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Focus ①] 공장을 벗어나 매장으로 향하는 산업용 로봇들 생활로봇이 최근 이슈가 되는 이유 정대상 기자 2020-07-08 10:18:18

최근 산업용 로봇이 공장이 아니라 매장에 설치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데모 시연과 같은 단발적인 사례가 아니라 실제 현업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특히 식품업계의 최근 주요 관심사와 로봇업계의 기술이 맞물린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최근 홍대 카페거리에 오픈한 로봇 전문 카페 & 바 '느티로'(사진. 로봇기술)
 

업 현장에서 시작된 다관절로봇들이 최근 공장을 벗어나 사람들의 곁으로 다가서고 있다. 공장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다관절로봇이 최근 프랜차이즈 산업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푸드 테크놀로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등장한 푸드테크(Food-tech)에 관심이 높은 일부 프랜차이저 관계자들은 활발하게 로봇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 업계의 수요가 가시화되면서 로봇기업들 또한 전시회 데모 스테이션 수준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상품으로서 관련 로봇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봇을 분류하는 두 개의 큰 개념은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이다. 과거에는 수직·수평다관절로봇, 스카라로봇, 델타로봇, 직교좌표로봇 등은 산업용 로봇으로, 청소로봇, 키오스크로봇, 휴머노이드 등은 서비스용 로봇으로 그 형태에 따라 이 두 개의 큰 개념이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됐다. 


그러나 최근 요식업계에서 불고 있는 로봇을 이용한 이색매장은 이 두 개념의 경계를 허문 애플리케이션으로 볼 수 있다. 높은 자유도를 지닌 로봇 암은 손님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부터, 고온의 기름과 씨름하는 주방 조리사의 노고를 덜어주는 일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한다. 


요리에 로봇을 적용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이전부터 로봇 엔지니어나 로봇 공학자들이 추진해왔던 분야이다. 가령 양팔로봇 연구자들이 이 로봇의 유용성을 보여주기 위해 음식을 조리하는 데모를 시연하거나, 산업박람회에 참가한 기업이 참관객들을 위해 로봇으로 커피를 건넴으로써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한 일이다. 그렇다면 오래 전부터 요리를 하거나, 커피를 따르는 로봇 데모가 등장했음에도 최근에서야 시장이 개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2019 로보월드에서 뉴로메카가 선보인 통합 로봇 매장 시스템(사진. 로봇기술)

 

푸드테크의 부상
최근 로봇카페나 로봇레스토랑 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본격화되는 이유는 우선 업계의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로봇 개발자가 수요를 예상해 기존에 없던 시장에 대한 로봇을 만드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반면 실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요식업계에서 로봇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중요한 분기점 중 하나는 푸드테크의 부상이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가 공장 자동화 분야에서 스마트팩토리라는 형태로 부상한 것처럼, 식품산업에서는 푸드테크라는 형태로 화두가 되기 시작했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을 융합한 용어로, 식품가공산업, 외식산업, 식품유통산업 등을 포함하는 식품산업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같은 ICT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술이다. 


푸드테크의 대두는 식품업계, 외식업계 관계자들이 로봇에 주목하게 된 하나의 계기가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산업박람회를 위해 마련된 간단한 요리 또는 바리스타 로봇 데모에도 구체적으로 질문하기 시작했다. 요컨대, 로봇기업들이 식품업계의 구체적인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다리가 놓인 셈이다. 

 

느티로의 칵테일 로봇(사진. 로봇기술)

 

협동로봇의 등장
산업용이든, 서비스용이든 로봇은 공통적으로 수요자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유니버설한 하드웨어 플랫폼에 커스터마이즈된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제공된다. 이는 사용자는 자신이 사용하고자 하는 용도에 적합한 하드웨어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여러 안전 문제로 인해 공장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한 산업용 로봇이 있다. 바로 협동로봇이다. 사람과 한 공간에서 작업이 가능한 협동로봇은 공장이 아닌 매장에 산업용 로봇을 들일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연결됐다. 실제로 이 분야에서는 협동로봇을 이용한 애플리케이션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솔텍로보틱스시스템의 바리스타 로봇(사진. 로봇기술)

 

셀 단위 산업용 로봇
협동로봇이 로봇을 일상으로 가져오는데 큰 공헌을 했지만, 그렇다고 종래의 산업용 로봇이 이 시장에 도입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반적인 산업용 다관절로봇으로 이 시장에 진출한 제품 중 대표적인 로봇 시스템은 2018년 1월 30일 쇼케이스를 열고 공식적으로 카페4.0을 선도하겠다고 천명한 달콤커피의 비트(b;eat)이다. 덴소의 VS-068 모델을 적용한 비트는 그간의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현재  비트ZE 버전으로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적용된 로봇 플랫폼은 덴소 VS-068로 동일하지만 핸드가 포크형식에서 전동식 핸드로 변경됐고, 인공지능이 탑재돼 손님과 소통도 할 수 있다. LCD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로봇의 감정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손님과 교감을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한편 지난 5월 22일 오픈한 로봇 카페&바인 느티로에도 산업용 로봇이 설치되어 있다. 이 로봇은 사람과 격리된 투명한 셀 안에서 칵테일을 조제하는데, 가장 정확한 레시피로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달콤커피 비트ZE(사진. 달콤커피)

 

로봇-이종산업 간 긍정적 융합 사례
로봇과 요식업의 융합은 이제 시작이다. 아직까지 시장이 크지 않지만, 로봇업계의 입장에서 시장을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되는지를 가장 교과서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과거 우리나라 R&D 중심의 정부정책 아래서 로봇산업이 육성될 때, 일부 로봇 관계자들은 “고난이도 기술 개발 기조를 벗어나 수요자의 목소리를 듣고 거기에 맞는 로봇을 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봇융합포럼이 출범한 이유 또한 이 때문이다. 
현재 이 분야는 ‘시장’이라고 할 정도의 규모를 확보하지 못했다.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시점으로, 현재 일부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요기업의 니즈와 로봇기업의 니즈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자동등록방지 중복방지 문자를 이미지와 동일하게 입력해주세요 이미지에 문자가 보이지 않을경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문자가 나타납니다