것”이라며 “또한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에서 하반기에 진행하는 정책실험실과 관련해 에코빈/에코스팟으로 제시한 해결방법에 대한 검증을 시민과 공공 그리고 그레이트퍼즐이 함께 검증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그레이트퍼즐은 에코스팟의 주요 가설들을 검증하고, 중장기적인 기술 개발 수요를 검증하는 한편, JDC Route330 ICT 1기 입주기업 3개 기업과 공동으로 친환경 코딩 교육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환경 교육 및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친근감 있는 환경 캐릭터들과 간단한 게임과 스토리보드를 이용해 분리배출 습관을 형성하고, 나아가 환경 문화를 만들기 위해 추진한다. 이와 더불어 KAIST와 AI 솔루션 및 IoT 기술 개발 관련 산학협력 협약을 마무리지은 그레이트퍼즐은 7월부터 본격적인 솔루션/플랫폼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그레이트퍼즐 신규용 대표이사는 “우리나라 생활폐기물 문제와 재활용 산업 전반적인 비효율성은 먼저 배출단계에 있다.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한 다음에는 해외 설비에 의존하는 선별-재활용 산업에 연관된 기술개발과 구조를 국산화하고, 효율성과 성능을 향상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즐겁고 편리한 환경보호 문화 만들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에코빈이나 에코스팟과 같은 제품 및 서비스의 확산이 필요하고,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와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당사는 플랫폼 앱 사용/인증을 통한 보상시스템과 캠페인을 전개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즐기면서 자원순환 청사진을 완성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